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장사시설인 인천가족공원에서 공원 관계자들이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성묘객들이 공원을 방문하지 않고 비대면 방식으로 성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사진 연합뉴스
9월 8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장사시설인 인천가족공원에서 공원 관계자들이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성묘객들이 공원을 방문하지 않고 비대면 방식으로 성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사진 연합뉴스

민족 최대 명절인 올해 추석, 신풍경이 예상된다. 올해 추석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후 맞이하는 첫 명절이다. 정부는 9월 6일 이번 추석 연휴(9월 30일∼10월 4일)에는 고향과 친지 방문을 자제하고 가급적 집에 머물러 달라고 권고했다. 첫 비대면 추석이다.

정부가 이동 자제를 권고한 것은 추석을 매개로 코로나19가 또다시 폭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은 연휴 직후 거세졌다. 5월 황금연휴와 8월 광복절·임시공휴일 연휴 이후에도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 올해 설 연휴(1월 24∼27일) 직전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지만, 당시는 지금처럼 전국적인 확산세를 예상하기 어려운 초창기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추석 때까지 무증상, 잠복 감염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정부는 되도록 고향 방문, 성묘를 자제해달라고 권고했다. 수도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이 높아진 상황에서 코로나19 통제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본 것이다.

올해 추석은 열차 승차권 판매 비율도 50%로 제한된다. 열차 승객 간 거리 두기를 위해 창가 좌석만 판매되는데, 열차 전체 좌석 200만 석 중 100만 석만 예매가 가능하다.

정부는 이동 자제를 위해 명절 때마다 면제했던 고속도로 통행료도 이번 추석 연휴에는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2017년부터 명절 때마다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줬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국민이 섭섭하실 텐데 일단 올해 추석에는 (고속)도로 이용료를 받는 쪽으로 (추진할 것)”라며 “꼭 이동해야 할 분은 (이동)하셔야 하는데 가능하면 이동을 줄여주십사 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들어있다”고 했다. 정 총리는 “도로공사가 그거(돈) 아끼려고 그러는 건 아니다”라며 “그게 경제도 활성화하고 일상을 회복하도록 돕는 길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성묘나 봉안 시설 방문은 가급적 자제하고, 9월 21일부터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보건복지부가 직접 운영하는 이 서비스는 온라인으로 영정, 헌화, 차례상 등을 꾸며 놓고 가족들이 고인에 대한 추모 글을 작성할 수 있다. 정부는 벌초도 산소를 직접 찾아가는 대신 대행 서비스를 이용해줄 것을 권했다.

자치단체들도 귀성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인천시는 추석 연휴 시립묘지를 폐쇄하고, 대신 9월 12일부터 29일까지를 ‘미리 성묘 기간’으로 정해 성묘객을 분산시킬 예정이다. 화장장은 제외된다. 인천시는 온라인 성묘, 차례 서비스도 해주기로 했다. 인천가족공원은 코로나19로 공원이 폐쇄되는 연휴 기간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서비스 사전 신청 첫날에만 100건 넘게 접수됐다. 전남 완도군은 9월 초부터 ‘추석 명절 이동 멈춤 운동’을 하고 있다. 벌초도 신청만 하면 할인된 금액에 대신해준다. 보성군은 출향민을 위해 차례를 온라인 합동으로 지낸다. 고향에 홀로 남은 부모님을 위해 추석 명절 음식도 나눌 계획이다.

올해는 노인요양시설과 요양병원을 찾지 않는 게 효도일 수 있다. 면회할 일이 있다면, 병실 대신 투명 차단막이 설치된 공간에서 만나야 한다. 중대본 측은 “코로나19 치명률이 어르신 등 고위험군에서 높게 나타나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추석 연휴 기간을 특별 방역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에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시책에 맞춰 9월 8일부터 시작된 추석 승차권 예매에서 창가 좌석만 발매하기로 했다. 사진은 서울역에 정차된 열차에 창 측으로 앉은 탑승객들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시책에 맞춰 9월 8일부터 시작된 추석 승차권 예매에서 창가 좌석만 발매하기로 했다. 사진은 서울역에 정차된 열차에 창 측으로 앉은 탑승객들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늘어

고향 방문이 어렵다 보니 추석 선물로 인사를 대신하려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유통 업계는 명절 특수를 온전히 누리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일찌감치 사전 예약판매 비중을 높이는 등 언택트(untact·비대면) 강화에 나섰다. 실제로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가 크게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8월 21일부터 9월 1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했다. 이 중 정육 세트는 240% 더 팔렸고 굴비 세트는 160%, 청과는 64%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8월 24일부터 9월 2일까지 예약판매를 진행한 결과 매출이 전년 대비 20.2% 올랐다. 축산 50.9%, 주류 88.7%, 건강·차 상품군 매출이 35.7%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8월 14일부터 9월 5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6% 증가했다. 정육(106.2%), 수산(66%), 청과(41%), 건강식품(81%) 등이 잘 팔렸다.

마트에서도 추석 선물 예약판매가 인기다. 이마트는 8월 13일부터 9월 3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 매출이 11%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한우 세트 매출이 25.6% 올랐다. 롯데마트 역시 8월 13일부터 8월 31일까지 추석 선물 사전 예약판매가 전년 대비 29.4% 증가했다.


추석 특수 기대하기 어려워

다만, 올해는 예년만큼 추석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추석 관련 통계는 없지만, 공휴일과 관련한 그동안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추석 대목의 경제 효과는 큰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7월 ‘8·17 임시공휴일 지정의 경제적 파급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임시공휴일 1일의 경제 전체 소비지출액을 2조1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파급 경로를 통해 경제 전체에 생산유발액 4조2000억원, 부가가치유발액 1조6300억원, 취업유발인원 3만6000명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17년 발표한 ‘연휴가 관광수요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공휴일 하루 증가에 따른 해당 월의 생산유발 효과는 약 714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약 360억원으로 추정된다.

물론 전문가들은 방역이 최우선이라고 한다.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돼야 장기적으로 경제에도 긍정적이라는 이야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개인의 자유 문제로 이동 자제를 강요할 수는 없다”며 “가능한 범위에서 이동 자제를 권고하되 대중교통, 휴게소, 숙박시설에 대한 방역을 철저히 하고 특정 시기에 이동이 몰리지 않도록 기업이 협조하는 방안을 고민할 수 있다”고 했다. 성 교수는 “당장의 추석 특수가 사라지더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게 경제에 좋다”며 “연휴 기간이라도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바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보건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안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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