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에 위치한 (주)한국항공우주산업은 한국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다. 지난 2003년 국내 최초, 세계 12번째로 초음속 비행기(T-50)의 자체 설계 및 제작, 시험 비행에 성공한 쾌거를 이룩했다. 현재 양산체제에 들어간 T-50은 한국 경제에 항공 산업이라는 새로운 날개를 달아줄 기대주로 각광받고 있다. T-50 제작 현장을 찾았다.

국항공우주산업을 방문하는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보안 교육부터 받는다. 김기환 보안실장은 “첨단 산업인데다 국방에 영향을 미치는 방위산업체인 만큼 보안 교육은 필수”라며 취재 시 유의사항을 설명했다. 공장 전경 촬영 금지를 비롯해 제한 요소가 생각보다 많았다. 취재진 방문 시 규정이 이 정도면, 소속 직원들의 보안 수준은 미루어 짐작이 갔다.

20여분 가량 보안 교육을 받은 뒤, 작업현장으로 이동했다. 널찍한 공장 한쪽에서는 새로운 공장을 세우는지 철골골조가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생산본부에서 항공기 생산을 총괄하고 있는 김철수(48) 상무를 만났다. 생산 현장의 현황에 대해 설명을 하던 중 그가 “지금 활주로에 시험 비행을 마치고 내려올 T-50이 있다”며 안내를 자청했다.

생산본부 건물 옆에 위치한 격납고에서 잠시 기다리자 T-50의 캐노피(조종석) 덮개를 열고 2명의 파일럿이 지상으로 내려왔다. 조종석 앞쪽에 앉아 있던 파일럿은 검은 곱슬머리에 눈자위가 움푹 들어간 외국인 조종사. 중동의 카타르 공군인 그는 T-50 구매 계획을 가지고 온 카타르 협상단 중 한 명으로 최초 시험 비행을 막 마친 참이었다. 땅에 내려선 그는 가벼운 미소와 함께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난해 T-50의 성능이 해외에 알려지면서 시험 비행 의뢰와 계약 협상이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카타르 공군만 해도 원래는 영국의 훈련용 비행기를 사기로 협상이 막판까지 갔다가 T-50을 보고 방향이 급선회한 겁니다.”

T-50 ‘골든 이글’이라 명명된 고등훈련기는 레이더를 장착하고 무장능력을 강화하면 전술 입문기로 변신한다. 기총 및 AIM-9미사일과 폭탄 및 AGM-65미사일 장착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단순히 훈련만 가능한 단계를 넘어 생존능력과 야간작전 수행능력을 더하면 경공격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 공격기의 필수 장비인 레이저와 전자교란장치, 야간 투시 장비인 FLIR(Forward Looking Infra Red)을 장착하면 주간은 물론, 야간 실전 투입도 가능하다.

“이 훈련기의 우수성은 전 세계 공군 조종사 프로그램을 다시 짜개할 만큼 혁신적이라는 데 있습니다. 실전용 조종사를 양성하는 과정이 모두 5단계라면 이 훈련기는 그 중 2단계를 1단계로 단축시킵니다. 그만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죠. 여기에 추가 장비를 장착하면 실전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김경민 생산기술팀장)

T-50의 개발은 1992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도하고 당시 3개사로 나뉘어 있던 KAI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이후 1998년부터는 KAI가 주도하고 미국의 록히드사가 참여하는 형태로 8년만인 올해 양산체제에 돌입하는데 성공했다. 개발비용으로 총 2조 1118억원이 소요된 막대한 사업이었다.

초음속 시험용 제작기를 개발하는 것만 해도 엄청난 시간과 비용 및 인력을 필요로 한다. 시험용 제작기를 양산 체제로 전환하는데 성공할 확률은 10% 남짓에 불과하다. KAI가 이룬 T-50의 제작 성공은 세계 12번째 초음속 훈련기 자체 개발이라는 점 외에, 수요자의 만족을 이끌어내 양산 체제를 갖췄다는 점에도 큰 의미가 있다. 회사 측은 현재 공군에 이미 2대의 양산기를 납품한 상태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측은 T-50의 미래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향후 25년까지 3300여대의 수요가 예측되는 고등훈련기 시장에서 T-50이 약 800~1200대 가량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쟁기종으로는 영국의 호크, 체코와 보잉사가 공동 제작한 L-159, 이탈리아의 M346 등이 있는데, 시장 흐름을 민감하게 포착할 수 있는 국제 에어쇼에서 T-50은 단연 압도적인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40여개국 700여업체가 참가한 두바이 에어쇼에서 있었던 일화 한 토막.

“두바이 에어쇼에 참가했던 우리 직원들을 비롯해 한국 관계자들의 관심은 최고 귀빈인 두바이 왕세자의 발걸음이 어디로 가느냐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영국, 이탈리아 등은 자신들의 전시 공간으로 모시기 위해 물밑 각축전도 치열했죠. 하지만 왕세자는 T-50 전시부스로 왔고, 에어쇼에 참가한 세계 각국의 플레시 세례가 터졌습니다.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눈물이 다 났습니다.”(김철수 상무)

T-50의 주요 판매 예상국가는 UAE(아랍 에미리트연합)을 비롯, 폴란드, 그리스, 이스라엘, 미국 등이다. 그 중 현실적으로 가장 가까이 있는 대상은 바로 UAE로, 왕세자가 에어쇼에서 가장 관심을 보인 기종이었을 만큼 고위층이 T-50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사 측은 “올 3/4분기에는 기종 선정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생산본부 조립생산기술팀장을 맡고 있는 김경민씨(47)는 T-50을 비롯한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생산하고 있는 비행기 제작 현장으로 취재진을 안내했다. 축구장을 두 개 붙여놓은 규모(120m*180m)의 조립공장은 작업장이라기보다는 깔끔한 전시장을 연상케 했다. 공장 곳곳에는 태극기가 있었고, ‘Home of T-50 Golden Eagle(황금날개 T-50의 고향)’이라는 대형 현수막이 맞은편에 붙어 있다. T-50 개발 성공에 대한 자부심이 현장에 그대로 묻어 있다. 공장에서는 신형 T-50을 비롯해 수출용 헬기, K5-1 전술통제기 등이 제작되고 있었다.

“비행기는 제작비용이 워낙 비싸고 수주를 받아 생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자동화 공정이 필요하지도, 효율적이지도 않아요. 물론 설계 및 시뮬레이션에는 첨단 컴퓨터 장비가 동원되고 비행기 안에 설치되는 기기들은 최첨단이지만 이를 실제 제작하는 작업은 전문 인력의 노하우와 기술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본적으로 1일 2교대는 기본인 현장 근무가 1일 1교대로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작업이 진행된다. 김 팀장은 “고도의 집중력과 한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작업자의 집중·피로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비행기 제작과정 중 비행기를 설계하는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기본 모델을 제대로 만드는 일은 무척 중요해요. 지금 공군의 주력기인 F16만 해도 1970년 최초 생산된 모델입니다. 각종 첨단 장비가 발달돼 새로 장착되고 있지만 여전히 주력기인 거죠. 그만큼 설계가 중요합니다.”

사천공장은 현재 월 3대까지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수주에 따른 생산이라 현재는 월 1대 정도 생산 중이다. 수주에서 생산까지 걸리는 기간은 대략 18개월. 대형 항공사인 록히드의 경우 월 20대 정도 생산하고 있다. 최종 조립 단계까지 대략 400단계의 공정을 거치게 된다.

“가장 큰 소비자는 바로 우리 공군입니다. 실전 배치된 F-16 가운데 미국에서 들여온 완제기를 제외한 대부분이 이곳 사천공항에서 제작됐고, 육해공군이 사용하는 항공기가 여기서 제작 납품됩니다. 또한 해외 물량도 수주해 수출하고 있는데, (헬기 제작 공정을 가리키며) 저 아파치헬기들은 해외로 나갈 물량입니다.”

비행기 제작 과정은 무척 정교하다. 제작 과정은 정교한 프라모델을 제작하는 과정과 흡사하다. 크게 비행기 머리 부분(전방동체), 동력 장치가 들어가는 중간부분(중앙동체), 날개, 후미부문(후방동체)으로 나뉘고 각각 부분은 최소의 모듈형태부터 제작된다. 부품공장에서 최초 부품을 만들어 조립장으로 가져오면 각 공정들은 이들을 하나의 모듈형태로 접합시킨다.

“비행기 외형 및 내부 설계까지 완료되고 각종 시뮬레이션을 거쳐 최종 결정되면 비행기 각 부문의 설계와 동시에 도면대로 부품, 모듈을 조립할 틀의 설계도 동시에 합니다. 이를 통해 제작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거죠.”

현장 엔지니어들은 최소 10년 이상의 경력자들로 구성돼 있다. 비행기의 경우 설계에서 요구한 오차와 작업상 오차가 없어야 하기 때문에 각 부분은 구멍을 뚫어 나사 형태로 조립된다. 용접 등 열을 가하게 되면 원재료의 변형이 있을 수도 있고, 오차를 극복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일을 배우는 엔지니어는 속칭 ‘구멍치기’라 불리는 홀 가공 작업 - 리벳, 드릴링 - 부터 배운다. F-16을 제작하는 데는 약 1만 3700개의 구멍을 뚫어야 한다.

“각각의 큰 부분들이 완성되면 컴퓨터로 제어되는 지지대 위에서 최종 조립과정을 거칩니다. 머리와 중간, 날개와 꼬리 부분이 약간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조립돼야 하기 때문에 지지대에는 각 부분의 연결 오차를 측정하는 계측 장비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비행기 동체가 오차 없이 조립됐는지를 최종 검사하는 거죠.”

김 팀장은 15년 전, 크레인으로 각 부분을 옮길 땐 혹시라도 떨어질까 싶어 조마조마 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웃었다. 당시만 해도 도면과 부품을 제공받아 조립하는 라이선스 납품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당당히 투자와 설계에도 참여하는 반열에 오른 셈이다.

“랜딩기어는 만도 위아와 한화에서 납품하고 타이어는 금호타이어에서 개발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받는 하중이 크기 때문에 타이어 하나의 수명은 고작 한 달에 불과합니다. 하나당 가격은 12만원 정도하는데 3개니까 한 달에 36만원이 드는 셈이죠.”

전쟁은 방산업체에는 수요가 창출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라크 전쟁으로 아파치헬기가 많이 떨어져 15대의 주문을 받아 생산하고 있다. 비행기를 개발하는데 드는 비용은 기체 1/3, 엔진 1/3, 탑재장비 1/3이 든다. 탑재 장비의 경우 옵션에 따라 20억에서 50억원가량 소요된다. 이렇게 최종 완성된 비행기는 시험 비행 및 각종 성능 테스트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현재 양산된 T-50은 광주 비행단에 납품됐다.

“부품의 국산화를 묻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큰 의미가 없습니다. 지금 세계 항공기 제작의 추세는 얼마나 낮은 비용으로 효율을 내느냐가 관건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미국처럼 핵심 기술인 엔진을 개발할 수는 없어요. 자체 제작 기술을 갖추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엔진 부품 등은 미국 측이 담당하고, 설계 및 다른 부분의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항공 산업은 각 프로젝트 당 국제 컨소시엄을 통해 얼마씩 돈을 내고 개발해 판매 수익을 나눠 갖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또 산업 특성상 국가의 최고통치자의 결정이 구매 결정에 핵심 요소. 때문에 흔히 대통령이나 수상이 해외 순방을 통해 세일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항공 산업의 최고 세일즈맨은 대통령이라는 말이 있기도 하다.

“현재 회사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주로 군수부문에 집중된 매출을 민간부문이나 해외 수출로 확대를 하는 일입니다. 자체 초음속 훈련기를 제작할 만큼 기술 수준은 이제 어느 경지에 올랐다고 자부합니다.”

오후 1시경 사천훈련장을 출발했던 시제기 2대가 충북 청원의 사관학교 졸업식 축하 비행을 마치고 활주로로 내려서고 있었다. 한국 항공기술 결정체의 위용이 새삼 근사해보였다.

plus tip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어떤 회사?

지난 1999년 10월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은 대우중공업(주)·삼성항공산업(주)·현대우주항공(주) 등 3개사의 항공관련 부문이 하나로 통폐합돼 탄생했다. 같은 해 항공우주산업정책심의회(총리주재), 범 정부차원 지원 결의를 통해 이뤄진 결과였다. 현재의 사천 본사는 삼성항공의 제 1공장이 자리하고 있던 자리로 부품공장, 부품 조립공장, 최종 조립공장이 있다.

“2005년 3월에 현재의 서울 서소문에 있던 본사를 경남 사천으로 이전했고, 오는 9월에는 경남에 위치한 창원공장까지 사천 본사 안으로 옮겨올 계획입니다. 그동안 하나의 회사로 출범했지만 이전 공장에서 각각 흩어져 있던 공장들이 7년 만에 비로소 한 곳으로 모이게 되는 셈입니다.”

생산본부 항공기 생산담당 김철수(48) 상무는 “9월 창원공장이 사천으로 옮겨오게 되면 비로소 100% 통합이 이뤄지는 셈”이라고 했다. 원 사이트 카이(One-Sight KAI)라 불리는 일련의 통합작업을 통해 4년 뒤인 2010년에는 세계 10위권의 항공업체로 도약하는 것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당면 목표다. 회사의 소유 구조를 살펴보면 삼성테크윈, 현대자동차, 두산인프라코어가 각각 2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채권단이 약 10%의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다. 연간 매출은 2002년 9517억원을 정점으로 2003년 8001억원, 2004년 6536억원으로 하강곡선을 그리다 2006년을 정점으로 회복된 상태. 김철수 상무는 “T-50 판매가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2007년부터는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덧붙였다.

3사 통합 후 120개의 팀을 80개로 줄이는 등 자구노력을 통해 회사의 부채비율은 2004년 말 기준으로 306%. 그러나 T-50 개발에 투자된 업체 분담금을 제외할 경우 143% 수준으로 양호하다.

항공 산업은 막대한 제작비와 숙련된 전문 인력, 첨단 기술이 복합돼있다. 때문에 항공 산업은 첨단 과학기술의 꽃이라 불리기도 한다. 항공 산업의 선두주자인 미국의 경우,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개발한 첨단 소재 및 기술이 보잉이나 록히드와 같은 항공사에 그대로 접목되고 있다.

대당 판매가격이 무려 2000만달러대에 달하는 비행기를 제작, 판매하는 일은 일개 회사가 감당하기엔 위험부담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현 세계 항공 산업은 신 모델 설계부터 제작까지 여러 나라의 항공사가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 공동 출자하는 형태로 제작되고 있다. 설계 도면대로 제공된 부품을 단순 조립하는 수준도 상당한 노하우와 인력, 제조 설비를 필요로 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주요 사업은 크게 항공 산업과 우주 산업으로 나뉜다. 대한민국 공군의 주력기인 F-16 전투기의 제작 등 8종의 전투기 및 정보기와 최근 양산체제에 돌입한 T-50을 비롯한 훈련기 사업, 민항기와 군용 헬기 사업이 항공 산업의 주요 골자. 항공 산업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다목적 위성, 초소형 위성, 통신 위성 및 위성촬영을 기반으로 한 항공사진을 서비스하는 영상 사업도 실시 중이다.

plus interview

생산본부를 총괄하는 박노선(50) 상무

“보잉 B-787 개발에 100여명 직원 참여”

-2006년 과제는

크게 세 가지다. 창원공장이 이전하면 단순히 물리적 통합을 넘어 화학적 통합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경영 방식과 자체 문화를 가지고 있던 이질적인 조직을 통합한다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하지만 통합된 이상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현장이 될 수 있는 바람직한 모델을 찾아내는데 공감대를 갖게 하는 게 큰 과제다.

-현재 KAI의 생산 수준은 외국과 비교할 때 어느 정도인가?

현재는 개발과 생산을 연계하는 프로젝트를 주로 한다. 민간 항공기를 예로 들면 좌석수 250~300석에 달하는 보잉 B-787 개발에 설계단계부터 참여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 현재 100여명의 직원들이 프로젝트 참여차 나가 있는 상황이다.

-비행기 제작 및 생산의 핵심은 무엇인가?

소비자가 원하는 납품 시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기간에 맞춰 원하는 품질의 비행기를 얼마나 제대로 만들어 내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제때 납품을 했다고 해도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고가의 장비이기 때문에 말하자면 ‘애프터서비스’가 정말 중요하다. ‘이 부분은 이렇게 개선하면 좋겠다’고 하면 다시 그에 맞춰 고치기도 하고, 필요한 장비를 새로 장착도 해 준다. T-50의 수명은 비행시간 약 8만시간, 기간은 약 30년으로 계산한다. 일단 구매를 했다고 하더라도 30년간 애프터서비스를 해야 한다. 이는 판매만큼이나 중요한 시스템이다. 단순히 항공기 자체 성능만 보는 게 아니고, 후속지원을 효과적으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가도 항공기 구매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항공기 생산 방식의 최근 흐름은.

모든 생산 활동을 본사에서만 하던 방식을 버리고, 상당부분을 외주업체로 점차 확대하고 있다. 비행기 생산은 소량의 수주형식이 기본이기 때문에 생산 현장을 얼마나 유연하게 갖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한국의 항공기 제작 수준은 현재 어느 수준인가?

10년 전인 1994년만 해도 우리의 기술자들이 터키로 F16 조립을 배우러 갔다. 그때 터키 현지 신문에 터키 국방장관이 기고를 대문짝만하게 냈었다. 터키의 우수한 항공기술을 한국에서 배우러 왔다는 식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가 자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해낸 비행기를 터키에 팔게 됐다.



T-50 개발성공 약사(略史)

1992년 ADD(국방과학연구소) 주도 탐색개발 시작

1997년 KAI 주도 체계 계발 착수

2001년 10월 T-50 조립완료

2002년 8월 초도 비행 성공

2005년 8월 양산 1호기 조립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