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현재 유선 또는 무선 인터넷은 급속히 보급되고 있으나 트래픽 양이 증가함에 따라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면 특정 소수 가입자나 p2p 서비스 등이 망 자원의 대부분을 점유하거나 인터넷 수능 강의처럼 특정 서버 및 홈페이지에 트래픽이 폭주하는 실정이다. 현재 인터넷 망은 이러한 폭주 현상과 더불어 종단간의 서비스 품질을 보장해 주지 못해 새로운 정보통신 비즈니스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재 인터넷에서 검토하고 있는 여러 대역 제어 방식은 실질적으로 망에서 운용이 곤란하다. 왜냐하면 차별화된 우선 순위를 주거나 대역을 보장하기 위해선 이에 상응하는 요금을 받으면서 이를 운용하고 감시할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마땅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현재 인터넷은 가입자의 마지막 접속 지점의 속도에 따라 요금을 매기는 기형적인 구조로 돼 있어 망 내부의 트래픽 소통상의 문제가 발생할 때 통신망 사업자의 수익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투자를 기피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접속 속도가 아니라 종단간 서비스 품질과 보낸 정보량에 비례해 요금이 책정돼야 한다.

 또한 최근 많은 기업은 네트워크가 수시간 이상 다운되면 업무에 큰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계약된 조건 위배가 되거나 서비스 품질에 문제가 있을 경우 단순히 고정된 사용료의 일부만 환불하는 정도가 아니라 관련 업무 중단에 따른 금전적인 손해 배상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전송하는 도중에 중요한 기밀 정보가 누출돼 기업에 막대한 손해가 발생했을 경우에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향후 통신망은 단순히 접속 속도에 따라 요금을 산정하는 게 아니라 가입자의 요구 사항에 따라 99.999%의 가용도(이는 1년에 접속 불량 시간이 10분 이하인 경우임)를 요구하거나 데이터·음성 및 영상 정보를 원하는 시간 이내에 다양한 품질로 받을 수 있다. 또한 보안 측면에서 정보 유출에 대한 걱정 없이 마음 놓고 은행 업무도 볼 수 있는 신뢰하는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키 위해선 상응하는 요금 체계가 필요하다.

 따라서 현재와 같이 접속 속도에 따른 요금 체계로는 통신망 사업자 측면에서 기존 인터넷 망은 서비스 품질을 제어할 수 없어 엄청난 시설 투자에도 가입자로부터 품질 불만을 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더구나 현 인터넷이 점차적으로 대용량의 파일이나 음성·영상 및 방송 트래픽을 전달하는 데는 많은 시설 보강이 요구되고 있다.

 인터넷 종량제를 시행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사항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첫번째로 법, 제도 측면에서 고품질 인터넷망을 구축하면서 종량제를 시행함과 동시에 보편적 통신 서비스(Universal Service)를 동시에 실시, 전국민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이 동시에 조성돼야 한다.

 두번째로 산업 발전 측면에선 종량제를 통해 고품질 인터넷을 도입하면 새로운 정보를 생성하고, 수집하고, 거래하는 먹이 사슬간에 시장이 활성화돼 관련 산업이 크게 활성화할 전망이다.

 세번째는 기술 발전 측면에서 종량제를 통해 네트워크 품질 보장 기술, 정보 보호 기술, 관련 음악·방송·멀티미디어 콘텐츠산업이 급속히 발전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 은행이나 사이버 교육 등이 중요한 산업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종량제 시행을 위해선 현재까지 관련 기술의 일부가 아직 개발중인 데다, 일반 사용자들이 종량제에 익숙하지 않아 여러 가지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단계적으로 도입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 불과 5~6년 전만 해도 인터넷이 이렇게까지 국민들의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잡을 줄은  KT도 몰랐던 것 같다. 당시 이런 생각을 조금이라도 했더라면 인터넷 요금 제도를 정액제로 시작했을까.

 이런 물음을 던져 보면서 종량제 반대에 대해 짧은 소견을 말하고 싶다.

 종량제란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결론은 크게 달라진다. 우선 KT의 주장처럼 매년 트래픽 증가라는 관점에서 종량제에 접근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초고속에서 초저속 통신을 사용하게 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트래픽을 유발하는 상위 20% 고객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고민하지 않고,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토록 하면 된다는 손쉬운 방법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이러한 KT의 선택과 또 하나 연관지어 생각해 볼 문제는 인터넷 공유기 문제다.

 KT는 공유기 사용자들을 신인증시스템이란 명목 아래 공유기 사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창과 방패처럼 이에 대해 공유기 사업자들은 신인증제도를 무력화하는 기능들을 공유기에 첨가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종량제라는 방법을 KT가 들고 나온 것은 과다 사용자 및 공유기 사용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려는 속셈으로 판단된다.

 지난 4월6일 이용경 KT 사장은 필자와의 조찬에서 “KT도 아직까지 어떤 기준이나 방법이 마련된 게 없다”고 말했다. 그 자리에서 필자는 여러 가지 숙제들이 있는데, 이러한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물었지만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는 게 그의 답변이었다. 

 KT가 종량제를 추진하기 전에 선행돼야 할 과제는 사용량 측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또 네트워크 바이러스와 같이 트래픽을 유발하는 웜이나 에이전트를 차단해야 하며, 스팸이나 음란물(이용경  KT 사장의 주장)과 같이 트래픽을 유발하는 매체의 원천 봉쇄와 함께 각종  p2p와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 회사들의 수입 감소에 따른 보전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담합 행위 및 임대 케이블 인터넷 SO업자들에 대한 종량제 서비스 압력에 관한 사항도 간과해선 안될 내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종량제를 운운할 여지가 없다. 또한 초기 정액제로 서비스를 시작했던 정책에 대해 KT는 책임을 져야 한다.

 어떻게 보면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가전기기 증가율을 고려한다면 트래픽 증가는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며, 증가하는 트래픽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15년 전 2400bps모뎀으로 KETEL(한경) 서비스를 접속할 때만 해도 15년 후에 이렇게 빠른 통신 세상이 우리 곁에 다가올 것이란 점을 미처 생각지 못했다. 이처럼 빠르게 발전하는 통신 환경에 대한 보다 진보적인 개선과 더불어 트래픽을 개선할 기술 개발에 KT가 투자를 늘린다면 종량제를 추진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트래픽 관리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러한 고민이 KT의 과제가 될 것이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KT는 유지 보수 차원에서 백본의 확충은 당연한 일이다. 이에 대한 투자를 마치 쓸데없는 투자로 넘길 경우 최근의 전화 불통 사태처럼 인터넷 불통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스팸메일·음란물 등의 문제는 인터넷 문화의 문제이지 종량제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종량제를 추진해야 한다는 KT의 논리는 2% 부족한 듯싶다. 또한 이들 문제를 위해 KT가 지금까지 어떤 일들을 해왔는지 반성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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