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제조 업체 리샹의 SUV ‘리샹원’. 사진 리샹
중국 전기차 제조 업체 리샹의 SUV ‘리샹원’. 사진 리샹

미국 전기차(EV)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올해 들어 600% 오르면서 ‘넥스트 테슬라’를 찾기 위한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장기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투자자들이 꼽은 회사의 주가도 테슬라 못지않게 상승 중이다.

중국은 전기차 대중화에 강력한 시동을 걸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11월 2일 2021~2025년 적용될 ‘친환경 자동차 산업 발전 계획’을 발표했는데, 2025년 전체 판매 차량에서 친환경차 비중이 20%가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친환경차가 120만 대가량이었다. 2025년에는 700만 대의 친환경차가 판매될 것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 중 넥스트 테슬라로 평가받는 기업은 리샹(理想·Li Auto)과 웨이라이(蔚來·Nio), 샤오펑(小鵬·XPeng) 등이다. 세 개 업체 모두 미국 증시에 상장됐으며, 2014~2015년 설립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받는 기업도 있고 아직은 수익을 내지 못하는 회사도 있지만, 모두 미래 성장 가능성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코노미조선’은 최근 실적과 미래 사업 계획, 전문가들의 분석 등을 통해 이 기업들을 들여다봤다.


웨이라이(NIO)의 전기 SUV ‘EC6’. 사진 웨이라이
웨이라이(NIO)의 전기 SUV ‘EC6’. 사진 웨이라이

1│SUV 중심의 리샹, 2025년 판매량 44만5000대

리샹은 2015년 설립된 업체로,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두고 있다. 미국 나스닥시장에 7월 말 상장했는데, 11월 30일(이하 현지시각) 기준으로 주가는 36달러다. 공모가(11.5달러)보다 세 배 넘게 오른 것이다. 이 회사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현재 ‘리샹원’이라는 SUV를 판매하고 있으며, 앞으로 네 개 모델의 SUV를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올해 초부터 10월 말까지 2만1852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페이 팡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올해 약 3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며, 2025년에는 44만5000대로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 창업자인 리샹은 1981년생으로, 2000년 포털 사이트인 파오파오왕을 만들었다. 이후 2005년 자동차 플랫폼인 오토홈을 창업해 자동차 구매부터 사용, 교환, 중고차 판매에 이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선보였다. 2013년 나스닥시장에 이 업체를 상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는 중국의 일론 머스크라고도 불린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밖에 전시된 샤오펑 ‘P7’. 사진 블룸버그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밖에 전시된 샤오펑 ‘P7’. 사진 블룸버그

2│테슬라와 경쟁하는 웨이라이

웨이라이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사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 전기차 업체다.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2014년 11월 설립돼 2018년 9월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연초만 해도 3.7달러였던 웨이라이의 주가는 11월 30일 50.5달러를 기록해 11개월 만에 약 14배로 불었다. 한때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의 시가 총액을 웃돌기도 했다.

웨이라이는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와 경쟁하고 있다. 연초부터 11월 말까지 판매량은 3만6721대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1.1% 증가했다. 올해 전체로 보면 약 4만5000대, 내년엔 10만 대의 차량을 판매할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6.4% 증가한 6억6660만달러(약 7300억원)를 기록했고, 1억5420만달러(약 17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도이체방크는 웨이라이를 차세대를 상징하는 자동차 회사라고 부르고 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23년부터 웨이라이가 이익을 낼 것이라고 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웨이라이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만2000대의 차량을 판매하는 동안 36억7000만달러(약 4조원)의 손실을 냈고, 지난해 말 주가는 1.4달러까지 내려갔다. 2019년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40% 감소하고 배터리 리콜 사태까지 벌어지며 회사의 재정 압박은 더욱 심해졌다. 하지만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약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의 투자에 나서며 투자자들의 미심쩍음이 걷혔다.

웨이라이의 설립자인 윌리엄 리는 1974년에 안후이성에서 태어났고 베이징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그는 자동차 서비스 포털인 비트오토를 창업해 2013년 매각했으며, 2014년 웨이라이를 창업했다. 40개 회사를 창업하고 투자한 창업 전문가로 유명하다. 웨이라이는 텐센트와 테마섹, 바이두, 레노버 등 유수의 기업으로부터 거액을 투자받으며 사업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3│소프트웨어 개발 역량 갖춘 샤오펑

샤오펑은 광저우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지난 8월 뉴욕 증시에 주당 15달러의 공모가로 데뷔했고, 11월 30일 기준으로 58.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11월 말까지 샤오펑의 판매량은 2만1341대로, 전년보다 87% 증가했다. 특히 스포츠 세단인 ‘P7’의 돌풍이 거세다. 이 차는 6월 3만5000달러(약 3800만원)로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1만1371대가 팔렸다.

샤오펑의 창업자인 브라이언 구는 11월 13일 야후 파이낸셜과 인터뷰했는데, 이 기사를 통해 샤오펑의 전략을 가늠할 수 있다. 그는 다른 경쟁 업체와 구별되는 샤오펑의 경쟁력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꼽았다. 경쟁 업체들이 다른 업체들과 협력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솔루션, 자율주행 기능을 만들어내는 반면 샤오펑은 자사 기술로 이를 수행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는 샤오펑이 타사보다 훨씬 빠르게 혁신을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테슬라와 비교해 중국 운전자의 행동 패턴이나 선호도, 도로 상황에 초점을 맞춘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제품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게 차별화 포인트라고 말했다.

JP모건은 중국 전기차 판매량의 7%가 이 회사 전기차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창업자인 브라이언 구는 1974년생으로, 2014년 6월 중국 인터넷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43억달러(약 4조7000억원)에 모바일 인터넷 소프트웨어 업체 UC웹을 알리바바그룹에 매각한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 전기차 업체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 미국 공매도 업체 시트론 리서치는 11월 13일 “지금 웨이라이를 사는 건 유망주를 사는 것이 아니라 단지 스크린에 뜬 3개의 글자를 보고 사는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테슬라의 중국 모델인 ‘모델 Y’의 가격 인하가 웨이라이의 경쟁력을 저하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목표 주가를 25달러로 제시했다.

CNBC는 전기차 모델만 만드는 리샹, 웨이라이, 샤오펑 같은 스타트업부터 기존 가솔린차 라인업에 전기차를 추가하는 지리오토 같은 기업에 이르기까지 중국 전기차 제조사 중 소프트웨어와 반도체에 대해 테슬라만큼 전문성을 갖춘 곳은 없다”고 보도했다.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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