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를 대표하는 중국대사관 내 상무공사라는 직함은 중국 경제 당국의 한국 담당 대표를 뜻한다. 천저우(陳洲) 상무공사는 1991~1995년까지 한국에서 근무했는가 하면 1999~2002년까지 3년 동안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에서 경제상무참사관을 역임, 한반도 사정에 밝다.

-한·중 교역 1000억 달러 시대를 맞고 있다. 한·중 교역의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1992년 수교 당시 양국 간의 무역액은 50억달러에 불과했으나 2005년도에는 1000억달러를 돌파하여 1119억달러에 다다름으로써 양국 정상들이 2008년까지 무역총액 1000억달러를 달성할 것이라고 한 기존 목표를 3년이나 앞당겨 실현했다. 오늘날 한국은 중국의 여섯 번째 무역 파트너이자, 역시 여섯 번째 로 큰 수출시장이며, 두 번째로 큰 수입 대상국이 되었다. 2005년 11월16일 후진타오 주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발표된 <중한연합공보>에는 2012년까지 양국 간의 무역 교역량이 2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양국 무역발전의 방향을 지적한 바 있다. 이론적인 계산에 의하면 앞으로 7년 동안 양국 간의 무역 교역량이 연평균 12%씩 성장한다면 2012년에는 2000억달러를 초과할 수도 있다. 양국 경제무역 발전의 추이와 잠재력을 보면 성장에 유리한 여건이 상당히 많아서 2012년에는 그 목표가 꼭 실현될 것이라 여겨진다.

-최근 중국 현지 투자를 한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접고 철수하는 등, 중국 비즈니스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푸념이 들린다.

중국의 경제 규모 확대와 시장경제의 성숙에 따라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투자에는 이익을 얻는 동시에 모험도 있다. 모험이 따르지 않는 투자는 없다. 이것이야말로 시장경제의 근본 법칙이다. 중국투자의 실패 사례에 대해 그 원인을 냉정히 분석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한국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성공했다는 점 역시 동시에 생각해야 하며, 이러한 성공 경험은 공유할 만한 것이다.

한국 기업은 중국 시장에 대한 충분한 연구를 통하여 정확한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투자영역을 확대하며 투자 수준을 높여야 한다. 제조업에만 치중하지 말고 점차적으로 기술 보유량이 많고 관리수준이 앞선 서비스업과 하이테크 산업으로 진출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서 보다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가전, 자동차업체들이 한국 시장으로 속속 진출하고 있다. 향후 중국 기업의 한국 진출의 규모와 전망은 어떨 것이라고 보는가.

2005년 중국이 한국의 비금융 분야에 직접 투자한 금액이 5억9000만달러에 달하며 2005년까지 중국이 한국에 직접 투자한 금액은 11억5000만달러에 이르렀다. 물론 한국의 대 중국 투자에 비하면 중국의 대 한국 투자 규모는 극히 미미한 정도지만 앞으로 그 잠재성은 매우 크다.

최근 중국의 한국에 대한 투자가 비교적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데 규모가 큰 인수합병도 몇 번 실시했다. 중국의 몇몇 큰 기업들은 전액으로 매입하거나 한국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는 등 여러 방식으로, 한국의 우세산업 분야에 진입하여 한국의 자동차, 액정모니터 등의 기업들과 협력경쟁을 전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경동방과학기술집단주식회사가 한국 하이닉스사의 TFT- LCD에 대한 인수합병과, 상해자동차그룹이 한국 쌍용주식회사의 주식을 48.9% 매입 등이다. 지금 한국 관련업계 인사들이 쌍용자동차의 생산과 운영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훌륭한 한국 기업인 쌍용 자동차에서 생산된 고품질의 제품이 한국 내수시장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해외시장에서도 중요한 지위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쌍용의 성공은 한국 기업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이다.

앞으로 중국 기업이 해외진출에 나설 것이라는 전반적 전략의 실시에 따라 중국 내에서 기업의 해외투자에 대한 관리를 점차적으로 완화할 것이다. 중국과 한국 사이에 지리와 문화적 근접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에서의 실력 있는 가전, IT, 정보통신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의 한국에 대한 투자가 증가한 것이 양국관계의 발전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한국의 경제 성장과 한국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한·미 FTA와 국가 간 자유무역이 한국 경제계 주요 화두다. FTA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한국이 미국과 FTA를 체결하는 것에 대하여 우리는 한국이 여러 나라들과의 무역협상을 통해서 국내시장 개방을 확대하면서 자국 제품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을 진심으로 바란다.

중국과 한국은 현재 중요한 경제 파트너다. 양국의 관련 연구기관에서는 민간차원에서 중·한간의 FTA체결에 대하여 연구 작업을 하고 있는데, 양국 정부는 긴밀한 교류를 통하여 이러한 공동 연구를 추진하기 위하여 관심과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북한 김일성대학에서 유학, 북한 내 중국 대사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으신 걸로 안다. 남북한을 두루 경험하신 입장에서 향후 남북 관계에 대해 조언한다면.

1999~2002년까지 3년 동안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에서 경제상무참사관을 역임하였다. 현재 중국과 북한 사이의 경제무역 교류가 날로 발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남북의 경제협력이 남북 관계 개선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남북 양측은 경제협력을 힘 있게 추진, 발전시켜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 남과 북이 공동 노력을 통하여 관계가 한층 더 개선,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국사회의 중요 화두인 ‘양극화 해소’가 중국 사회에서도 주요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해법에 대해 당국이 취하고 있는 태도가 다른데, 양극화 해소에 대한 견해가 있다면.

한국정부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어느 정도 성과도 거두었다. 지금 중국에서는 과학적 발전관을 전면적으로 관철하여 발전에 관한 개념을 재고하고 더욱 창의적이고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발전의 질을 높임으로써 사회경제가 전반적으로 조화롭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추진,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얼마 전 열린 중국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통과된 ‘제11개 5개년 계획’은 중국의 경제와 사회가 전반적으로 균형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제시하였다. 중국 농촌의 빈곤과 낙후된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중국은 한국의 경험을 비추어 ‘사회주의 신 농촌 건설’이라는 전략적 청사진을 그려놓고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한국은 우리가 배울만한 경험들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 양국 간의 교류도 활성화해야 한다.

-개인적인 취미, 가족관계, 좌우명은 무엇인가.

독서와 음악 감상, 등산 등을 좋아한다. 최근 골프에도 흥미를 갖고 즐기고 있다. 결혼해서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1991~1996년까지 한국에서 5년 동안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10년 후인 지금 다시 한국에 와 옛 친구들로부터 많은 격려와 도움을 받고 있으며 동시에 다른 한국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있다. 중·한 양국의 경제협력은 지금이 한창이다. 한국 친구들과 함께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한 경제무역의 전반적 협력과 발전을 추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