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해외취업 사업으로 두드러진 성과를 일구고 있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올 들어 산업인력 재교육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소기업을 중점대상으로 교육 지원비를 지원하고, 교육 프로그램까지 제공하고 나선 것. 다가올 지식사회에 걸맞은 ‘평생학습 도우미’를 선언한 셈이다. 김용달 공단 이사장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공단의 올해 목표를 산업현장의 기능, 기술인력 선진화로 설정했다. 어떤 배경에서 목표를 설정하게 되었는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0년 전 설립돼 민간 부문에서 양성하기 어려운 분야를 중심으로 부족한 산업인력을 양성하는데 집중해 왔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사회 환경이 변했고 지금 우리는 지식기반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런 환경의 변화에 살아남으려면 기존의 기술이나 지식만 가지고는 산업 기술 인력이나 기능 인력이 설 자리를 잃게 된다.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교육 시킬 돈도, 프로그램도 없는 게 현실이다. 이들에게 교육 프로그램과 교육비를 지원하는 사업이 올해 본격 시작한 ‘평생 능력개발 지원을 통한 인적 역량 강화 사업’이다. 지금까지 해온 해외 인력 교류의 내실화, 국가 기술 자격의 현장성, 통용성 강화 사업을 합쳐 향후 공단이 국가 인력 양성의 허브가 되고자 한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격차는 어느 정도인가.

인적자원개발 참여율은 양극화라는 표현을 써도 과하지 않을 정도다. 8%대 78%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우선, 공단은 고용보험기금을 활용해 정부지원사업에 중소기업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것이다. 인재양성을 위한 계획 수립 단계부터, 자문, 학습 과정과 평가 단계까지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날로 심화되고 있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근로자간의 격차를 줄이고자 한다.

-지난 해 12월 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뒤, 내부에 상당한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는데, 개편 방향과 성과를 말해 달라.

외형적인 변화로는 공단 소속의 전국 직업전문학교를 학교법인 기능대학으로 이관하고, 중앙고용정보원은 별도 법인으로 사업 추진을 하도록 했다. 기존 이사 체제를 사업본부로 개편해 책임경영 체제도 구축했다. 우수한 인재는 연공서열을 깨고 발탁해 상위 보직에 임용하거나 개인 역량 평가를 적용해 일부 상위 직급에는 보직을 부여하지 않는 등 경쟁을 통해 조직 경쟁력을 높이도록 했다. 현재는 조직 개편에 따른 내부 조직의 안정과 신규 사업의 정착에 주력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군림하는 공단이 아니라 고객의 만족을 위해 서비스하는 조직으로 변모하고자 한다.

-해외 취업에 대한 관심이 올해도 여전하다. 지난해까지의 성과와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지난해 대학생들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 중국, 호주, 캐나다 등에 616명이 해외취업의 기회를 가졌고, 취업연수과정을 통해 1662명의 연수를 실시했다. 지난 2년 동안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한다. 올해는 한국 인력을 원하는 나라와의 유대를 강화해 지속적인 일자리를 확보하고 새로운 해외 구인처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2년간의 성과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보다 현실적인 연수 및 인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큰 도움을 얻고 있다. 올해는 일본 IT 인력, 중국 비즈니스 전문 인력, 중국, 몽골 한국어 강사, 미국 간호사 취업 분야에서 1000명을 모집 중이고 해외 인턴과정은 호주, 일본, 아랍에미리트, 인도 등을 대상으로 모두 430명을 모집하고 있다.

-해외 취업을 원하는 수요는 많은데 이를 채워줄 공급이 부족하다. 해외 일자리는 얼마나 있는가?

국내 인력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일자리는 80만 개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은 간호사, 초·중·고 교사, IT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 일본은 IT 인력, 자동차 설계, CAD 기술자, 섬유 디자이너, 개호 복지사에 수요가 있다. 중국은 현지 진출 한국 기업에서 요구하는 국제 비즈니스 전문가, 중동지역은 항공 승무원, 간호사를 비롯해 건설인력도 수요가 있다. 그 외에도 서유럽의 IT 인력, 중남미는 현지 한국 기업에서 한국인 채용을 원한다. 이를 합친 숫자가 80만 명에 달한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직무 능력 외에 어학 능력과 현지 적응력이 관건이다.

-해외 취업이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전체 청년실업률은 여전히 높다. 경제에 주는 부담도 큰데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한국 경제가 규모로는 세계 10위권이라고 하지만 삶의 질은 30위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게 현실이다. 비정규직의 고용불안에 따른 노사 간 분쟁 등 고용불안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다. 고용이 안정되면 노사 간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고 본다. 고용 안정을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와 함께 산업 현장이 필요로 하는 직업 능력을 키우는 작업도 중요하다. 우리 공단에서 실시하고 있는 기업 내 인적자원 개발 체제 구축, 성장동력산업의 중간 기술인력 양성, 중소기업의 학습 조직화 추진, 중소기업의 직무 능력 향상 등이 고용안정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시대에 맞지 않는 자격증은 폐지하고 현장성 높은 자격증 제도를 발 빠르게 실시하고자 한다.

-고객만족 경영을 내세우고 있는데 공단 서비스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2005년 하반기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서 실시한 고객센터 만족도 조사에서 우리 공단은 전체 공공부문에서 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대외 민원 서비스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 결과다. 분기별로 고객 만남의 장을 열어 공단 서비스에 대한 목소리를 여과 없이 듣고 곧바로 실행해오고 있기도 하다.

약력 : 1948년생. 광주일고 졸업.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경영학 박사. 노동부 고용정책실장. 한국산업안전공단 이사장. 현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