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제가 내년엔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돌입할까. 경제연구소들은 일단 ‘올해보다는 낫다’는 데 의문부호를 달지 않는다. 그러나 경기회복 속도 면에선 견해차가 분명하다. 논쟁의 핵심은 2006년 경제성장률이 5%대냐, 4%대냐로 압축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5% 성장이 가능하다는 낙관론을 내놨다. 반면 삼성, LG, 현대경제연구원 등은 4%대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관측한다. 국책이냐 민간이냐에 따라 연구소간 시각차가 엇갈린 셈이다.



 본격 회복세 VS 완만한 상승세

 먼저 KDI 의견을 들어보자. 신인석 KDI 연구위원은 “내년엔 경기회복이 본격적으로 이뤄져 잠재성장률(5.0%)을 웃돌 것”이라고 말한다.

성장률 5% 돌파는, 본격적인 경기회복이란 시각으로 정부의 뜻을 반영한다. 잠재성장률이란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뜻한다.

 반면 신중론자인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경제본부장)는 “2006년에 큰 폭의 경기회복은 어렵다”고 단언한다. 그는 4.5% 성장률로 민간 연구소 중에서도 성장률을 가장 낮게 본다. 이들 사이엔 어떤 시각차가 있을까.

 전문가들이 내년 경기를 올해보다 좋게 보는 가장 핵심적 근거는 바로 내수 회복세다. 특히 민간소비가 올해 상반기 중 2.1%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선 게 컸다. 올해 2분기 중 경기 저점을 통과했다는 데 이견은 없다. 그러나 소비 회복세에 대한 평가는 다르다.

 10월13일 내놓은 KDI의 ‘2006년 국내경제 전망’을 보면 “민간소비는 올해 3.6%에서 내년 4.5% 증가율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LG와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을 3.6%와 3.5%로 보는 것과 1.0% 포인트 높게 봤다.

 소비와 함께 내수경기의 또 다른 축인 투자 면에서는 시각차가 더 벌어진다. KDI는 올해 4.6%에서 내년엔 8.5% 증가율로 내년 경기 회복세를 이끌 주요 동력으로 본다. 현대가 5.5%, 삼성이 6.5%, LG가 6.8% 증가율로 본 것과는 달리 최소 1.7%에서 최대 2% 포인트까지 낙관적으로 전망한 셈이다. 반면 삼성, LG, 현대 등 민간 연구소 빅3는 내년 한국 경제가 U자형 모양의 급격한 상승은 없다고 보고 있는 것.

 경제성장률 전망 ‘1% 포인트 차이’는 정부정책 운용방향에 대한 조언에서도 차이가 난다. 신인석 KDI 연구위원은 “경기부양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둬 올해보다 긴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성장잠재력을 넘는 과도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 거시정책은 중립적 운용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도 “경기회복 강화를 위해 정부는 국내 성장의 잠재력을 높이는 데 우선 목표를 둬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내년 한국경제의 발목을 붙잡을 수 있는 복병에 대한 시각은 비슷하다. 일단 유가가 변수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경제연구그룹장)은 “국가 원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80달러 수준으로 상승시 성장률은 3% 내외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한다. KDI가 내놓은 2006년 성장률 5%도 원유가를 55달러로 가정했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특히 8·31 부동산대책의 효과로 건설투자가 국책·민간 연구소 가릴 것 없이 1%대 성장률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 밖에 달러 약세에 따른 수출효과 감소,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경제 성장세 둔화, 국제금리 인상 등 대외 여건도 아직 불안 요소가 크다.

 사실 성장률 4%냐, 5%냐는 서민경제와는 별 상관이 없다는 게 정설. 최근 지속된 경기 및 소득 양극화에 따라 경기회복 기운이 이른바 ‘윗목’에서만 느껴지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까지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0.2%에 그친 게 단적인 사례다. 내년에도 GNI 증가율은 1% 내외에 머무를 전망이다. 결국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란 내년 경제가 ‘아랫목’ 서민층까지 파고들기엔 역부족이란 분석이다.



 주요 뉴스 다이제스트



 삼성전자 화성 2단지에 2012년까지 34조원 투자

 삼성전자가 경기도 화성(29만평)에 세계 최대의 반도체 단지를 조성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2012년까지 총 330억달러(34조65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기존 기흥공장(43만평)과 화성 1단지(19만평)에 이어, 이번 화성 2단지 공장으로 총 91만평 규모의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단지를 조성하며, 매출액도 2012년 6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콜금리 0.25%포인트 인상

 한국은행이 3년 5개월 만에 콜금리(금융회사간 초단기 자금거래 금리)를 연 3.25%에서 3.5%로 0.25%포인트 올렸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4.6%, 내년에는 5.0%로 높아질 것으로 확신하지만, 물가상승률이 내년에 3%를 초과할 것으로 보여 미리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예금·대출 금리를 일제히 인상할 것으로 예상돼 1억원을 대출받은 사람은 연 50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머니 금리상승기 예금보험 갈아타기 참조)



 외국계 펀드 우회탈세 철퇴

 국부유출 논란을 불러온 론스타, 칼리일 등 외국계 대표 펀드들의 조세피난처를 통한 우회탈세가 철퇴를 맞았다. 국세청은 외환위기 이후 국내 부동산 유가증권 투자 등으로 거액의  차익을 남겼던 6개 외국계 펀드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 이 중 조사를 마친 5개 펀드에 법인세, 소득세 등 2148억원의 탈루 세금을 추징했다. 국세청의 외국계 펀드에 대한 대규모 세금 추징은 이번이 처음이다. 5개 펀드에는 론스타, 칼라일 외에 웨스트브룩, 골드먼삭스, AIG 등 중소 펀드 3개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세금 탈루 유형별로 나누어, 조세 피난처의 자회사 명의를 이용해 국내 부동산 등에 투자한 뒤 되파는 수법(조세협약 남용) 1473억원, 해외의 관계사에 실세금리보다 현저하게 높은 이자를 지급해 투자소득을 빼돌리는 수법(해외 이전가격 누락) 302억원, 증권거래세 신고를 누락하거나 위법한 경비 배분 등 기타 373억원을 추징했다.

 한편 국세청은 또 론스타 스티븐 리 전 대표 등 임원 4명을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했으며,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는 10월11일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수도권 재건축아파트 값 하락세 확산

 8·31 부동산대책에 이어 콜금리 인상으로 재건축아파트의 시세 하락세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서울 강남 및 수도권 재건축단지 시세를 조사한 결과, 강남구(-0.33%), 강동구(-0.16%), 서초구(-0.06%) 등 강남권 시세는 하락폭이 지난주 대비 다소 둔화됐다. 하지만 수도권 재건축 가격은 9월 마지막 주 0.14%가 떨어졌고, 10월 첫째 주에는 0.33%, 둘째 주에는 0.68%가 내려 하락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 과천과 광명시, 그리고 의왕시의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노벨경제학상에 로버트 아우만, 토머스 셸링 선정

 노벨경제학상에 아스라엘의 로버트 아우만(75) 헤브루대 교수와 미국의 토머스 셸링(84) 메릴랜드대 교수가 게임이론을 소개한 공로로 선정됐다.

 아우만과 셸링 교수는 각각 게임이론의 선구자인 존내시의 이론을 더욱 발전시켜 게임이론이 실제 협상과정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설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편 헬리코박터균을 발견한 호주 배리 J 마셜과 J 로빈 워런이 생리ㆍ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물리학상은 첨단 광학기기 개발의 토대를 마련한 미국 로이 글라우버, 존 홀, 독일 테오도어 헨슈 박사가 뽑혔다.

 화학상은 프랑스 이브 쇼뱅, 미국 로버트 그럽스와 리차드 슈록 교수가 난치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길을 연 공로로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