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플러스>와 W-인사이츠(미래여성연구원) 공동으로 3월8일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22개 공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공기업의 여성인력 활용방안과 경력개발지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는 <이코노미플러스>와 W-인사이츠가 연중기획하고 있는 ‘여풍이 제대로 불면 대한민국이 신난다’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세미나에서 이근주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기업의 인적자원 정책에 대해, 양승주 여성가족부 국장은 가족 친화적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김미경 미래여성연구원 원장은 공기업의 여성인력의 경력개발 플랜에 대해 발표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농산물유통공사, 대한주택공사, KBS 등의 성공사례가 발표됐다. <이코노미플러스>는 이날의 주제발표와 성공사례 등을 지상 중계한다.

 이창희 <이코노미플러스> 편집장 : 공기업의 여성인력의 활용도는 남성보다 크게 뒤진게 사실입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세미나는 어느 때 보다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코노미플러스>는 앞으로 이같은 세미나를 비롯해 여성인력 활성화를 위한 특집기획 등을 통해 한국경제가 신바람을 일으킬 수 있도록 힘이 돼 드릴 것입니다.



 이근주 이화여대 교수 : 최근 국가고시를 통해 여성의 공공부문으로의 진출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여성의 공기업 진출은 이보다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공기업은 정부가 수행하는 경제적 사업을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설립된 준정부 조직입니다. 공기업 직원의 신분도 임원과 과장·대리급 이상의 직원은 공무원으로 간주됩니다. 공기업의 여성인력 현황을 살펴보면 2002년에 임원급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성인력 비율도 15%에 머물고 있습니다. 1998년과 2002년의 여성인력 추이를 보면 그 비율이 3%정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998년과 2000년 당시가 IMF위기였음을 감안하면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에 여성인력이 구조조정의 가장 큰 희생자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투자기관의 직급별 여성인력 현황을 살펴보면 임시직이 45%에 달한 반면 4급 이상은 4% 이하로 나타나 신분도 불안정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러한 통계자료 및 현황에 따르면 공기업의 여성인력 비율은 정부부처에 비해 낮은 수치입니다. 물론 민간기업보다 당연히 낮습니다. 또 하위직과  비정규직 중심으로 분포돼 있으며, 상급 관리직 진출은 미미한 상태입니다.

 남성에 비해 높은 퇴직률로 인해 여성인력 비율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출산 및 육아에 대한 인력대체율이 각각 43%, 50%로 매우 낮은 편이며, 보육시설도 미비합니다.



 양승주 여성가족부 가족정책국장 : 현재 공기업의 여성인력 비율이 낮을뿐더러 관리직의 비율이 더욱 낮은 것이 문제입니다. 이는 공기업에 여성이 진출하기 특히 어려운 중화학분야가 집중돼 있는 것도 한 이유입니다.

정부는 이른바 적극적 조치로 불리는 고용평등 프로그램을 통해 공기업들이 기업 실정에 맞게 현황과 목표를 제시하고 이행하는가를 중점적으로 평가할 계획입니다. 고용평등 이행평가단을 통한 평가를 통해 기업들은 다양한 인센티브를 받거나 불이익을 받게 될 것입니다.

 공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충원과정에 여성지원자가 없다고 하소연하지만 이것도 해당기업이 입증해야 합니다. 채용과정이 얼마나 여성 친화적인지에 대한 기업의 노력도 평가될 것입니다. 또 고학력 여성인력이 경력개발을 통해 관리직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가도 눈여겨 볼 것입니다.

 경력개발 부문에서는 여성들이 빠른 시일 내에 승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가가 평가대상입니다. 여성의 승진할당제를 의무화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중장기적인 경력개발관리에 중점을 둔다는 것입니다.

 특히 여성인력들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승진의 중요요소 중 하나인 전근문제를 고민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를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는 평등하고자 하는 여성의 자세도 중요하지만, 이는 출산과 양육을 담당하는 여성과 가족 부양의 책임을 지고 있는 남성이 함께 풀어야 할 공동의 과제입니다.



 김미경 미래여성연구원 원장 : 공공부문은 민간기업보다 열악한 상황입 니다. 부장급 여성인력과 최근 입사한 여성인력간에는 10년 이상의 격차가 존재해 경력개발 모델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성인력들은 수적 열세로 승진 기회가 차단되고 자연히 권한은 별로 없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됩니다.

 여성 관리자의 경력 장애요인으로도 남성들의 차별의식과 편견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퇴직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육아문제 때문입니다.

 여성인력의 경력개발에 가장 큰 장애요인은 남성 중심적 조직문화와 육아문제로 대별됩니다. 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문화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조직문화는 천천히, 하지만 이를 위한 정책은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합니다. 우리나라 공기업들이 여성인력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에게 충분히 동기부여를 해야 하고, 여성리더 풀(Pool)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합니다. 또 이를 위한 경영진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윤미정 농수산물유통공사 전시기획팀 과장 : IMF 이후 여성인력 비중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여성인력 비율이 15%로 이전보다 2배 정도 늘었습니다. 또 IMF 이전에는 경직된 조직문화로 인해 여성인력들이 문서수발이나 업무보조역할에 거쳤다면 이제는 고유의 전문영역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강한수 대한주택공사 차장 : 2002년 이후 여성인력 비율이 30%에 이르고 있습니다. 올해는 여성인력을 위해 평생교육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여성들은 e-러닝 시스템을 통해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보육시설도 90평에서 200평으로 확대했으며, 보육교사도 6명에서 15명으로 늘렸습니다.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준비해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연옥 KBS 연수원 부장 : KBS는 1996년부터 탁아방을 만들었다. 80평의 탁아방과 50평의 놀이터가 있습니다. 지금은 남자직원들도 육아문제를 똑같이 고민하면서 남자직원들이 아이를 데려오고, 찾아가는 경우도 많이 봅니다. 최근에는 여성협회를 통해 30%에 이르는 여성인력들을 간부로 양성할 수 있도록 경력관리를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