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퓨리 엔비디아 글로벌(월드와이드 필드 운영) 수석 부사장 미네소타대 전기공학 학사, 캘리포니아 공대 전기공학 석사,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MBA, 전 휴렛 팩커드 마케팅, 전 부즈앨런&해밀턴 경영 컨설팅, 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제품 개발, 전 선 마이크로시스템즈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 / 사진 엔비디아
제이 퓨리
엔비디아 글로벌(월드와이드 필드 운영) 수석 부사장 미네소타대 전기공학 학사, 캘리포니아 공대 전기공학 석사,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MBA, 전 휴렛 팩커드 마케팅, 전 부즈앨런&해밀턴 경영 컨설팅, 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제품 개발, 전 선 마이크로시스템즈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 / 사진 엔비디아

반도체 산업은 1년 넘게 지속 중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최대 수혜 섹터 중 하나로 꼽힌다. 빅데이터·5G(5세대 이동통신)·인공지능(AI)·가상현실(VR)·자율주행 등 비대면 사회 구현에 꼭 필요한 모든 신기술의 중심에는 엔진 역할을 하는 반도체가 있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 주가가 급등하고 관련 기업 간 인수합병(M&A)이 어느 때보다 활발한 배경이다.

엔비디아는 혁신적인 반도체 기업을 꼽을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회사다. 1993년 천재 엔지니어 젠슨 황이 세운 엔비디아가 세계 최초로 고안한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병렬 컴퓨팅의 변혁을 일으키고 PC게임 산업의 급성장을 불러왔다. 엔비디아는 GPU 기술력을 토대로 AI, 엔터프라이즈 그래픽, 데이터센터, 자동차 등 거대 시장으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 기업인 영국의 ARM도 400억달러(약 45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엔비디아의 행보를 보면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알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코노미조선’은 엔비디아 제품·서비스의 글로벌 영업과 지역 마케팅을 총괄하는 제이 퓨리 엔비디아 월드와이드 필드 운영 수석 부사장과 최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창업자 젠슨 황에 이어 엔비디아 이인자인 퓨리 부사장은 “많은 기업과 제품이 원격과 자율 기반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미 준비 중”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붐이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ARM 인수를 통해 AI 시대를 이끄는 컴퓨팅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도 했다.


엔비디아가 오랜 시간 세계 최정상급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은.
“27년 전 회사를 세운 창업자이자 현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컴퓨팅 업계 선구자인 젠슨 황 CEO는 게임·그래픽 분야를 시작으로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컴퓨팅, 네트워킹, AI, 자율주행 분야에 이르기까지 회사 비즈니스 영토를 지속해서 확장해왔다. 그것도 아주 성공적으로 말이다. 그는 엔비디아를 칩 회사 이상의 기업으로 만들었다.”

어떤 의미인가.
“지금의 엔비디아는 칩은 물론 시스템 아키텍처,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 AI 서버, 슈퍼컴퓨터, 오토노머스 머신에 이르는 모든 것을 설계하고 구축한다. 농축된 역량을 기반으로 AI처럼 까다로운 워크 로드(work load)를 가속화하고, 개발자에게는 어려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단순히 칩만 설계하는 회사가 아니라는 말이다. 엔비디아의 전략은 개발자와 조직이 전통적인 컴퓨팅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풀게 하는 것이다.”

문제 해결 사례로 소개할 만한 게 있다면.
“예컨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우리는 과학계의 치료법 탐색 연구에 기여했다. 미국 국립보건원과 텍사스대가 극저온 전자 현미경으로 바이러스 단백질의 3차원(3D) 구조를 재구성했는데, 이때 엔비디아의 GPU 가속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 오크리지 국립연구소도 GPU로 가속화된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단 12시간 만에 10억 개의 약물 조합을 검사했다.”

엔비디아의 뛰어난 기술력이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바꾼 동력이라고 보나.
“그렇다. 코로나19는 글로벌 반도체 붐을 야기했다. 원격 근무의 확산은 노트북 수요 증가로 이어졌고,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와 그 뒤에 있는 데이터센터 수요도 늘렸다. 더 풍부하고 몰입감 있는 경험을 원하는 게이머도 많아졌다. 모두 엔비디아에 기회로 작용했다. 최근 ‘지포스 RTX 30’ 시리즈 수요 급증이 이를 증명한다.”

지포스 RTX 30 시리즈는 데스크톱과 노트북에 쓰이는 고성능 GPU다. 엔비디아가 2020년 9월 시장에 출시하자 게이머들 사이에서 호평이 이어졌고, 곧바로 품귀 현상이 일어났다. 젠슨 황 CEO는 지난해 10월 열린 ‘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GTC) 2020’ 기조연설에서 재고 부족에 대해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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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의 전문가가 엔비디아의 시뮬레이션 협업 플랫폼 ‘옴니버스’에 모여 작업하고 있다. 사진 엔비디아
세계 각지의 전문가가 엔비디아의 시뮬레이션 협업 플랫폼 ‘옴니버스’에 모여 작업하고 있다. 사진 엔비디아

반도체 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나.
“세상은 이미 변했다. 모든 기업과 제품이 좀 더 원격적이고 자율적이기를 원한다. 데이터센터와 게임은 엔비디아 비즈니스의 핵심축이다. 전 세계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가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용 GPU인 ‘A100 GPU’를 사용한다. 게임은 세계 최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이다. 수억 명에 이르는 게이머가 지포스 RTX 30 시리즈로 차세대 게임을 즐기고 싶어 한다.”

멜라녹스 인수, ARM 인수 추진 등도 이런 미래를 대비하는 투자인가.
“당연하다. 작년 4월 인수 작업을 끝낸 멜라녹스는 뛰어난 대용량 데이터 전송 기술을 가진 이스라엘 회사다. 이 인수 성공으로 엔비디아는 컴퓨팅과 네트워킹의 모든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갖추게 됐다. ARM은 저전력 중앙처리장치(CPU) 영역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업이다. ARM 인수는 엔비디아가 AI 시대 선도 기업으로 입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1990년 영국에서 설립된 ARM은 반도체 기본 설계도를 만드는 회사로 2016년 소프트뱅크에 인수된 바 있다. 삼성전자·퀄컴·애플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ARM 설계를 기반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만든다. 전 세계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반도체 설계의 90%가 ARM 작품이다. ARM은 ‘오픈 라이선스’ 모델로 성공했다. 라이선스만 구매하면 어떤 기업이든 자체 목적에 맞게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다.

여러 나라 규제 당국 승인과 경쟁 업체 견제 등 ARM 인수 완료까지 갈 길이 멀다.
“규제 승인을 얻기 위해 현재 각국 관계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컴퓨팅 플랫폼과 ARM의 방대한 설계 생태계가 결합하면 AI 시대를 이끄는 컴퓨팅 기업이 탄생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ARM과 함께 CPU 아키텍처의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데이터센터 에코 시스템에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고, 모바일·임베디드 부문에서 ARM의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다. 또 ARM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신흥시장 성장 촉진을 위한 자원도 추가할 계획이다. 엔비디아는 모든 기업과 데이터센터의 역량을 강화해 그들이 글로벌 산업의 중추 역할을 하도록 돕고 싶다. 이는 궁극적으로 제조 업체와 데이터센터 운영자는 물론 일반 소비자와 각종 질병 환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다.”

전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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