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볼로’는 이탈리아어로 ‘비상하다’라는 뜻이다. 이재욱 대표는 “피자알볼로가 피자 업계의 대표 기업으로 비상하는 모습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 백예리 기자>
‘알볼로’는 이탈리아어로 ‘비상하다’라는 뜻이다. 이재욱 대표는 “피자알볼로가 피자 업계의 대표 기업으로 비상하는 모습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 백예리 기자>

2005년 7월, 조리학을 전공한 두 형제는 서울 목동에 약 20㎡(6평) 남짓의 작은 피자집 ‘피자알볼로’를 열었다. 아버지가 주신 전세자금 2500만원을 초기 자본금으로 활용했다. 형제는 피자를 사랑했고, 피자처럼 맛있는 음식이 ‘비만 주범’ ‘인스턴트 음식’으로 저평가받는 것이 안타까웠다. 이런 인식을 바꿔보기 위해 비싼 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하고 ‘건강한 피자’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집밥 같은 피자’를 목표로 수백 번의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진도산(産) 친환경 흑미를 사용해 개량제(식품 첨가물) 없이 효모(이스트)만으로 72시간 동안 저온 숙성시켜 피자알볼로만의 특제 도우(피자 반죽)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탈리아산 토마토를 사용해 매장에서 직접 만든 소스, 뉴질랜드산 원유로 만든 치즈, 이탈리아산 고급 천연치즈, 호주산 생목심을 활용해 피자를 완성했다. 피클 역시 조미료, 방부제 없이 매장에서 국내산 오이로 직접 만들었다. 두 형제는 ‘피자에 성심을 다한다’는 신념을 무기로 장사를 이어나갔다.

그 결과 피자알볼로는 내 아이에게 좋은 재료로 만든 고급 피자를 먹이고 싶은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방송국에서도 앞다퉈 피자알볼로를 취재해갔다. 올해로 창업 13주년을 맞은 피자알볼로는 현재 전국에 280여개의 가맹점을 두고 있다. 가맹본사 매출액은 2012년 10억원에서 2017년 362억원으로, 가맹점 총매출액은 2012년 120억원에서 2017년 1300억원으로 증가했다.

피자알볼로가 13년간 피자 시장에 진입한 수많은 피자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은 비결은 무엇일까. 서울 양천구에 자리한 피자알볼로 본사에서 이재욱 알볼로에프앤씨 대표를 만나 인터뷰했다.


피자알볼로가 1·2인 가구를 겨냥해 출시한 ‘빛나라세트’. <사진 : 피자알볼로>
피자알볼로가 1·2인 가구를 겨냥해 출시한 ‘빛나라세트’. <사진 : 피자알볼로>

경쟁이 치열한 한국 피자 시장에서 독자 브랜드로 성장했다. 창업 13주년을 맞은 소감은.
“운 좋게 이 자리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감사하다. 혼자 이뤘다기보다는 가맹점주와 전 직원이 매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품질에 집중해 좋은 피자를 만드는 데 신경을 많이 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피자알볼로가 지난해 ‘2017 한국 프랜차이즈 대상’ 대통령 표창이라는 큰 상을 받은 것도 ‘100년 가는 가게’라는 브랜드 가치 실현을 목표로 묵묵히 본사와 함께 해오신 가맹점주님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정직하고 투명하게 경영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해외에도 한국식 수제 피자를 널리 알리고 싶다.”

한국식 피자가 어떻게 다른가.
“한국식 재료, 토핑을 이용해 만든 것이 한국식 피자다. 우리나라의 질 좋은 감자, 단호박 등 지역 특산물을 이용해 만든 피자를 널리 알리고 싶다. 한국식 피자 도우는 외국 피자보다 더 쫄깃하다. 한국인이 그런 식감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통할 한국식 피자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가맹본사 매출이 꾸준히 늘어난 비결은.
“성공을 가르는 것은 결국 ‘품질’이다. 피자의 맛과 품질에 대한 원칙을 잘 지켰다. 제품이 맛있으면 고객은 알아서 찾아온다. 피자알볼로가 창업 초기 입소문만으로 인기를 끌게 된 것처럼 말이다. 또한 피자알볼로는 아주 신중하게 가맹점주를 뽑는다. 피자 업계는 노동 강도가 높기 때문에 직접 피자를 만들고 배달도 할 수 있는 분을 먼저 고려한다.”

형제가 같이 사업을 하는 장단점은 무엇인가.
“사업 파트너(이재원 알볼로에프앤씨 부사장)가 형제고 가족이다 보니 의지가 많이 된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단점은 형제라도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가끔 의견 충돌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일례로 제품을 개발할 때, 동생은 제품을 그 자체로만 보고 더 좋은 재료, 맛있는 재료를 써서 고급 피자를 만들려고 한다. 내가 숫자에 밝은 편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전반적인 경영을 맡고 있기 때문에 원가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데 이럴 때 충돌이 생긴다. 결국 서로 타협을 하다 보면 더 좋은 제품이 나온다.”

어깨피자, 꿈을피자 등 독특한 이름의 피자가 많다. 메뉴 이름 개발은 어떻게 하나.
“구성원 대다수가 젊다 보니 좀 더 창의적이고 좋은 생각을 많이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자연스럽게 얘기하다가 아이디어를 막 던지고 그런 와중에 제품 이름이 나온 경우가 많다. 누군가 ‘힘드니까 어깨피자?’라고 말을 던지면 ‘그래. 다양한 재료를 넣어 피자를 만들면 먹고 힘이 나고 어깨가 펴질 테니까 ‘어깨피자’ 좋다!’고 하는 식이다.”

가맹점주와의 소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피자알볼로는 1년에 4회 ‘장인 교육 세미나’를 실시해 본사와 가맹점주 간 소통의 자리를 마련한다. 또한 본사가 지원하는 매장 환경 개선 프로젝트, 점주 가족들과 함께하는 하계 글램핑, 지역별 간담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점주협의회 발대식을 열고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경영전략을 수립하기도 했다.”

해외진출 현황과 목표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에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진출했다. 중국에서 25년간 외식업을 하신 중국분들이다. 파트너사를 오랜 시간을 들여 철저하게 검토했다. 까다로운 중국법을 준수하면서 적법하게 진출했고, 마스터 프랜차이즈 피(fee)도 좋은 조건으로 받았다. 현재 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미국에서도 사업 의뢰가 들어오고 있다. 중국 가맹사업에 집중한 뒤 단계적으로 다른 국가에 진출할 계획이다.”


▒ 이재욱
1976년생, 세종대 조리학과, 경희대 외식산업 CEO 과정 수료, 태원 피자 도우 연구·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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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자가 직접 해외에 진출하는 대신 현지 기업과 계약한 후 가맹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일정 지역에서의 가맹 사업 운영권을 판매하는 방식. 가맹 사업자는 투자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로열티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진출국의 시장 동향 파악, 법률 분쟁, 상권 분석 등 국내 사업자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절차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