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에 봄기운이 완연하다. 올 들어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닥의 기운이 최근에는 거래소로 이어지면서 한국 증시가 연일 빨갛게 물들고 있다. 한국 증시에 때 이른 봄기운이 먼저 찾아온 곳은 코스닥시장이다.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코스닥시장은 지난 2월15일 연말 대비 무려 33.6%나 상승했다. 또 17개월 만에 500선 고지도 돌파하는 등 무서운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거래소도 2월 들어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거래소시장은 지난 연말 대비 8.1% 상승, 1000고지를 눈앞에 두는 등 대세 상승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다.
 연 한국 증시에 봄날은 온 것일까? 지난 1월 중순 종합주가지수가 900선을 돌파하고 코스닥지수가 450선을 돌파했을 때만 해도 과열 분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거침없는 질주를 하던 코스닥시장에 대해서는 또 다른 거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조차 갑작스런 지수 상승에 낙관론보다 부정론이 다소 우세했다. IMF 이후 몇 차례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던 터라 조심스런 지수 전망을 내놓는 증권사가 많았다.

 증시 낙관론이 대세

 2월 들어 이 같은 부정론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직도 경고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대세 상승 분위기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태다. 

 코스닥에 이어 거래소마저 5년 만에 960선을 돌파, 사상 최고치에 도달하면서 주춤했던 개인 투자자들은 분주하게 증시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실제 개인 주식 투자의 바로미터인 고객 예탁금은 올 들어 1조7000억 원이 늘어 10조 원을 넘어섰다. 또 간접 투자 상품인 펀드에도 1조5000억 원가량의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에 4000억 원가량의 자금이 집중되는 등 주식 투자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개인들의 투자 열기는 공모주와 실물 펀드 시장에서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공모주시장에는 올 들어 벌써 10조 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는 기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에 LG투자증권 김유일 지점장은 “지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투자 상담 문의가 쇄도하고 있고 신규 계좌 개설도 늘고 있다”며 “지수가 오르고 주식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편승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부정론보다 낙관론이 빠르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 같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시장의 이 같은 대세 상승 분위기는 증권사들의 하우스뷰(지수 전망)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더욱이 경기지표마저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망을 수정하는 증권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올 하반기 1000포인트 돌파를 예상했던 대우증권은 바닥을 찍은 내수와 수출 경기를 감안할 때 본격적인 경기 회복 시점이 올 상반기로 앞당겨지고 있다며 2분기 중 지수 네 자릿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수정 전망을 내놨다. 

 대우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종합주가지수가 올 2/4분기 중 1000선에 안착한 후 1100선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3월 중 중국의 위안화 절상 문제가 다시 부각될 경우 다소 조정이 예상되지만 꾸준히 상승해 하반기에는 올해 최고 수준인 1200선에 도달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한화증권도 지수가 조만간 1000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수 급등으로 다소 조정도 예상되지만 900선대로 바닥이 높아져 2분기 중에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현재의 증시 상승을 버블로 보는 것은 지나친 우려”라며 “수출 증가율이 1월 중 18.7%를 기록한 데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기선행지수가 바닥을 다지고 2분기 이후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1분기 또는 2분기 중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삼성증권만이 유일하게 올해 1000선 돌파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기업 실적 정체가 주가 추가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3박자 하모니’ 증시 견인

 최근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요인으로, 풍부해진 유동성과 경기 회복에 따른 기업 실적 호전 기대감, IT주 부활이란 3박자가 어우러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증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한국 증시 방향타 역할을 하는 외국인들의 매수 움직임도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증권 전문가들은 경기 바닥권에서도 올 초 증시가 수급 호전으로 강한 탄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추세적인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즉 경기가 바닥권을 벗어나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 경우 증시의 상승 탄력은 더욱 강해져 한 단계 ‘레벨업’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바닥이 700선 이상으로 높아진 데 이어 올해는 바닥이 800선 이상으로 높아지며 고점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국이 지난 80년 초 다우지수 1000을 돌파하고, 10년여 만에 1만을 돌파했던 것처럼 국내 증시도 중장기적 상승세를 띨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원증권 김세중 선임연구원) 

 더욱이 지수 상승과 함께 증시 유동성이 더욱 풍부해지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개인들의 증시 참여 확대는 물론 잠시 시장을 외면했던 외국인과 연기금마저 최근 매수세로 돌아섰다. 외국인들은 2월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150억 원 매수 우위를 보였고, 거래소에서는 무려 5750억 원가량의 주식을 사들였다. 연기금도 올 들어 거래소에서 1601억 원, 코스닥시장에서 686억 원의 순매수를 했다. 

 경기 조기 회복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큰 것도 지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활성화 대책도 한몫하고 있다. 실제로 코스닥시장은 올 초 정부의 벤처 육성책과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 대기업의 설비 투자 계획 등 호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지수 랠리가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벤처시장도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선임연구원은 “정부의 벤처 활성화 대책과 풍부한 유동성이 겹치면서 코스닥시장이 강한 랠리를 보이고 있다”며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일부 테마주들이 급상승하기도 했지만 이로 인해 시장 전체를 버블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바이오, 위성 DMB 등 일부 테마주의 경우 미래 부가가치가 충분한 업종으로 코스닥시장의 미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김 선임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는 “호재와 함께 여러 가지 테마주가 형성되면서 코스닥 지수가 500선을 돌파했다”며 “지수 급상승에 따른 부담감도 있지만 앞으로는 실적 개선이 보이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오르면서 지수도 600선대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IT주가 대형주를 중심으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LCD 경기는 지난해 4분기 바닥을 찍고 올해 1분기에 바닥을 통과해 3분기에 실적 랠리를 구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해 1분기를 정점으로 둔화됐던 반도체 경기도 올 1분기까지 소폭 조정을 거친 뒤 2분기부터는 다시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동원증권 민후식 연구원)

 최근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IT주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들 IT주는 실적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점도 메리트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 LG전자는 지난해 영업 이익이 12억1000만 달러로 일본 소니(10억4000만 달러)보다 20%가량 많다. 하지만 시가 총액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상태다. 

 현대증권 정태욱 리서치센터장은 “IT 경기가 살아난다면 3개월 안에 종합주가지수가 1080까지 움직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실적 우량주·경기 민감주 투자 유효

 코스닥 500 시대에 이어 거래소 1000자리 시대 개막이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은 언제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하는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증시가 대세 상승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지만 북핵, 환율, 유가 등 항상 새로운 변수가 변동성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증권 전문가들은 대세 상승장에서 우수한 실적을 나타내는 실적 우량주나 경기 회복 기대감을 반영하는 경기 민감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유했다. 

 모 투신사의 펀드매니저는 “올 들어 시장 내에서 주도주가 코스닥에서 거래소로, 테마주에서 실적 종목으로,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점차 이동해 가고 있다”며 “내수와 수출 경기 회복으로 대세 상승장이 온다면 무엇보다 실적 우량주들이 날개를 펼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유망 업종으로는 IT주와 금융주, 건설, 자동차 등이 뽑혔다. IT주는 그동안 공급 과잉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빠르게 경기 저점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금융주, 건설주 등은 여전히 저평가돼 있어 투자 메리트가 높다는 지적이다. 자동차주의 경우 내수 경기 회복과 신차 출시로 실적이 대폭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밖에도 증권 전문가들은 내수 부양과 관련한 육상운송, 항공업종과 실적이 보장된 제약업종과 조선업종의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도 유효하다고 권고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IT 부품주와 위성 DMB, 교토의정서 관련주, 바이오 등 테마주 투자가 유효할 것으로 내다봤다. IT 부품주는 IT 경기 회복과 주요 대기업의 설비 투자 확대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되고 있다. 투자 유망 기업으로는 디엠에스와 소디프신소재, 엔터기술, 심텍 등을 뽑았다. 

 테마주와 관련해서는 투자에 앞서 대상 기업의 실적과 내용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테마주 중에서는 ‘무늬만 테마’로 시장 흐름에 주가가 동반 상승한 경우도 일부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투명한 실적이나 테마와는 상관없이 관계사 또는 유사업체인 경우는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각 테마주별로 투자 유망 종목은 DMB의 경우 펜택앤큐리텔·기륭전자, 교토의정서 관련주는 코엔텍·퍼스텍·유니슨, 바이오는 바이오랜드와 농우바이오가 각각 증권사들의 추천을 받았다.

임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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