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 서울대 기계항공공학 박사, 전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방문 연구원, 유비파이 창업 / 사진 유비파이
임현 서울대 기계항공공학 박사, 전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방문 연구원, 유비파이 창업 / 사진 유비파이

현대자동차가 1월 1일 새해를 맞이해 공식 유튜브 채널에 ‘2021 영동대로 카운트다운 드론 라이트쇼’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조회 수는 공개 20여 일 만에 700만 회까지 치솟았다. 유튜브에 게재된 전 세계 드론 라이트쇼 영상 중 조회 수가 가장 많다. 영상 속에 등장하는 1000대의 드론은 다양한 색의 불빛을 내며 뭉쳤다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2021’과 ‘Happy New Year’ 등과 같은 문구, 현대차의 콘셉트카와 신축년을 상징하는 소의 형상을 정확하고 빠르게 그려나간다.

무게 900g, A4 용지 크기의 이 드론 이름은 ‘IFO’. 국내 스타트업 ‘유비파이(Uvify)’가 2019년 초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박람회(CES)에서 선보인 상용 군집비행 드론이다. 2014년 설립된 유비파이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인텔의 드론 라이트쇼를 본 뒤 기술 국산화를 목표로 드론 라이트쇼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지난해 국토교통부 주최 드론 플래시몹(불특정 다수가 약속 장소에 모여 특정한 행동을 하고 곧바로 흩어지는 것) 행사, 국가보훈처의 6·25 70주년 기념식 등에서 IFO를 띄웠다.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초 영국 ‘에든버러 호그마니 축제’에서 펼쳐진 드론 라이트쇼에도 유비파이 드론이 사용됐다. 유비파이는 자율비행 기술력과 감동에 중점을 둔 스토리텔링 능력 그리고 수원 소재 공장 가동으로 생산 능력까지 갖추면서 전 세계 드론 라이트쇼 시장에서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임현 유비파이 대표는 1월 19일 서울 낙성대동에 있는 회사 연구개발(R&D) 센터에서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를 갖고 “현재 불꽃놀이 시장은 24억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궁극적으론 이 중 20%를 드론 라이트쇼가 대체하게 될 것”이라며 “드론 라이트쇼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자율비행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빌리티 등 새로운 시장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임 대표와 일문일답.


현대자동차가 주최하고 유비파이가 연출한 ‘2021 영동대로 카운트다운 드론 라이트쇼’의 한 장면. 사진 유튜브
현대자동차가 주최하고 유비파이가 연출한 ‘2021 영동대로 카운트다운 드론 라이트쇼’의 한 장면. 사진 유튜브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드론쇼에 지장은 없었나.
“지난해는 오히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비대면 행사로 드론 라이트쇼가 주목을 받은 한 해였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드론 라이트쇼를 오프라인 현장에 가서 직접 봐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애초 오프라인 행사로 기획했던 드론 라이트쇼를 모두 비대면 행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드론 라이트쇼 영상이 지닌 파급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드론 라이트쇼만큼 현장성이 강조되는 비대면 행사는 드물다.”

드론 라이트쇼 시장에서 유비파이의 경쟁력은.
“정밀성이다. 해외의 드론 라이트쇼는 물량 공세를 펼치는 경우가 많은데, 자세히 보면 불이 꺼진 드론이나 대열을 이탈한 드론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생중계되는 경우도 드물다. 실수가 잦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비파이의 드론 라이트쇼는 그렇지 않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매우 정확하게 진행된다. 드론끼리 충돌하지 않고 정확하게 날기 때문에 무한대로 드론을 늘릴 수도 있다. 무엇보다 유비파이의 드론 라이트쇼는 모두 국산 기술로 구현된다는 점이 강점이다.”

기술 개발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장애물 회피, 위치 추정 등이 가능한 자동항법 기술이다. 드론이 스스로 생각해서 지도를 그려 장애물을 피하고,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GPS)이 통하지 않는 실내나 궂은 날씨 상황에서도 자기 위치를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유비파이는 단순히 기술 개발 단계에 그치지 않고 개발 기술을 드론 라이트쇼에 적용하면서 상용화까지 나아갔다.”

유비파이는 드론 라이트쇼만 하는 업체는 아니다. 자율비행 등 드론 기술을 개발하고 레이싱 드론, 연구용 드론 등 다양한 드론을 생산·판매한다. 드론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하는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미국에서 ‘레이시온(Raytheon)’과 ‘노드럽 그루먼(Northrop Grumman)’ 등 방위산업체를 비롯해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DARPA(방위고등연구계획국)’를 고객으로 확보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중국 DJI가 장악한 민간 상업용 드론 시장에서 기술력을 무기로 틈새를 파고든 것이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하면서 DJI 대체재를 찾는 미국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본 임 대표는 “소형 드론 제조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며 “유비파이에도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목표는.
“드론 라이트쇼 시장의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더욱더 강화하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전 세계 20여 개국에 3000대가량의 드론을 판매했는데, 누적 판매량을 수만 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지난해 약 300만달러(약 33억원)였던 매출은 올해 약 1000만달러(약 110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

유비파이를 어떤 회사로 키우고 싶나.
“기존에 없던 것을 만드는 회사이길 원한다. 군집비행 드론이나 드론 라이트쇼는 기존에 없던 시장을 만들고 있다. 테슬라처럼 남들이 만들지 않는 것을 만들고 뚝심 있게 밀어붙여 시장을 쟁취하는 회사로 키우고 싶다. 드론에만 적용되는 기술을 모빌리티, 로봇 등 다른 분야에 적용하는 등 기술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다.”


plus point

드론 군집비행 세계 최다 기록은 ‘3051대’

‘다모다 인텔리전트 컨트롤 테크놀로지’가 펼친 드론 라이트쇼. 사진 기네스 월드 레코즈
‘다모다 인텔리전트 컨트롤 테크놀로지’가 펼친 드론 라이트쇼. 사진 기네스 월드 레코즈

‘인텔’이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1218대의 드론 라이트쇼를 선보인 뒤 드론 군집비행 분야에서 신기록 경쟁의 막이 올랐다. 현재까지는 인텔 대 중국 기업의 대결 구도다. 평창 동계올림픽 이전까지 ‘최다 무인항공기 공중 동시 비행’ 부문 기네스 세계 기록은 인텔이 2016년 독일에서 500대 드론으로 보여준 군집비행이었다.

2018년 4월 중국 드론 업체 ‘이항’이 중국 시안에서 1374대의 드론 라이트쇼를 펼쳐 두 달 만에 신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항은 DJI에 이은 중국 2위 드론 업체다. 2014년 창업 이후 한 달 만에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으로 조종하는 지능형 드론 ‘고스트’를 선보였고 2016년에는 세계 최초의 유인 드론 ‘이항 184’를 개발했다.

인텔은 곧장 반격에 나섰다. 2018년 7월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폴섬 지역에서 총 2018대의 드론을 띄운 것이다. 하지만 현재 최다 기록은 다시 중국 업체 손에 넘어갔다. 중국 드론 군집비행 전문 업체 ‘다모다 인텔리전트 컨트롤 테크놀로지’는 지난해 9월 중국 주하이에서 3051대의 드론을 날려 중국의 첫 우주정거장 ‘톈궁 1호’, 중국이 자체 개발한 GPS ‘베이더우’ 등을 형상화하면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드론 군집비행의 기술력은 얼마나 많은 드론을 띄우느냐 뿐 아니라 드론 간 간격을 최소화하면서 충돌 없이 원하는 형상을 하늘에 그려내는 데 있다.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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