경기 고양 창릉 첫마을 시범단지는 원흥지구에 인접 배치하고, 학교와 공원을 중심으로 공원과 창릉천을 품은 친환경 주거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사진 국토교통부
경기 고양 창릉 첫마을 시범단지는 원흥지구에 인접 배치하고, 학교와 공원을 중심으로 공원과 창릉천을 품은 친환경 주거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사진 국토교통부

정부가 2021년과 2022년 사전 청약을 추진하는 서울과 수도권 6만 가구의 대상지를 공개했다. 경기 남양주 왕숙과 고양 창릉, 인천 계양, 부천 대장, 하남 교산, 과천 등 3기 신도시를 포함해 경기 시흥 거모, 남양주 양정역세권 등이 포함됐다. 최근 집값이 더 치솟기 전에 집을 사야 한다는 30대의 ‘패닉 바잉(panic buying·공포 매수)’이 이어지자 정부가 조기 공급 카드를 꺼내든 것인데, 주택 수요자의 불안감이 어느 정도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약 대기 수요가 늘면서 임대차 시장은 지금보다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국토부)는 2021년 7월 이후 실시할 공공분양주택 6만 가구 사전 청약 실시 계획을 9월 8일 발표했다. 2021년 하반기에 3만 가구, 2022년에 3만 가구를 사전 청약으로 공급할 계획이며, 사전 청약을 위해선 무주택 가구 구성원, 입주자 저축 가입, 해당 지역 거주 등의 요건 등을 갖춰야 한다. 특별공급은 신혼부부, 생애 최초, 노부모 부양 등 본청약과 같은 요건이 적용된다. 사전 청약 당시 해당 지역에 거주 중이어야 하고, 본청약 시점까지 거주 기간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애초 정부는 9000가구를 사전 청약으로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8·4 부동산 대책을 통해 6만 가구로 대폭 확대했다. 입지 조건이 양호한 지역에 서둘러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시그널(신호) 없이는 30대의 패닉 바잉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한국감정원 월별 매입자 연령대별 통계를 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1만6002건) 중 30대 이하가 36.9%(5907건)로, 지난해 1월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컸다. 8월 경기 아파트 매매 건수(3만1735건) 가운데 30대 이하의 매입 비중은 30.1%(9543건)로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30%를 웃돌았다.

사전 청약의 관건은 정부가 계획한 물량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느냐다. 사전 청약을 한다고 해도 계획대로 주택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책에 대한 실망이 커지며 청약 대기자들이 다시 주택 매수 수요로 돌아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주택 시장 불안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국토부 역시 이런 점을 알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3기 신도시 5곳을 모두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했고, 설계 공모를 통해 도시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구 계획 수립, 토지 보상 등의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24년 예정대로 입주가 가능하다는 게 국토부의 생각이다. 하지만 파주 운정이나 인천 검단 등 2기 신도시에서도 토지 보상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사례가 있어 이런 과정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 사전 청약 물량은 단 5000가구, 그마저 ‘잡음’

지자체와 해당 지역 주민의 반발도 문제다. 정부 과천청사 유휴지의 경우 과천시 반발로 이번 사전 청약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주민과 협의 없이 주택 건설 계획을 강행하면 모든 행정 협조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노원구도 태릉CC 개발에 반대하고 있고, 강남구는 서울의료원 부지 개발을 통한 3000가구 공공주택 공급 계획을 철회해 달라고 국토부와 서울시에 공식적으로 건의했다. 마포구도 서부면허시험장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계획에 대해 부정적이다. 이번 사전 청약 대상지 발표에서 이 지역은 모두 제외됐다.

특히 서울의 경우 사전 청약 물량이 5000가구에 불과한데, 태릉CC나 서울의료원, 캠프킴 같은 부지에서 공급이 지연되면 충분한 공급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는 “사전 청약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태릉이나 마곡, 은평 등을 더하면 사전 청약 물량이 1만 가구가량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지만, 토지 정화와 군사 보안, 주민 반발 등 사업이 지연될 변수가 수두룩한 상황이다.

사전 청약 일정이 나오면서 내 집 마련에 대한 30대의 불안감은 다소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택 시장은 30대 무주택자와 갈아타기를 위한 1주택자가 주도하는 시장이다. 특히 30대 무주택자의 경우 몇 년만 버티면 새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생기면서 쫓기듯 집을 사는 행태도 지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공급되는 물량은 시세보다 30%가량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약 대기 수요 증가로 임대차 시장 불안 우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사전 청약 당첨자를 중심으로 ‘조기 내 집 보유 효과’가 나타나 주택 시장 안정에 일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신혼부부 특별분양이나 신혼희망타운은 청약 자격에 소득 제한이 있는 만큼 10억원대 이상의 고가 주택보다는 중저가 주택의 대체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희망 지역에 청약하기 위한 조건을 채우는 등 사전 전략도 필요하다. 특히 노량진역 인근 군부지, 위례, 남태령 군부지, 성남 낙생, 하남 교산, 과천 등 수요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인기 지역은 청약통장 납입액이나 거주 기간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대규모 택지개발지구(66만㎡ 이상)일 경우 수도권 거주자의 청약이 가능하지만, 소규모 택지는 지역 거주자에게 청약 기회가 집중되므로 택지 규모 파악과 청약 대기자의 거주 지역 파악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가점이 낮고 특별공급 자격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중소 택지보다는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 청약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청약 대기 수요가 불어나며 서울과 수도권 임대차 시장 불안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임대차 3법’으로 전세 물건이 줄어들었는데, 임차 수요가 늘며 수급 불균형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서비스 ‘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9월 8일 기준으로 서울 전체 전세 물건은 1만3515건으로 7·10 대책(4만3354건) 이전과 비교해 6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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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청약 분양이 예정된 공공주택의 조기 공급 효과를 위해 본청약보다 1~2년 앞서 청약받는 제도. 정부는 내년 7월 사전 청약을 진행하고, 사업승인과 착공을 거쳐 본청약을 한다.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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