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플러스>와 미래여성연구원은 지난 5월11일 여성리더들의 인적네트워크를 강화시켜 주기 위한 우앤맨스 네트워크(WoAnMan’s Network) 창단식을 가졌다. 아울러 여성 멘토링에 대한 사례발표도 있었다. 현장 속으로 가보자.

성 멘토링 행사를 시작하기로 한 저녁 7시가 지나자 행사장으로 남녀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2~3명의 남성멘토와 5~6명의 여성멘티로 한 조가 짜여 모두 8조로 구성됐다. 이성으로 짜인 멘토와 멘티 간의 서먹서먹했던 첫 대면은 시간이 지나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지면서 금방 화기애애해졌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김미경 미래여성연구원 원장은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많은 여성들이 멘토와 멘티라는 수많은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면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고 좀 더 빠르게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행사 주최 배경을 설명했다.

김 원장은 여성인력들이 리더로서 성공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돕고, 조직 내 남성리더들에게는 여성인력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경험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우앤맨스 네트워크를 창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행사는 여성을 위한 멘토링을 주제로 한 강의와 여성상사와 남성상사가 바라보는 여성인력의 모습 등에 대한 사례발표로 이어졌다.

김양희 한국여성개발원 평등정책연구실장은 “같은 능력을 가진 여성보다 남성이 더 쉽게 승진하는 가장 큰 이유가 남성에게는 멘토가 있는 반면 여성에게는 없기 때문”이라며 여성멘토링을 강조했다.

한국의 기업문화에서는 여성 개인의 능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여성멘토링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김 실장은 특히 여성멘토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관심, 재정적 지원 등 조직의 지원과 자발적인 참여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례발표에 나선 고정미(37)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정보보호그룹 과장은 “여성이 조직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네트워크를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과장은 필요하다면 남성상사의 차 심부름도 마다하지 말고, 때론 술자리에 참석해 폭탄주도 마시라며 ‘남자처럼 일하고 여자처럼 성공하라’고 역설해 참석자들부터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새로운 관계 만드는 계기로 만들어

최근 신입사원의 3분의1이 여성인력으로 채워지면서 여성멘토링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박정오 CJ 부장은 “공식적인 네트워크로도 문제해결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여성들도 네트워크를 넓혀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점차 여성들이 일하기 편한 시스템이 갖춰지고 있는 만큼 양적인 변화가 곧 질적인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네트워크는 이미 지난해 첫 모임을 가졌으며, 여성리더 회원과 남성멘토회원으로 구성됐다. 네트워크 창단을 계기로 두 달에 한 번 정기모임을 가지기로 했으며, 특별 세미나, 연말 세미나를 통해 정보 공유의 장을 가지고 서로의 든든한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반미숙 신한생명 교육실장은 “그동안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하면서 관계가 계속 없어져 속상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새로운 관계를 만들었다”며 기뻐했다.

한진수 GS홈쇼핑 과장은 “여성들이 직장을 다니면서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됐다”며 “서로 고민을 나누면서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요즘 여성들의 다양한 성공사례가 눈에 많이 띄는 이유도 그만큼 사회에 진출하는 여성이 많아지고, 성공하고자 하는 여성의 욕구가 커지기 때문이다.

아직은 찾아보기 힘든 사회생활 속의 여성의 인맥이 멘토링을 통해 쌓인다면 사회적으로도 다양한 여성인력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에 부딪혀 고민하고 있는 여성들 모두에게 이러한 활동이 많아지는 것은 반길만한 일이다.

plus tip

멘토링 (mentoring)

멘토(mentor)는 ‘경험 있고 믿을 수 있는 조언자·후원자’를 뜻하고, 멘티(mentee)는 ‘멘토에게서 배움과 도움을 얻는 사람’을 말한다.

멘토라는 용어는 3000년 전, 호머의 오디세이에서 유래됐다. 오디세우스가 트로이전쟁에 나가면서 자신의 친구인 ‘멘토’에게 아들의 교육을 맡겼다. 친구 멘토는 오디세우스의 아들에게 선생님, 친구, 부모처럼 대하며 정성껏 키웠다. 10년이 지나서 오디세우스가 돌아왔을 때 아들이 훌륭하게 성장한 것을 보고, ‘훌륭한 선생’이라는 의미로 멘토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됐다. 이런 유래로 멘토가 했던 것과 같은 교육을 멘토링(mentoring)이라고 하게 된 것.

여성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회생활의 선배인 남성들로부터 배울 가장 큰 기술이 여성들 사이에 ‘연계망’을 만드는 네트워킹과 끌어주고 밀어주는 ‘멘토링’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직장여성을 위한 멘토링이 기업체 안에서 이뤄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전무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