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테이크아웃 커피 시장은 2000억원 규모다. 업계는 매년 10%정도 성장가능하다고 본다. 테이크아웃 커피의 성공으로 다른 외식업에서도 테이크아웃을 표방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대중적인 음식 치킨, 김밥은 물론 립이나 스시 등의 고급 음식도 테이크아웃이 가능하다. 테이크아웃 시장을 둘러보자.
 3월14일 서울 강남역과 역삼역사이. 꽃샘추위가 한창임에도 점심시간을 맞은 직장인들의 손엔 테이크아웃 커피 잔이 하나씩 들려있다. 한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에 커피를 주문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 서있다. “라테 두 개요”, “모카에 들어가는 크림은 빼주세요” 취향에 따라 쏟아지는 주문에 직원들의 손놀림이 바빠진다.

 커피전문점에 있던 사람들은 아직 젊은 샐러리맨들이 대부분이었다. 여유가 생길 때마다 찾는 다는 김민영씨(26)는 “혼자도 오고 친구들과도 온다” 며 “커피 값이 만만치 않아 가장 싼 ‘아메리카노’를 주로 마신다”며 웃었다. 한경진씨(26)는 “하루 한 잔 정도는 꼭 마신다”며 ‘회사 자판기 커피보다는 테이크아웃 커피가 입에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법 연배가 있어 보이는 직장인들도 눈에 띄었다. 이종석씨(42)와 김상인씨(39)는 “자주는 아니지만 오늘처럼 쌀쌀한 날은 몸도 녹일 겸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신다”고 말했다.

 지난 99년 스타벅스의 진출로 포문을 연 테이크아웃 커피 시장은 현재 총 1조 5000억원에 달하는 커피 시장 중 15~20%정도를 차지하며 매년 10%정도씩 성장하고 있다. 업계가 추산하는 액수는 약 2000~3000억원 수준이다.

 이대 앞에 첫 매장을 연 스타벅스는 1호점을 오픈한지 만 5년째 되는 2004년 7월27일에 100호점인 이태원점을 오픈했다. 2006년 3월 현재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15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출액 규모는 약 900억원 수준.

 스타벅스도 스타벅스지만 다른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커피빈, 할리스, 이디야, 자바커피 등이 그 것이다. 이중 스타벅스와 커피빈은 외국에서 들여온 브랜드이고 할리스, 이디야, 자바커피는 한국 고유 브랜드이다.

 1963년 미국 LA에서 설립된 커피빈은 지난 2001년 한국에 첫 매장을 냈다.  전 세계 550여개 매장 중 한국에 54개 매장이 있다. 올 연말까지 65호점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부산 서면점을 계기로 수도권에 국한되었던 사업영역을 지방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다. 올해 매출액은 380억원 수준.

 토종 브랜드인 할리스(Hollys)는 1998년 스타벅스가 진출하기 바로 전, 강남에 1호점을 냈다. 현재 58개 매장이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스타벅스 추진 팀의 일원이 신맛을 싫어하는 우리나라 사람의 입맛에 맞춰 문을 연 것이 할리스”라고 밝혔다. 지난 2004년 매출 102억원, 지난해에는 167억원을 올렸으며 올해 안에 100호점을 목표로 한다.

 롯데리아가 운영하는 자바커피는 2003년 오픈했다. 현재 31개 전 점포가 직영점인데 올해부턴 가맹사업도 벌여 35개의 점포를 늘일 계획이다. 자바커피는 자바트레이딩사(Java TradingCo.)의 원두를 판매하고 있는데, 이 원두는 미국의 미각 콘테스트에서 여러 차례 1위에 입상한 바 있다.

 작년 매출신장률은 68%. 올해엔 110% 성장을 예상한다. 자바커피 관계자는 “현재 강남교보타워, 무교점, 부산시네마점에서 각각 월 매출 9000만원을 기록 중”이라며 “앞으로는 웰빙과 건강을 강조한 음료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넓어지는 테이크아웃

 같은 날 오후의 신촌전철역 부근. 한 도넛전문점 앞에서 만난 이소연씨(22)와 신혜경씨(22). 둘러멘 첼로가 눈에 띄는 둘은 방금 사가지고 나온 도넛을 먹으며 걷고 있었다. 이소연씨는 “수업과 수업사이에 시간이 없다”며 “다이어트도 할 겸해서 점심은 간단하게 때우고 있다”고 말했다.

 테이크아웃 커피가 인기를 끌면서 이제 치킨과 김밥도 테이크아웃의 대열 에 합류했다. 넥스프에서 운영하는 치킨 테이크아웃 전문점 하프앤드는 현재 106개 매장이 있다. 치킨 한 마리 평균 조리시간을 1분40초로 단축해서 영업의 경쟁력을 높였다. 제너시스가 런칭한 테이크아웃 김밥 ‘구슬김밥’은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동그랗게 만들어 소비자들이 쉽게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또 80여종의 메뉴도 구슬김밥의 자랑이다.

 치킨과 김밥이 대중적 음식이라면 스시나 립은 좀 고급스러운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러브바베큐는 이 립을 패밀리레스토랑의 반 가격인 8000원에서 1만 2000원 정도에 팔고 있다. 모든 점포도 5평에서 10평 내외. 일산 행신점은 5평 매장에서 월 매출 1500만원 정도를 올렸다고 한다.

 스시락은 스시를 테이크아웃 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다. ‘간편한 음식 문화’를 모토로 5000~1만원 정도의 비교적 낮은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스시를 기계로 만드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초보자도 쉽게 창업할 수 있다.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차와 함께 먹던 치즈케익. 치즈케익을 간편하게 들고 다니면서 먹게 만든 제품도 나왔다. 코오롱의 스위트카페가 공급하는 ‘티오글라톤 치즈케익’이 그것이다.

 이젠 백화점 식품매장에서도 테이크아웃이 가능하다. 신세계 강남점 식품매장은 지난 2001년 3월 국내 유통업체 최초로 300평 규모, 400여 메뉴를 취급하는 델리존을 오픈했다.

 델리존은 레스토랑에서나 먹는 고급 음식을 마치 햄버거나 김밥 사가듯 할 수 있는 테이크아웃 매장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식품 층 매출이 40% 이상 상승했다“며 주 5일제 근무로 인해 주말 가족 나들이가 많아지는 것도 테이크아웃 매장의 향후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는 요소 중의 하나”라고 답했다.

 테이크아웃을 표방한 상품들끼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업체들의 활로를 찾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띄고 있다.

 치킨전문점 딥엔조이가 만드는 ‘아웃엔조이’는 비슷비슷한 닭고기 제품 중 좀 특이하다. 이준규 마케팅 팀장은 “학생들이 특히 간편한 것, 깔끔한 것을 좋아해 학교 주변 상권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숍인숍’ 매장도 늘고 있다. 숍인숍 매장이란 한 가게 안에 다른 가게가 들어오는 형태를 말한다. 스타벅스는 삼성전자 리빙프라자, 외환·국민·제일은행과 제휴했고, 자바씨티는 KTF 고객서비스 매장 안에 입점해있다.

 테이크아웃 업체들의 고급화 경향, ‘웰빙’을 강조하는 모습도 뚜렷해지고 있다. 스타벅스가 무교점, 광화문점 등을 고급스러운 서재형식으로 꾸민다던지, 아이스크림전문점 배스킨라빈스가 푹신한 소파를 들여놓거나 매장 안에서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던지 하는 것은 고급화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유기농으로 만든 커피만을 공급하는 테이크 어반, 브리즈 등은 웰빙을 강조하는 커피전문점이다.

 현재 테이크아웃이 인기를 끌고 있는 원인은 크게 공급자와 수요자의 측면으로 나눠볼 수 있다. 점포주의 입장에선 소자본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테이크아웃 점의 대부분은 프랜차이즈여서 초보자도 쉽게 창업할 수 있다. 매장의 규모가 작아도 되고 종업원을 많이 둘 필요도 없다. 본업 외 다른 일을 하는 ‘투잡스족’에게 딱 맞는 것이다.

 간편한 것, 깔끔한 것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도 테이크아웃 시장의 전망을 밝게 한다. 맞벌이 부부와 싱글족이 늘고 있다는 것도 테이크아웃 시장이 커지는데 일조한다. 브리즈 마케팅팀 이지영씨는 “아직 나이가 많은 분들은 음식을 싸가는 데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며 “지금 테이크아웃을 즐기는 젊은 층이 연배가 올라간다면 시장은 더 넓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