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왕의 남자’는 꽃미남 붐을 다시 일으키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2월14일 저녁 6시 대한민국 대표기업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강당엔 ‘꽃미남’이 되고자 하는 사원들 150여 명이 우르르 모여들었다. 마감인원 120명을 훨씬 상회하는 숫자다.

  <이코노미플러스>가 주최하고 태평양 미래파가 후원한 ‘성공 비즈니스를 위한 이미지 메이킹 노하우’ 강좌를 듣기 위해 모인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내게시판에 공지한 뒤 세 시간 만에 마감됐다”며 “이런 일은 처음이다”며 놀란 모습이었다. 때문에 실습인원도 대폭 늘렸다. 원래 25명 선이던 실습인원 수를 70여 명으로 확대한 것이다.

 “예쁜 남자요? 좋죠. 이제부터 예쁜 남자 좀 돼보려고요”

 일찌감치 동료 이원경씨(32)와 함께 강당에 자리를 맡아두고 있던 가전연구소 이상택씨(30)는 그들의 앞에 놓여있는 거울과 화장품들을 신기한 듯 만지작거렸다.

 3부로 나눠진 이번 행사는 ‘멘스 그루밍’ 클래스로 시작했다. 김미선 태평양 인재개발팀 강사는 “비누는 만능이 아니다”라는 말로 강좌의 시작을 알렸다. 세안, 샴푸, 샤워 이 모든 것을 비누 하나로 해결하는 남성들의 잘못된 습관을 꼬집은 것.

 강의 초반엔 모두들 쑥스러운 모습이었지만, 올바른 면도법이나 에센스 사용법 등을 조곤조곤 가르쳐 주는 미녀 강사의 강의는 그들의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하나둘씩 수첩에 꼼꼼히 강의내용을 받아 적는 사원들도 생겨났다.

 1부의 하이라이트는 마스크팩을 직접 얼굴에 붙여보는 시간이었다. 하얀 마스크를 쓰고 ‘눈사람’이 되어버린 서로의 모습을 보며 웃던 사원들. 마스크를 뗀 후엔 한결 달라진 자신의 얼굴을 보며 자못 감탄하는 표정을 짓는 사원들도 있었다.

 평소 피부관리에 관심이 있었다는 기술총괄부 김원록씨(32)는 “이번 기회를 통해 잘못 알고 있던 관리상식을 바로 잡게 되었다”며 “만족스러운 강의였다”고 평했다.

 1부를 마치곤 ‘커뮤니케이션’ 클래스가 이어졌다. 이제는 한결 ‘부드러운 남자’가 되어버린 사원들은 강사가 말하는 내용을 큰 소리로 따라하며 성공을 위한 대화법을 익혔다. CS경영센터 김영욱씨(25)는 “꼭 직장에서만이 아니라 제 미래를 위해서라도 필요한 내용”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휴식 후 3부에선 이제니 제일모직 마케팅팀 강사가 세련된 옷 입기 방법을 이야기했다. 그는 “남자들의 평상복도 이제는 ‘추리닝’에서 벗어날 때”라며 비즈니스 미팅을 위한 옷차림, 출장시를 위한 옷차림, 일상적인 근무를 위한 옷차림 등을 프리젠테이션 했다.

 ‘이준기 신드롬’으로 대변되는 예쁜 남자시대. 남성성 안에 갇혀있던 ‘아름다움’은 이제 또 다른 비즈니스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