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이사는 명함을 건넬 때마다 상대의 시선이 움찔거리는 걸 경험한다. ‘CIA’라는 회사 이름 때문이다.

 “2002년 회사 이름을 ‘천일안’에서 ‘CIA’로 바꿨습니다. 정보기관이 연상되는 부정적인 면도 있긴 하지만 쉽게 각인되는 장점이 더 크더군요.”

 씨아이에이는 ‘기업이전 전문가 그룹’이란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있다. ‘이사’란 낯익은 단어를 두고 굳이 ‘기업이전’이란 생소한 용어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강좌포 사장(71)은 “기업이전은 사무실, 공장, 연구소 등을 옮기는 것”이라며 일반 이사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한다.

 “연구실의 첨단 장비, 공장의 중량물을 이삿짐 나르듯 옮길 수야 없지 않습니까? 각 공정에 맞게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한 방법으로 이전해야죠. 특히 기업이전의 핵심은 예정된 시간에 이전을 끝내 회사 업무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겁니다. SK 신사옥 이전 같은 경우 두 달 동안 준비해 15일 동안 야간작업을 했고, 모 언론사 이전 때는 신문이 안 나오는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풀타임으로 작업해 해당 기업이 일을 처리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했습니다.”

 기업이전에는 그에 따른 공정과 기술이 따로 있다는 이야기다. 씨아이에이가 ‘기업이전 전문가 그룹’임을 자처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 사장은 “씨아이에이의 뿌리인 통인익스프레스 특수사업본부 시절부터 쌓아온 15년 노하우는 그 누구도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것”이라며 자부심을 나타내 보였다.

 여기에 업계 최초로 도입한 5톤 무진동 차량과 플랫보드 PVC시트 등 기업이전에 필요한 첨단 장비도 씨아이에이의 자랑거리다. 한마디로 기업이전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는 이야기.

 그러나 정작 강 사장은 씨아이에이만의 강점으로 직원들의 열정과 서비스 마인드를 들었다.

 “직원들이 고객과의 접점에 있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게 서비스 마인드입니다. 이를 강화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서비스 교육을 받고 있고, 작업 후 고객들로부터 꼭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해 개선점을 찾고 있습니다. 젊은 직원들이 기업이전 전문가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는 점도 회사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2004년부터 업무개선 제안제도를 시행, 포상하고 있는데 그렇게 채택한 개선안이 곧바로 안전과 편의로 이어져 작업 효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사무실 이전 시 작업자들이 가장 애를 먹는 것은 파티션이다. 면적이 커 많은 수량을 한꺼번에 처리하지 못하고 캐리어 밖으로 튀어나온 부분에 발목을 다치곤 하기 때문이다. 이런 난제는 제안제도가 도입된 그 다음달 바로 해결되었다. 한 직원이 평평한 캐리어의 네 모서리에 파이프를 꽂아 그동안 눕혀서 놓던 파티션을 세워서 이동시킬 수 있게 한 것.

 경기 여파로 이전업계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강좌포 사장이 올 매출 목표인 55억원 달성을 자신하는 이유를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