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SKC회장 장녀 결혼

평범한 가정의 샐러리맨 사위 얻어

SK 최씨 가문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5월27일 최씨 가문 3세의 첫 결혼식이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최신원 SKC 회장의 장녀 유진(28)씨. 최 회장은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차남이자 최태원 SK 회장의 사촌형이다. 두 최 회장을 비롯한 가족들은 뜨거운 가족애를 발휘, 신부 댁에 나란히 서서 반갑게 손님을 맞았다.

최신원 회장은 1남2녀를 두고 있다. 장녀 유진씨와 차녀 영진(26)씨는 미국에서 각각 산업디자인과 미국역사를 공부했고, 장남 성환(25)씨는 중국에서 중국역사를 수업중인데 7월 졸업 후 부친의 뒤를 좇아 해병대에 입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유진씨와 백년가약을 맺은 신랑 구본철(32)씨는 엘지그룹 구씨 가문과는 12촌쯤이니 남남이나 다름없고, 오히려 삼양통상 허씨 가문에 가깝다고 한다. 하지만 이도 굳이 재벌가와 연결지으려다보니 나온 말일뿐 평범한 샐러리맨이라는 게 SKC 측의 설명이다. 

유진씨는 3~4년 전 미국 뉴욕에 유학중 친구의 소개로 본철씨를 만났다고 한다. 이들은 같은 아파트에 각각 다른 층에서 살고 있었는데 서로 만나기 전까지는 까맣게 모르고 살았다는 것. 유진씨는 지난해 말 가족들에게 본철씨를 소개했고, 4월 약혼식을 올렸다. 

이들 새내기 부부는 서울 용산에서 둥지를 틀 예정인데 본철씨는 미국계 금융회사에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최신원 회장은 “(신랑 신부의) 얼굴이 서로 닮았다”며 이들의 만남이 천생연분인 것을 연신 ‘강조’하고, “딸(유진)의 음식솜씨가 일품인데다 디자인 감각도 좋아 결혼식에 사용된 장식용 나무도 직접 디자인 한 것”이라며 말문을 여는 내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최 회장은 “신랑 신부가 앞으로 좌우명으로 갖고 살아갈 것으로 ‘절약정신의 생활화’를 당부했다”고 귀띔했다.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 ‘삼지모’ 출범

건강한 긴장관계 유지가 관건 될 듯

민단체, 노동계, 언론계, 문화예술계 및 학계의 인물들로 구성된 ‘삼지모’(삼성을 지켜보는 모임)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노동경제학자인 김형기 경북대 교수, 방용석 전 노동부 장관, 신인령 이화여대 총장, 안병영 전 교육부총리, 이정자 녹색미래 대표, 최열 환경재단 대표, 최학래 전 한겨레신문 사장,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등 모두 8명은 그동안 삼성의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노동, 문화, 환경, 언론, 교육 분야의 명망가들. 삼성 측은 “분기마다 한 번씩 삼성전략기획위원회(위원장 이학수)와 모임을 가져 그룹 경영활동 전반에 대해 조언을 듣겠다”고 밝혔다.

주위의 반응은 긍정과 부정이 엇갈린다. 인물 구성이 무난하다는 평과 함께 삼성그룹의 대 국민홍보 수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우려도 있다. 우려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삼성 측은 “모임 참가자의 보수는 따로 책정하지 않았다”며 모임의 선의를 강조하고 있다. 모임 참가에 응한 김형기 경북대 교수는 “삼성의 태도가 단순히 위기 모면용이 아니라는 판단에서 참가하기로 했다”며 무노조 경영을 고집하고 있는 삼성의 무노조 신화의 허구도 비판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지난 6월12일, ‘삼지모’와 삼성전략기획위원회는 신라호텔에서 점심을 겸한 첫 모임을 가졌다. 2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 모임은 기대와 달리 대화 내용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 측은 “가벼운 첫 상견례 자리라 삼성의 현황을 설명하는 선에서 끝났다”고만 했다. 제법 쓴 소리가 담겨 나올 것이란 예상과 다른 ‘오찬회동’에 대해 기대보다는 우려 섞인 시선이 더 많다. ‘00모’라는 이름의 모임이나 단체가 좋은 뒤끝을 보인 선례가 없었다는 점에서도 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