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훈 젤리페이지최고운영책임자(COO) 경희대 경영학,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석사, 전 예스24 기획지원본부 본부장,전 인터파크 도서부문 대표주세훈 젤리페이지 COO가 서울 당산동 사무실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젤리페이지
주세훈 젤리페이지최고운영책임자(COO) 경희대 경영학,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석사, 전 예스24 기획지원본부 본부장,전 인터파크 도서부문 대표 주세훈 젤리페이지 COO가 서울 당산동 사무실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젤리페이지

“종이책을 팔아봤지만, 이제는 콘텐츠를 팔아야 한다. 책처럼 텍스트 형태로 띄울 수도, 오디오·웹툰으로 만들 수도 있다. 좋은 스토리가 있다면 다양한 포맷(형식)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서 시장을 넓게 봐야 한다.”

국내 최초 인터넷 서점인 예스24를 거쳐 인터파크 도서 부문 대표를 지낸 ‘인터넷 서점’ 주역 주세훈 ‘젤리페이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독서 인구가 줄어들고, 전자책 플랫폼 기업들이 잇따라 웹툰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젤리페이지는 메가스터디와 함께 ‘대입 인터넷 강의 2강’으로 꼽히는 디지털대성이 투자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가족 독서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다. 인터넷 서점의 부흥을 이끌었던 주인공인 주 COO는 다시 한번 독서 시장 도전에 나섰다.

젤리페이지가 기존 독서 플랫폼과 가장 다른 점은 부모가 자녀의 독서를 직접 지도할 수 있는 이른바 ‘페어런트테크’ 기능이 담긴 것이다. 페어런트테크란 IT 기술 기반으로 부모의 자녀 교육을 돕는 서비스를 말한다. 디지털대성이 인수합병(M&A)한 한우리열린교육과의 시너지를 노렸다.

지난해 12월 디지털대성 신사업 부문에서 분사·설립됐고, 올해 2월부터 한우리열린교육이 운영하는 한우리독서토론논술 회원 12만 명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오픈해 데이터를 확보 중이다. 지난 6월부터 일반 회원을 대상으로 7만 개가 넘는 전자책·지식 콘텐츠를 월 5900원에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내년 본격 오픈을 준비 중이다. 일단 올해 5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서울 당산동 한우리빌딩에서 주 COO를 만나 가족 독서 플랫폼이 왜 필요한지, 어떤 경쟁력이 있는지 들어봤다.


젤리페이지가 최근 어린이책 출판사 ‘밝은미래’와 손잡고 첫선을 보인 학습 웹툰 ‘위기탈출 넘버원’. 젤리페이지
젤리페이지가 최근 어린이책 출판사 ‘밝은미래’와 손잡고 첫선을 보인 학습 웹툰 ‘위기탈출 넘버원’. 사진 젤리페이지

인터파크 도서 부문을 이끌다 스타트업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인터파크를 나와서 독서 스타트업 ‘비글 스톤’을 차렸었다. 인공지능(AI)으로 음성을 합성해 오디오북을 만들어 유통하는 플랫폼 사업이었다. 투자받으러 디지털대성에 가서 김희선 대표를 만나 설명하는데, 막상 만나보니 공감대가 많아 ‘같이 뭘 만들어보는 게 낫지 않겠느냐’라는 결론이 났다. 당시 디지털대성은 (독서 교육을 지향하는) 한우리열린교육을 인수했었다. 비글 스톤을 접고, 2020년 10월 디지털대성에 가서 신사업 담당 임원(상무)을 맡아 관련 스타트업 설립을 준비했다. 지난해 12월 이것이 ‘젤리페이지’로 스핀오프(분사)했다. 현재 김 대표가 디지털대성과 젤리페이지 대표를 겸직하며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

독서 스타트업이 많은데, 젤리페이지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가족 독서 플랫폼’이라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유사 서비스들이 구독을 수익모델로 내세우며 지불 능력이 있는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한다면, 젤리페이지는 부모뿐 아니라 아이들까지 범위를 확장했다. 독서를 매개로 가족 간 소통을 내세우고 있다 보니 ‘페어런트테크’가 핵심이다. 자녀들이 읽은 책 리포트가 부모에게 가고, 부모는 자녀의 문해력을 판단해 더 낮은 연령대 책까지 읽을지, 학습 웹툰을 허용할지 등의 독서 범위를 조정할 수 있다. 부모는 게임처럼 퀘스트(미션)를 줄 수도 있다.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라는 동화를 이번 주에 다 읽으면 용돈 1000원을 주겠다는 퀘스트를 내걸면, 아이에게 메시지가 가고 완독 시 부모에게 ‘미션을 달성했다’고 알려주는 식이다. 독서로 재밌게 습관을 만들어줄 수 있다. 자녀들의 달라진 교육환경에 맞춰 독서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것도 차별점이다. 요즘 아이들은 교과 과목에 따라 읽어야 할 책이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학년별·월별 교과 주제가 있고, 관련 책을 읽어야 한다. 젤리페이지는 한우리미래교육연구소와 협업해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책을 이런 교과 과정에 따라 분류, 해당 학년, 해당 월에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추천한다. 이런 책들을 가리켜 ‘미션북’이라고 한다. 이걸 읽으면 리워드도 받고, 학습도 되는 일석이조 효과다.”

학습 웹툰도 선보였는데.
“수학, 과학, 역사처럼 텍스트나 교과서로 이해하기 힘든 주제를 웹툰 방식으로 쉽게 소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웹 콘텐츠 연구소’를 설립하고 웹툰 프로듀서(PD)를 뽑았다. 당분간은 외부 소싱을 통해 제공한다. 최근 어린이 전문 출판사 밝은미래와 손잡고 서바이벌 과학 학습 만화로 인기 있는 ‘위기탈출 넘버원’ 39종, 약 850편을 학습 웹툰으로 제작해 연재를 시작했다. 동시에 공모전을 열어 오리지널(자체) 콘텐츠도 확보할 생각이다. 응모작 가운데 아동 독자들의 반응을 토대로 당선작을 결정하고, 연말부터는 이를 선보이려고 한다.”

AI는 어디에, 어떻게 들어가는 건가.
“‘초개인화된 도서 추천’을 하는 데 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한우리열린교육에는 매달 책을 두세 권씩 읽는 아이가 12만 명이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전자책을 경험하게 하고 있다. 아이들이 어떻게 독서하는지 패턴을 살피고, 특히 다독하는 아이들이 선호하는 책은 무엇인지, 어떻게 반응하는지, 어느 정도의 문해력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내년 일반 서비스를 본격 오픈했을 때 아이들의 독서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독서 수요 자체가 줄고 있지 않은가.
“종이책도 팔아봤고 전자책도 팔고 있다. 웹툰, 챗북, 오디오북도 있다. 큰 틀에서 모두 독서라는 활동을 관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콘텐츠의 포맷이 바뀌는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가족 독서 플랫폼에 맞는 주제라면 어떤 포맷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학습 웹툰도 그런 고민의 일환이다.”

영상이 텍스트를 대체하는 시대다. 이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 같은데.
“모든 교육업체의 고민이다. 우선 책을 안 읽는다. 또 학생들이 점점 줄고 있다. 아이부터 독서 습관을 키워야 전체 시장을 키울 수 있다. 당장 돈 낼 수 있는 2030세대에만 집중하면 트렌드를 막을 수가 없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독서 습관을 갖게 되면 더 많이 돈을 쓰게 된다. 일반 구독 서비스처럼 무료 체험 기간만 거치고 탈퇴할 확률도 낮다. 자녀가 주어진 책을 읽으면 부모의 눈에 다음에 읽어야 할 것들이 보인다. 충분히 시장을 끌고 나갈 수 있다.”

장우정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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