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피지는 맨 처음으로 중국과 수교한 태평양 섬나라로서 양국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어놓았다. 이번 방문을 통해 중국과 피지, 그리고 광범한 태평양 섬나라 간 호혜 친선협력이 더욱 큰 발전을 이룩하기 바란다.”

(4월5일 피지 난디공항 도착 후 발표한 서면연설에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지난 4월 초 호주, 피지, 뉴질랜드,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와 남태평양 국가들을 순방하며 ‘은탄(銀彈:금전) 외교’ 전략을 구사했다. 지난 4월5일 쉐라톤 피지 호텔에서 개최된 제1회 중국-태평양제도 경제발전협력포럼에 참석한 원자바오 총리는 향후 3년간 남태평양 도서 국가들에게 30억위안(약3600억원) 규모의 차관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가의 채무를 탕감해주고 이 지역 상품의 수입 관세도 면제해주기로 했다. 모두 정치적 연계가 없다는 단서도 달았다.

중국이 제3세계 국가들에게 이 같은 러브콜을 보내는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에 맞서 ‘세계의 중심’이라는 중화사상(中華思想)의 부활을 꿈꾸는 것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