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기도 이천 치킨대학 앞에서 윤경주 제너시스BBQ 부회장이 자세를 취하고 있다. 2 경기도 이천 치킨대학 실습실에서 예비점주(오른쪽)가 생닭 불순물 제거 방법을 배우고 있다. 사진 제너시스BBQ
1 경기도 이천 치킨대학 앞에서 윤경주 제너시스BBQ 부회장이 자세를 취하고 있다.
2 경기도 이천 치킨대학 실습실에서 예비점주(오른쪽)가 생닭 불순물 제거 방법을 배우고 있다. 사진 제너시스BBQ
윤경주 제너시스BBQ 대표이사 겸 부회장 전 제너시스BBQ 사장 사진 제너시스BBQ
윤경주 제너시스BBQ 대표이사 겸 부회장 전 제너시스BBQ 사장 사진 제너시스BBQ

9월 초 한국을 덮친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BBQ 포항창포점은 냉장고와 튀김기, 각종 원·부자재가 모두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BBQ 본사는 지원팀을 긴급 파견해 점포를 정상영업 가능한 수준으로 복구하고 조리기구를 무상 수리했다.

8월 윤홍근 이사회 의장에 이어 지주사 제너시스를 이끌게 된 윤경주 제너시스BBQ 대표이사(부회장)는 ‘패밀리(가맹점)가 살아야 본사가 산다’는 상생 철학이 지금 회사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9월 14일 경기도 이천 치킨대학에서 한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사회공헌활동(CSR)을 통해 기업의 위상과 브랜드를 탄탄하게 만드는 데 힘을 쏟으려 한다”고 말했다.

요즘 윤 부회장이 가장 신경을 쏟는 것 중 하나는 청년 가맹점주들이다. 초기 투자 비용이 기존 가맹점의 절반 수준인 BSK(BBQ Smart Kitchen‧배달 및 포장만 하는 곳) 점주 절반 이상이 20~30대다. 그는 “팔에는 문신이 가득하고 샛노랗게 염색한 스물네 살 청년이 작년 치킨대학에 찾아왔길래 걱정을 많이 했는데, 강사한테 부탁해 매일 1시간씩 특강을 받았더라”며 “지금은 한 달 매출이 4000만원 넘는 점포 점주가 됐다”고 말했다. 윤 부회장은 “BSK는 BBQ 창업 DNA와 맞닿아 있다”고 했다. 그는 “창업 당시 임차료가 적은 이면도로에 가족들이 와서 치킨을 먹을 수 있는 지점을 내자는 게 우리의 핵심 DNA인데 그걸 BSK에 심었더니 놀라운 효과가 나타났다”며 “일평균 매출 150만원이 목표였는데 출점 일주일 만에 200만원이 넘었다”고 말했다.

윤 부회장은 올해로 제너시스BBQ 입사 10주년을 맞았다. 그는 25년간 치과의사 생활을 하다 2012년 오빠인 윤 의장의 설득에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당시 치킨 업계 경쟁이 격화해 BBQ의 성장세가 약화하던 시기였다. 윤 의장이 국내외 사업의 큰 방향을 제시하고 그룹에 닥친 난제를 해결하는 형님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윤 부회장은 가맹점주 한 명 한 명을 살뜰히 챙기는 엄마 같은 역할을 한다.

윤 부회장은 전국 대부분의 가맹점을 직접 방문해 사업은 잘되고 있는지, 가정생활에 어려움은 없는지를 묻고 가끔은 치과의사 경력을 살려 가맹점주의 건강 상담도 해준다고 한다. 그동안 BBQ 가맹점 운영 전반과 상생 경영 활동을 총괄했으며 향후에도 F&B(식음료) 사업과 사회공헌 활동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다음은 윤 부회장과 일문일답.


지주사 대표로서 앞으로 중점을 두고자 하는 부분은.
“제너시스BBQ가 하는 또 다른 F&B(식음료) 사업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 올해 사회공헌 활동 전담부서를 만들었고 일주일에 한 번씩 사회공헌 활동을 적은 매거진 ‘올리브레터’를 만들어 가맹점주에게 알리고 있다. 패밀리 사장님들 반응도 좋다. 이런 역할을 통해 기업의 위상과 브랜드를 탄탄하게 만드는 데 힘을 쏟으려 한다. 최근 ESG 관련 정부 부처 등에서 수상을 많이 했다. BBQ는 치킨대학에서 만든 치킨을 가까운 사회복지 시설, 장애인 시설, 노인복지센터와 지속적으로 나누고 있다. 본사와 가맹점이 함께 인접한 사회복지 시설에 치킨을 릴레이 기부하는 활동도 하고, 산간 벽지에 거주해 BBQ 치킨을 맛보지 못한 어린아이들을 위해 자체 푸드트럭 비비카(BB Car)를 가져가 갓 튀긴 치킨을 나눠 준다.”

지난해 BBQ의 글로벌 매출이 1000억원을 넘었다.
“해외 지인들이 ‘BBQ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어 자랑스럽다’고 연락을 많이 한다. 최근에 유튜브 채널 영국남자(한국과 영국 문화와 관련한 콘텐츠를 제작하며 구독자가 534만 명에 이른다)와 협업한 것도 화제가 많이 됐다. 영국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한국 황금올리브치킨을 맛보여 주기 위해 원‧부자재를 항공편으로 실어서 영국까지 가져갔는데, 반응이 굉장했다. 윤홍근 의장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선수단장으로 활동하면서 우리 브랜드 위상이 퀀텀 점프(비약적인 성장, 발전하는 것)한 느낌도 든다. 패밀리 사장들이 전화로 ‘소비자들이 사소한 클레임(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 BBQ가 국민을 위해 노력하는 믿을 만한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동계올림픽 기간에) 별도 프로모션을 하지 않고도 점포 매출이 30%씩 증가했다.”

BBQ가 글로벌 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데 치킨대학은 어떤 역할을 했나.
“치킨 주문이 몰리는 시각은 오후 5~8시다. 이때 아무리 많은 주문이 들어와도 해낼 역량이 안 되면 매출을 놓치게 된다. 치킨대학에선 점주들이 표준화된 매뉴얼에 따라 눈을 감고도 조리할 수 있게 한다.”

청년 창업주는 얼마나 되나.
“치킨대학에 월 150명이 들어오는데 3~4년 전부터 39세 미만 비중이 70%까지 올랐다. 청년 실업률이 굉장히 높다 보니 취업이 아닌 창업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 많다. 청년 점주의 장점은 스마트폰 활용을 잘해서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에 강하다는 점이다. 매출이 한 달에 6000만원 나오면 장사를 잘하는 것인데, 그 이상을 하는 청년이 많다.”

기억에 남는 청년 점주가 있나.
“작년, 팔에 문신을 하고 머리를 샛노랗게 염색한 스물네 살 청년이 치킨대학에 와서 걱정을 많이 했다. 오픈하고 부산 매장을 찾아갔더니 한 달 매출이 4000만원을 넘었더라. 하루에 치킨 70마리를 튀겨야 가능한 숫자다. 알고 보니 강사한테 1시간씩 몰래 특강을 부탁해서 공부한 덕분이라고 했다. 석 달 후에 연락했더니 (월 매출을) 4800만원까지 올려놨더라. 이제 그 친구는 2호점을 고민하고 있다.”

청년 창업 증가에 BSK가 도움 되고 있나.
“BSK는 BBQ 창업 DNA와 맞닿아 있다. BBQ는 임차료가 적은 이면도로에 가족들이 와서 치킨을 먹을 수 있는 매장에 오픈한다는 게 핵심 DNA다. 그렇다 보니 작은 매장에서 배달하는 사업 구조를 만들었고 이를 BSK에 심은 것이다. 목표가 하루 70마리(매출 150만원)를 파는 것인데, 일주일 만에 점포당 평균 하루 매출 200만원이 넘었다. 반년 만에 100개 점이 문을 열었고 다음 해에는 400개 점, 이제는 매일 1.5개 점이 오픈하고 있다. BSK 모델로 성공한 24, 26세 형제가 있다. 이 형제가 대학교 때 BBQ 9평짜리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한 달 매출이 9800만원 나오는 걸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종잣돈을 모아서 BSK를 연 첫 달 매출이 6000만원이었다. 2호점을 냈는데 여긴 매출이 1억원을 넘었다. 3호점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