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북경지사장인 진소 상무가 미국의 유력 IT 주간지인 <레드 허링(RED HERRING)>에 의해 ‘차세대 IT 여성 기업인 15인’에 선정됐다. ‘급성장하는 중국 휴대전화 시장 공략할 묘책 갖고 있는 한국의 여성 IT 기업인’이라는 게 선정 이유. 서면으로 진소 상무가 어떤 비책을 가지고 있는지 취재했다.

 사프라 캣츠(Safra Catz) 오라클(Oracle) 부사장, 수잔 데커(Susan Decker) 야후(Yahoo) CFO, 마리아 마르티네즈(Maria Martinez)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통신부문 부사장, 마리사 메이어(Marissa Mayer) 구글(Google) 이사….

 미국의 유력 IT 주간지인 <레드 허링(RED HERRING)>이 IT 업계 내 여성의 위치를 재조명한다는 취지에서 세계에서 가장 성장잠재력이 큰 여성 기업인 15인을 자체 선정해 발표한 명단이다. 여기에 한국 기업의 여성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진소(Chen Su, 33) 팬택 북경지사장이 포함됐다. <레드 허링>은 ‘떠오르는 별(Rising Stars)’이라는 기사에서 “팬택의 진소 상무는 한중 양국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휴대전화 보급률이 25%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이 큰 중국 시장을 공략할 묘책을 가진 여성 IT 기업인”이라고 평했다.

 진소 상무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중국에서 태어나 1990년부터 1995년까지는 북한 김일성대학에서 언어학, 2000년부터 2002년까지는 연세대에서 MBA 과정을 수학했으며, 1995년부터 1999년까지는 중국 외교부, 1999년부터 2003년까지는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근무했다. 팬택에 입사한 것은 2003년 11월이다. <레드 허링>이 그녀를 두고 “문화적 차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팬택의 중국 현지합작법인인 대련 대현팬택통신유한공사(Pantech’s Dalian)와 서울 본사 사이에서 생명선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자바오 총리 팬택 부스로 유도

현재 팬택 북경지사장을 맡고 있는 진소 상무는 중국 시장에서 팬택이 OEM이 아닌 ‘팬택(Pantech)’이란 독자 브랜드로 진출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2004년 11월 중국 최대 정보통신 전시회인 PT 엑스포컴 차이나 전시회에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 및 중국 통신정책 관련 최고 책임자들이 굴지의 글로벌 업체를 젖히고 팬택 부스를 방문해 화제가 되었던 것도 순전히 그녀의 힘이었다. 여기에 팬택이 중국에서 2004년 9월 CDMA 라이선스, 2005년 4월 GSM 라이선스를 취득, 자체 브랜드 마케팅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던 성과도 모두 그녀의 공이다.

 다음은 “현지화하는 것이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핵심 역량”이라고 말하며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팬택을 메이저 업체로 키우겠다”는 진소 상무와의 서면 인터뷰 내용이다.



 <레드 허링>에 의해 차세대 여성 IT 기업인으로 선정된 소감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개인적으로 차세대 여성 IT 기업인으로 선정된 점에 대해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팬택이라는 회사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휴대전화 시장 상황은 어떤가.

 매년 꾸준한 성장을 해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 금년 5월까지의 현황을 볼 때 팬택은 이미 2004년 판매 수량의 절반을 달성하였고, 연말에는 작년 대비 10% 이상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후발 주자이기 때문에 팬택이 중국시장에서 영역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방안으로 이를 극복할 것인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제품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제2브랜드인 팬택의 중국 진출에 많은 대리상과 소비자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향후 기술력이 입증된 좋은 제품을 위주로 시장을 확보해나간다면 잘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 팬택의 현지화 전략이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레드 허링>으로부터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휴대전화 시장 개척할 묘책을 지닌 여성 IT 기업인’으로 평가받았는데 어떤 묘책을 갖고 있기에 그런 평가를 받았는가. 

 한국 및 제3국에서 입증된 브랜드 이미지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 내에서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거래선과의 유통 신뢰도 제고를 통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 기본적인 내용이긴 하지만 원칙에 충실한 전략만이 중국 시장에서 영역을 구축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한다.



 연이어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있다. 비결은.

 비결이라기보다는 팬택이라는 회사가 중국에서 인정받을 만한 실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에서 외국 업체가 사업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책에 맞는 사업 방향 및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팬택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한국에서 근무(주한 중국대사관)할 때 IT업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고 있었다. 특히 팬택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우연히 박병엽 부회장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인재를 중시하는 박 부회장에게 감동을 받았고, 그로 인해 팬택의 중국 시장 성장 잠재력을 보내게 됐다.”



 팬택측은 이에 대해 “현지 시장의 성향과 소비자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한-중 양국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인물로 중국 시장 현지화 전략 추진에 적임자”라고 이야기했다. 외교관에서 기업가로 전직한 이유에 대해 진소 상무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은 도전 정신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진 상무는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자기 능력이 충분히 발휘될 때” 전직 결정을 잘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2005년 목표와 중간 평가를 해본다면.

 금년 4월 GSM 라이선스를 취득했고, 본격적인 사업은 하반기에 시작된다. 올해 목표는 150만대 달성이다. 무난히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를 위해 팬택이 중국에서 소비자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궁극적으로 중국 내 주요 메이저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 또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제품과 적절한 시기에 좋은 제품을 시장에 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 휴대전화 시장은 매우 변화가 심한 분야로 그 어느 때보다 ‘Time to market’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팬택은 연간 120만대 규모의 중국 현지공장(대련 대현팬택유한공사)을 올해 400만대 규모로 증설하고, 하반기부터 중국 현지에서 대규모 판촉활동 및 광고를 전개하며 총 20여종의 고기능 첨단 제품을 선보이는 등 ‘팬택(Pantech)’을 프리미엄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중국 시장을 본격 공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