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40대 민선 시장의 기록을 세운 오세훈(吳世勳, 45) 서울시장. 그는 강북 균형발전, 일본 도쿄 수준의 대기환경 개선, 오페라하우스 이전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그의 향후 공약 구체화 플랜 및 시정활동 계획을 들어봤다.

6월17일 오후 2시30분 서울 시청 옆 금세기빌딩 4층에 서울시장 직무 인수위원회(인수위) 사무실에서 만난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의 얼굴은 반쪽이 되어 있었다. 눈은 아직도 피로가 가시지 않은 듯 껌뻑이는 것조차 힘겨워 보였다. 50여 일간의 선거운동에 따른 후유증이었다. 오 당선자는 “선거 후 10여 일이 훨씬 지났는데도 피로가 풀릴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며 걱정이다.

오 당선자는 <이코노미플러스>와 인연이 깊다. 2004년 창간호(11월호)부터 2005년 10월호까지 1년 동안 ‘오세훈 변호사가 만난 사람’이라는 꼭지 명을 달고 유명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해왔다. 어윤대 고려대 총장을 비롯해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박병엽 팬텍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당시 하나은행장),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황영기 우리은행장, 김명곤 문화부장관(당시 국립극장장),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손병두 서강대 총장, 금난새 유라시안필하모닉 CEO, 이채욱 GE코리아 회장,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등. 이들 중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김명곤 국립극장장, 금난새 유라시안필하모닉 CEO는 문화계 쪽 인사들이다.

오 당선자는 이들을 통해 문화의 중요성을 더욱 굳히고 그의 문화공약을 만들어 갔으리라 짐작된다. 오 당선자의 표정에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그의 건강부터 챙겼다.

- 아직도 피로해 보이는 것이 선거기간 중 체력소모가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주 힘들었어요. 정말 정신적 스트레스가 대단했습니다. 내가 선거에 뛰어든 건 4월9일이고 선거는 5월31일이었어요. 경선에 뛰어들기 1주일 전부터 경선 참여 여부를 고민했으니 딱 두 달 만에 8kg이 빠진 셈이죠. 요즘은 체력을 보강하려고 일부러 밥을 더 먹는데 체중이 늘지 않아요.

- 철인 3종경기와 비교할 때 어느 것이 더 힘든 것 같습니까.

사실 그건(철인 3종 경기) 즐기기 위해서 하는 것이잖아요. 선거는 육체적 외에도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니 더 힘든 것 같습니다.

- 앞으로 시정을 제대로 이끌어가려면 그래도 건강관리를 해야 할 텐데요.

지금은 정신이 없어 운동 같은 건 못합니다. 그래도 한숨 돌리면 건강을 좀 챙겨야겠지요. 이제 내 몸이 내 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선거운동 기간 중 불길한 생각이 들었던 적은 없습니까.

늘 불안했어요. 상대편(열린우리당)에서 내 하자를 계속해서 찾고 다닌다는 정보를 듣고 있었습니다. 내 재산 및 재테크는 물론 친구와 처남까지 조사하고 다녔던 모양입니다. 장모님이 땅을 판 것까지도 조사했다고 하니까요. 짧은 2주 동안 혹독한 검증을 받았는데 결국 (하자가) 나온 게 없었습니다.

- 지충호 사건으로 당시 많이 놀랐던 것 같은데요.

많이 놀랐죠. (범행 대상이) 오세훈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사건이 난 이후로는 선거운동이 위축된 게 사실이었습니다. 그 사건 전까지만 해도 대중과 부대껴가면서 선거운동을 했지만 이후론 주로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만 간단한 스킨십을 했을 정도였지요.

- 잠시 출마 전으로 되돌아가보죠. 서울시장에 출마하게 된 진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입니까.

특별하게 그런 건 없습니다. 다만 고민은 크게 두 가지였어요. 과연 ‘내가 나가는 게 의미가 있을까’와 ‘나가서 이길 수 있을까’였습니다.

사실 경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48명의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지구당위원장)과의 스킨십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들이 투표를 할 수 있는 대의원 선출권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당시 두 후보(맹형규, 홍준표)는 경선을 1년 전부터 준비해왔습니다. 그런데 나는 그렇지 못했잖습니까. 지구당위원장들과 ‘정’을 쌓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데 그 사람들을 한 번 만나서 ‘도와 달라’고 하면 과연 도와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2주라는 시간은 그들을 모두 만나기에 힘들정도로 짧았습니다. 나 스스로도 (경선에서 이기는 것이) 난센스라 생각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럼에도 출마를 결심한건 경선 분위기를 띄우자, ‘당을 구하자’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해줄 것을 당이 요구했지요. 경선 출마 선언 후 1주일 만에 내 지지도가 확 올라갔습니다. 출마 당시만 해도 더블스코어로 뒤떨어졌었는데 1주일이 되니 유력 후보들과 지지도가 비슷해졌어요. 그리고 경선을 3~4일 남기고는 내가 최고였지요.

그러자 견제가 시작됐습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대의원들 손을 놓고 있던 지구당위원장들이 나서기 시작했던 겁니다. 이대로라면 ‘오세훈이 될 것 같기 때문’이었던 겁니다.

경선 당일 알다시피 나는 대의원투표에선 다른 후보에게 졌습니다. 조직적으로 움직인 표 때문이죠. 내가 이긴 것은 여론조사와 국민 참여 선거인단에서 였어요. 지방에선 국민 참여 선거인단의 투표율이 10%정도밖에 안 됐지만 서울에선 25%에 달했습니다. 이분들이 작정을 하고 오세훈을 밀자고 나섰던 겁니다. 그날이 평일이었으며 뙤약볕 아래서 몇 시간이나 기다려야 했는데도 말입니다.

(한나라당은 이번 지방선거 경선을 당 최초로 국민 참여형으로 꾸몄다.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을 전체 경선의 30%만큼 참여시키고 20%의 여론조사를 따로 반영하는 방식이다. 당 바깥의 국민의 뜻과 어긋나는 후보가 당내 조직력만으로 선출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자는 취지였다.

한나라당은 전화를 걸어 서울에서만 3549명의 시민들을 선거인단으로 구성했고 이 가운데 1020명이 현장에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경선 현장에 나온 시민 선거인단에 대한 한나라당 지도부의 배려가 부족했다.

한나라당 소속 당원들과 달리 이들은 3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려야 경선 현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또 전체 36개 투표구 중 30개가 당원 및 대의원들 전용이었고 일반 시민용 투표구는 6개에 불과했다.

당원용 투표구에는 1개당 200여 명의 투표자가 배정된 반면 일반 시민용 투표구에는 1개당 600여 명의 투표자가 배정됐다. ‘국민’들은 턱없이 부족한 투표구 앞에서 또다시 긴 줄을 서야 했다.)

- 이젠 인수위 얘기를 해볼까요. 요즘 말이 많던데 주요 인사들의 인선 배경에 대해 얘기해 주십시오.

인수위 위원장으로 두 명이 선출됐지요. 역대 서울시 인수위는 늘 논공행상과 같았습니다. 인수위 위원장이나 분과 위원장 모두 정치인이었거든요.

우리의 경우 위원장 중 한 분을 서울시 퇴직 공무원인 제타룡씨(63)를 모셨습니다. 이 분은 능력이나 경력, 인품 모두에서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존경받는 인물입니다. 다른 한 분은 최열(57) 환경재단대표입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대승했습니다. 서울시 구청장과 시의원 당선자 대부분이 한나라당 소속 아닙니까. 때문에 자체적인 견제 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민단체 대표들 중의 한 분인 최 대표를 모시게 된 겁니다. 사실 환경 쪽에서 그 분만한 사람,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인수위원회 위원들 중 국회의원은 세 명밖에 없습니다. 그 왼 모두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죠. 내가 직접 만나기도 하고 전화를 걸기도 해서 부탁했습니다. 이들 중 선거를 도와줬던 분도 물론 있고 그렇지 않았던 사람들도 있습니다.

- 인수위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습니까.

인수위 시스템은 크게 투트랙(two track)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하나는 전문가로 선정된 해당 분과위원회가 서울시의 해당 분과와 계속 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내용은 내 공약을 어떻게 하면 시 정책과 가장 잘 접목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우수한 인재들이 모인 시정개발연구소에서 공약을 수정, 보완, 심화하는 것입니다. 인수위가 끝날 때쯤 이 둘이 만나 종합된 ‘백서’를 냅니다. 이것으로 시정을 펼쳐가는 것입니다. 6월 말이면 백서가 나올 겁니다.

- 인수위에서 토로하는 애로사항 같은 것은 없습니까.

없습니다. 오히려 협조를 너무 잘해주신다고 해요.

- 7월3일 서울시장 취임 후 첫 출근은 혹 대중교통을 이용해 볼 생각은 없습니까.

이런 저런 구상으로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는데요, 지금 그 말을 듣고 나니 그렇게 해 볼 마음도 생겼습니다. 좋은 제안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 40대 젊은 시장에 대한 서울시 공무원들의 반응은 기대 반, 염려 반인 것 같습니다. 특히 젊은 시장이니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가 우세해 보입니다. 그런 인사를 할 계획인지요.

나는 인사에 두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안정과 공정이 그것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파격적인 인사는 하지 않을 겁니다. 1년 반 정도 시정을 꾸려보고 문제점이 생기거나 효율성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볼 계획입니다. 물론 이것이 꼭 그 때가서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런 것도 염두에 두겠다는 거지요. 하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서울시 내부에 양질의 인재들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싱크탱크조직을 별도로 둘 계획인가요.

시정개발연구원 등 기존에 있는 조직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필요하면 보강하는 형태가 될 겁니다.

- 각양각색의 시민 정서를 어떻게 파악하고 반영해갈 계획인지요.

예컨대 갈등 조정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이건 나만의 노하우이기도 한데 ‘현장에 뛰어들어 함께 고민하는’ 것입니다. 알겠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갈등 조정을 업으로 해온 변호사입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내가 어떤 사건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건이 잘 안 풀리는 거예요. 이는 대부분의 의뢰인이 나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았을 때 발생합니다. 유리한 것만을 이야기했기 때문이죠. 그러니 재판을 진행하다보면 불리한 것이 툭툭 튀어나옵니다. 나는 이럴 땐 당사자를 더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럼 사건이 잘 풀리거나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의뢰자로부터 원망은 듣지 않습니다. 내가 최선을 다한 걸 알기 때문이죠.

따라서 향후 시정운영에서 갈등이 생기면 피하지 않고 시민들을 더 만나려고 합니다. 그러면 설사 당사자에게 불리한 집행이 된다 할지라도 불만은 줄어들고 신뢰는 높아지리라 생각합니다. 피하는 것 절대 안 됩니다. 좀 몸이 피곤하더라도 행정의 효용을 높이기 위해 이 방식으로 나갈 겁니다.

- 전임 이명박 시장이 추진해온 사업 중 계속 추진할 사업은 무엇이고, 개선내지 변경할 사업은 무엇입니까.

웬만한 것은 거의 다 그대로 계속 추진해갈 계획입니다. 좀 변경할게 있다면 ‘오페라하우스’이전입니다. 최근 반대에 부딪히고 있는데 이유는 의견수렴이 미약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예술계에서도 환경계에서도 반대하는 겁니다.

하지만 생각해봅시다. 서울에 랜드 마크라 부를 만한 곳이 있습니까. 오페라하우스 건립 얘기는 당초 서울의 랜드 마크를 만들자는 데서 나왔습니다. 랜드 마크가 뭡니까. 자 보세요. 외국인이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와서 88도로를 타고 서울 오는 중에 노들섬 오페라하우스를 바라볼 겁니다. ‘저게 뭘까’하고요. 그리곤 돌아가던 중에 그 앞에서 사진을 찍고 그 안에서 즐기기도 할 겁니다. 또 ‘다음에 또 와야지’ 생각하겠지요. 그게 랜드 마크입니다. 그런데 서울에 그런 랜드 마크가 있나요? 끽해야 서울타워 정도입니다. 근데 그건 좀 아니다 싶고…. 그런데 랜드 마크는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술계에서 반대하는 이유는 왜 판소리도 뮤지컬도 아닌 오페라냐는 것입니다.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도 공연일정을 못 채우는데 말이죠. 다시 한 번 말하건대 서울엔 랜드 마크가 필요합니다.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 호텔처럼 아니면 한강에 첨탑을 세우자는 특이한 아이디어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논의구조가 없었다는 것이에요. 그걸 계획하면서 공청회 몇 번 했을 뿐이죠. 그러니 5000억원이 들어가는데 그 정도면 중규모 문화시설 4개, 지역 도서관 10개를 세울 수 있는 돈이라고 반대하는 겁니다. 특히 서민 입장에서는 무슨 오페라냐고 반대하는 것이죠. 5000억원을 들이는 대규모 사업인데 대충 들어 집행하는 것은 안 될 말입니다.

대중버스와 연계한 셔틀버스의 운용도 고려하고 있어요.

- 선거운동 기간 중 내세운 공약사항들 가운데 우선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무엇입니까.

가장 먼저 할 것은 ‘잃어버린 수명 3년을 돌려드리겠습니다(3년 회생)’ 프로젝트입니다. 서울의 대기환경을 일본 도쿄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사업인데 여기엔 4년 동안 1조원이 필요합니다. 전임자(이명박)께서 이미 6000억원을 투자했으니 나는 4000억원만 투자하면 됩니다. 솔직히 4000억원 중 절반은 중앙정부가 지원하니까 서울시에서는 2000억원만 투자하면 됩니다. 우선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경유차에 매연저감장치(DPF)를 장착시킬 겁니다. 대기오염의 80%가 자동차에서 나오고 그중 80%는 경유차에서 나오고 있어요. DPF는 환경을 위해 꼭 필요합니다. 경유차에 DPF 장착을 위해 시가 일부를 지원하고 나머지는 운전자가 부담하도록 할 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합니다. 어쨌든 서울시민의 공감대가 이뤄지면 보다 강화시켜서 서울시에 DPF가 없는 경유 차량은 진입을 제한할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10년 이상 노후한 차의 폐차도 지원할 생각입니다. 사실 노후 차량에서 나오는 매연이 더 심각한 수준이지요.

- 강북 업그레이드 사업은 어떻게 추진해갈 생각인지요.

7월1일이면 도시 재정비 촉진에 관한 법률(이른바 도촉법)이 시행됩니다. 그러면 도촉지구에 지정되는 게 기존 뉴타운사업에 비해 훨씬 인센티브가 많아집니다. 그래서 뉴타운지역들 중  도촉지구를 신청한 곳이 많습니다. 우선 시범지구로 두 곳 정도를 정해 추진할 계획입니다.

- 공약사항들 중 임기 내 꼭 마무리 짓고 싶은 사업이 있습니까.

내 시정의 1순위 목표는 ‘도시 경쟁력 강화’입니다. 수치화하긴 힘들겠지만 도시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자는 것이죠. 수도 서울의 경쟁력은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입니다. 이는 ‘문화’의 개념으로 풀어야 하는데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입니다. 역사와 문화적 토양을 갖춘 서울을 ‘문화’도시로 업그레이드 하자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무역국가입니다. 하지만 싼 인건비 때문에 우리는 중국이나 인도의 제조업을 따라갈 수 없어요. 결론은 ‘생산의 고부가가치화’인데 이는 ‘브랜드 파워’에서 나온다고 확신합니다. 나는 서울을 문화도시로서 ‘브랜드 파워’를 가진 도시로 만들려고 합니다.

관광산업을 예로 들어볼까요. 관광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이고, 인력도 많이 필요해 취업률도 높일 수 있습니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은 1년에 600만 명 정도로 관광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정도로 OECD국가 중 최하위 수준입니다. OECD 평균은 10%정도거든요. 나는 4년 후에 관광객을 1000만 명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특히 질적인 관광객을 늘일 계획입니다. 이를테면 테마관광이 핵심인데요. 서울을 한 번 오면 보고, 얻고, 즐기고, 또 오고 싶어 하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죠. 파리나 로마처럼 말입니다.

-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대수도 개념 통합행정’을 제안했는데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습니다. 즉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실무 분야에선 협의가 가능합니다. 이를테면 교통과 환경문제와 같은 것들입니다. 서울시 교통문제는 대부분 경기 쪽에서 출퇴근 하는 ‘나홀로 차량’들에서 비롯되고 있어요. 또 서울시의 물(상수도)은 경기 북부 구리 쪽에서 옵니다. 그러니 이런 부문을 협의하는 실무적인 면에선 환영하지만 개념 자체에 동의하진 않습니다.

- 선거운동 기간 중 ‘행정도시 계획을 되돌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는데 이의 진의는 무엇입니까.

행정도시 이전으로 인해 서울지역에서 빠져나가는 돈은 3조원, 사람 수는 3만 명 정도에 이릅니다. 시장으로서 아쉬운 것은 당연한 것이죠. 하지만 이미 되돌리기엔 너무 많이 앞서 나갔지요.

그리고 오히려 전화위복일 수 있습니다. 빠져나간 곳에 그 지역에 도움을 주는 시설 등을 세우면 됩니다. 실제 지역의 발전을 저해하는 시설들도 있었거든요. 그 시설이 빠져나간 빈터에 문화컴플렉스, 컨벤션센터, 백화점 등의 주민편의시설을 마련하게 된다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겁니다.

-한·미 FTA 협정 체결이 서울시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십니까. 그리고 대안이 있다면.

다른 부문보다 큰 피해가 우려되는 문화와 농업부문에 대해서만 봅시다. 농업의 경우 서울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특화된 농산품을 생산하는 지방과 자매결연을 한다든지 해서 소비를 촉진시키는 것입니다.

문화부문에서 영화는 스크린쿼터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게 뭐냐면 상업영화는 그동안 스크린쿼터의 보호를 많이 받아왔지만 예술영화나 독립영환 스크린쿼터의 혜택을 별로 못 받았던 게 사실입니다. 극장에선 상업영화가 주로 상영되기 때문이죠. 그러나 예술영화, 독립영화가 영화의 뿌리 아닙니까. 그러니 그걸 돕겠다는 것이죠. 요즘 각종 영화제들이 많습니다. 그러니 좋은 필름들을 서울시에서 사서 그것을 각구별 문화회관 혹은 양재천 같은 공원에서 상영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걸 보면서 시민들은 문화에 대한 눈높이를 높일 수 있을 겁니다. 이런 방식으로 지방정부가 예술, 독립영화를 사준다면 영화의 뿌리는 튼튼해 질 것입니다.

얘기를 꺼낸 김에 문화에 대한 얘기 좀 더하겠습니다. 문화는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재미라는 측면과, 세일즈 포인트라는 두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서울엔 청계천을 비롯해 소하천들이 많아요. 양재천, 안양천 등등이 그것들이죠. 그 곳에서 시민들이 조깅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마임을 하고, 시를 읊고, 바이올린을 켜고, 무용을 하게 된다면 누구든 쉽게 문화를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지금 서울시 문화예산이 3500억원인데 이중 거의 대부분을 도서관 등 시설을 짓는데, 즉 하드웨어에 쓰고 있어요. 그중 10%만 콘텐츠에 써도 시민들은 돈을 안내고 문화를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약속컨대 나는 3~4년 내에 시민들의 문화에 대한 눈높이를 업그레이드 할 겁니다.

세일즈 포인트의 측면에서도 보죠. 도시 이미지, 국가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하면 고부가가치가 생깁니다. 이를 테면 디자인드 바이 코리아, 메이드 인 코리아만으로도 제품을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는 밑천이 생기는 것입니다.

최근 논란이 이는 시청 건립도 이 큰 틀 안에 있습니다. 서울시청을 수도 서울의 허브로 만들자는 것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프로필

출생  1961년 1월 4일

출생지  서울

가족사항  배우자, 슬하 2녀

여가활동  산악자전거

혈액형  A형

감명 받은 책  채근담,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오래된 미래

저서 가끔은 변호사도 울고 싶다 (‘95 수필집), 우리는 실패에서 희망을 본다

학력  1976 중동중학교 졸/1979 대일고등학교 졸/1983 고려대학교 법학 학사/1990 고려대학교대학원 법학 석사(상법)/1999 고려대학교대학원 법학 박사(민사소송법)

경력  1984 제26회 사법시험 합격/1991 변호사 개업/1997~1998 숙명여자대학교 법학과 겸임교수/제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2001~2002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한나라당 미래를 위한 청년연대(미래연대) 공동대표 역임/2003~2004 한나라당 청년위원장, 한나라당 상임운영위원 (최고위원)/2004~ 법무법인 지성 대표변호사/2006.7.3~ 제33대 서울특별시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