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26일 인도양에서 발생한 대지진과 쓰나미(Tsunami; 지진해일)는 남아시아는 물론 멀리 아프리카에서도 많은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발생할 정도로 큰 재앙이었다. 피해 정도를 완전히 파악하기조차 힘든 상황이고 또 시간이 경과될수록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어 세기적인 대재앙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쓰나미가 남아시아 경제에 미친 영향은 어떨까.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분야는 사망, 실종, 이재민 발생 등으로 인한 인명 손실이다. 1월12일 현재 총 15만7576명이 사망한 가운데, UN은 사망자 수가 최대 20만 명에 이를 것으로도 추정하고 있다. 실종자 또한 3만여 명에 다다르고 있으며, 쓰나미로 인해 발생한 이재민 수도 약 15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쓰나미의 피해지역이 주로 해안지역인 관계로 관광시설과 어업 부문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주요 국가별 피해 현황을 살펴보면, 인도네시아는 아체주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반다아체 시가지를 비롯해 많은 사회간접자본과 관광시설이 파괴됐다. 태국의 경우는 284개 호텔(1만2200여 객실)과 주택 5000여 가구 등이 파괴됐다. 말레이시아는 관광리조트와 반도체회사가 몰려 있는 페낭 섬을 중심으로 케다주, 페락주, 셀랑고르주 등이 쓰나미의 피해를 받았으나, 기업들이 많이 몰려 있는 공단이나 항만, 페낭대교 등 주요 산업 관련 시설들은 피해를 받지 않았다. 인도양의 몰디브는 관광업과 함께 어업 분야도 큰 피해를 입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이용하는 리조트호텔 87개 중 19개가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랑카는 트린코말리, 칼레 등에서 해안선을 따라 설치돼 있던 철도, 도로, 교량 등 사회간접자본이 많이 파손됐다.

이번 지진 및 쓰나미로 인한 남아시아 지역의 피해액은 정확한 산출이 어려운 가운데 대개 10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BBC>에 의한 국가별 피해 규모를 살펴보면, 인도네시아 22억 달러, 인도 16억 달러, 스리랑카 13억~15억 달러, 몰디브 13억 달러, 태국 12억 달러 등이다.

 이번에 많은 피해를 입은 이들 국가는 모두 관광산업이 주가 되는 국가들이라는 데 이번 쓰나미의 심각성이 있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에 따르면, 관광산업이 국가의 최대 산업인 아프리카의 세이셸과 인도양의 몰디브를 제외하더라도 피해 규모나 비중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여행 및 관광(T&T, Travel&Tourism) 산업의 규모를 보면, 2004년 현재 인도가 388억 달러, 인도네시아가 303억 달러, 태국이 294억 달러에 이른다. T&T 산업은 또한 성장 속도가 이들 국가의 전체 경제 성장 속도보다 빠르다. 넓은 의미의 T&T 산업, 즉 T&T 경제는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가 총 고용에서 차지하는 고용 비중은 말레이시아의 12.7%를 필두로 태국 8.9%, 인도네시아 8.5% 등으로 매우 높다. T&T 경제가 총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말레이시아 14.7%, 태국 12.2%, 스리랑카 10.8% 등으로 높다.



 여행 및 관광산업에 미친 파급 효과 심각

 이번 쓰나미로 인한 피해는 호텔, 리조트 등의 파괴뿐 아니라 피해 국가 전체의 관광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태국의 경우 외국 관광객의 유입은 이번 쓰나미 여파로 2005년 1/4분기에는 40%, 2/4분기에는 3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태국 전체 관광 수입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푸껫지역의 피해로 관광 수입 측면에서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T&T 경제가 총 GDP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몰디브와 세이셸은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

 쓰나미로 인해 막대한 인명 손실이 발생하고 여행 및 관광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남아시아 경제 전체에 대한 파급 효과는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먼저, 인명 손실을 제외하면 쓰나미로 인한 피해 규모는 최대 150억 달러로 추계되고 있다. 이번 지진의 강도가 1995년 발생한 고베(神戶) 대지진의 1600배나 되는 엄청난 대재앙이었음에도 피해액은 고베 대지진의 1320억 달러에 비하면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이번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스리랑카를 제외하면 대부분 관광지와 해안에 집중된 관계로 산업시설이나 인프라의 피해는 비교적 적었기 때문이다.

 경제 성장 측면에서 보면, 남아시아 경제는 2004년 4/4분기와 2005년 1/4분기에 걸쳐 쓰나미의 영향으로 소폭의 성장률 하락을 경험하겠지만 빠른 시일 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J. P. Morgan의 분석에 따르면, 아시아 개도국의 2005년 1/4분기 GDP 성장률은 전분기에 비해 0.7%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가별로는 태국이 전분기의 7%에서 0%로 많이 위축되고 있는데, 이는 쓰나미 발생 전에도 2005년 1/4분기 성장률이 3.0%로 예측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 영향은 줄어든다. 스리랑카와 몰디브 등 경제적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거나 관광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더 많은 영향을 받아 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남아시아 국가들의 2005년 경제는 쓰나미의 타격에도 불구하고 재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항구, 철도, 산업단지 등 주요 경제 인프라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은행, 통신 등 국가 기간 서비스도 비교적 온전하기 때문이다. 다만, 관광산업 및 어업에 대한 의존도가 큰 몰디브와 인프라 피해가 많은 스리랑카의 경우 1~2%포인트의 성장률 하락이 예상된다. 나라별로 보면, 인도네시아와 인도는 많은 인명 피해를 입었음에도 중요 산업시설에 대한 피해가 없고 피해지역이 국가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관계로 성장률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분석되며, 말레이시아와 미얀마 역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태국의 경우 0.3~0.4%포인트의 성장률 하락이 예상된다. 넓은 의미의 관광산업이 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2%로 높고 또 푸껫 등 피해를 입은 6개 주(Phuket, Phangnga, Krabi, Ranong, Satun, Trang)가 국가 총 GDP의 2.7% 정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망은 해당 정부와 국제기구들이 보다 신속하게 피해 복구, 질병 발생 예방, 사회적 동요 차단, 반군과의 평화적인 관계 유지(아체주와 스리랑카) 등을 위해 노력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대지진 및 쓰나미의 피해를 입은 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은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주요국 및 국제기관들의 유무상 원조이다. 1월12일 현재까지 지원을 표명한 금액은 주요국 및 국제기구가 62억 달러, 개인 및 민간 기업이 16억 달러 등 총 80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지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고 있어 조만간 1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1월12일 현재까지의 나라별 지원 현황을 살펴보면, 호주가 8억1550만 달러로 가장 많은 지원을 약속했으며, 그 다음으로는 일본이 7억9000만 달러, 독일이 6억6000만 달러 등을 지원키로 약속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5000만 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국제기구로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6억7500만 달러, EU가 5억2900만 달러, 세계은행이 2억5000만 달러를 각각 지원할 예정이다. 개인 및 민간 기업 등에 의한 지원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1월6일 현재 16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는데, 독일이 3억3300만 달러로 가장 많이 지원하고 있다.

 쓰나미 피해에 대한 국제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ASEAN 특별 정상회의’도 개최됐다. 지난 1월6일 열린 정상회담에는 ASEAN 10개국을 포함한 19개국 정상들과 UN 등 4개 국제기구의 대표가 참석했으며, 유사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한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 피해지역 재건 및 복구를 위한 긴급 지원 및 자금 제공 등 13개항의 합의사항이 담긴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그리고 UN 주도로 쓰나미 피해에 대한 복구를 지원하기 위한 복구 지원 각료급 회의도 1월11일 개최됐다. UN 사무총장이 9억7700만 달러에 달하는 긴급 지원(Flash Appeal)을 요청했고 18개 참가국은 요청액의 73%에 해당하는 7억1700만 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일본이 최대인 2억5000만 달러를, 그리고 영국이 7400만 달러를 추가로 지원키로 했다.

 쓰나미 피해국에 대한 지원의 일환으로 대외 채무의 상환 유예도 결정됐다. 1월12일 개최된 파리클럽(주요 채권국 회의)에서는 최대 피해국인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스리랑카와 세이셸의 대외 채무 33억 달러(2005년도 상환 금액)에 대해 상환 유예를 결정했다.

 

 복구 및 재건에 3~5년 소요 전망

 쓰나미 피해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복구사업도 조만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피해 수습이 끝나면 복구 및 재건사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우선 집중 피해지역을 중심으로 한 긴급 복구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UN이 중심이 돼 추진 중인 긴급 복구사업은 6개월 내지 1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 필요 재원은 9억7698만 달러에 달한다. 분야별로 보면, 숙소 및 식량 이외 물자 부분에 2억2200만 달러, 식량 부분에 2억1500만 달러, 보건 분야에 1억2200만 달러 정도가 투입될 예정이다. 국가별로는 인도네시아에 3억7155만 달러, 스리랑카에 1억6700만 달러 등이 투입될 계획이다.

 이러한 긴급 복구사업이 끝나면 10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되는 본격적인 복구 및 재건사업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은행과 ADB가 복구 및 재건을 위한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있음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 및 기간은 조만간 가시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기간은 3~5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원활한 복구사업의 진행을 위해서는 주도 기관의 선정, 약속한 지원액의 조기 집행, 국제사회의 노하우 전수 등이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도양의 대지진 및 쓰나미 사태는 지구 전체의 재난 사태에 대한 준비 태세를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대적으로 소홀한 인도양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긴급 재난 구호 지원 체계 점검과 구비를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또한 적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도 이러한 천재지변에 대해서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각심을 가져야 하며, 긴급 재난 구호 시설 및 지원 체계를 점검하고 그에 따르는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대지진과 쓰나미 사태에 대해 전 세계 국가 및 민간이 보여준 경쟁적인 구호 외교 활동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글로벌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도 경제력 및 위상에 맞게 공적 개발 원조(ODA) 재원을 확충하고, 적극적이고 신속한 지원 체계를 구비할 필요가 있다.

 긴급 복구사업과 본격적인 복구사업은 우리 기업들에도 좋은 기회일 수 있다. 피해국 및 국제기관 주도로 이루어지는 복구 및 재건사업에 대한 민간 기업의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대 150억 달러로 예상되는 피해 복구사업은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보유한 교통망 정비, 전기 및 통신설비 구축 등이 대부분이어서 진출 기회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UN이나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들에 의해 추진되는 프로젝트는 특정국 원조 자금에 의해 진행되는 프로젝트보다 참여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점도 있다. 정부 또한 ODA와의 연계 등을 통해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아시아는 수출 잠재력이 풍부한 개도국 시장이므로 유무상 원조를 활용한 국가 브랜드를 제고하는 것도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중요한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재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 대담 : 정재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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