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발전 전략은 덩샤오핑(鄧小平)이 1970년대에 제시한 원바오(溫飽), 샤오캉(小康), 따통(大同)의 이른바 3단계 발전 전략에 기초하고 있다. 원바오는 1979년부터 1999년까지의 20년 시기로 춥고 배고픔을 벗어나자는 단계다. 구체적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 800~1,000달러 진입을 목표로 내걸었다. 놀랍게도 중국은 1999년 1인당 GDP가 800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2003년 1090달러를 기록했다.

 이어 2020년까지의 샤오캉은 보다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는 단계로 GDP 총량을 4조 달러까지 키우고 1인당 GDP 3000달러 시대 개막이 목표다. 이러한 단계를 거쳐 2020년 이후에는 세계 선두권의 선진 복지국가로 진입한다는 것이 중국 경제의 총설계사 덩샤오핑이 생전에 마련한 국가 경영의 대계다. 1970년대에 이미 50년 이상 내다보는 국가 경영 전략의 기본 틀을 마련한 것이다.

 3단계 발전 전략은 적어도 이제까지는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잠재 성장률이 9.5%에 육박해 오히려 숨고르기가 필요한 초고속 성장세, 세계 4위의 교역대국, 50만 개에 육박하는 외국인 직접 투자 건수 등이 그 대표적인 지표들이다.



 양적 성장보다는 균형 발전에 주력

 문제는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개혁 개방 이후 연평균 8~9%의 고성장을 지속해 온 중국이 올 들어 긴축 정책으로 선회하면서 더욱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동아시아형 도약’과 ‘남미형 좌초’의 분기점으로 간주되는 1인당 GDP 1000달러 시대를 지난해 맞이하면서 지속 성장에 관한 논의와 연구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지난 1994년에 ‘중국 아젠다 21─ 중국의 21세기 인구, 환경 및 발전 백서’를 발표한 데 이어 1997년 ‘국가 지속 가능 발전 보고’를 내놓으면서 구체적인 장기 발전 전략 수립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최근까지 개최된 당정의 각급 관계회의는 이를 보완, 발전시키고 있으며 5년마다 내놓은 경제개발계획도 덩샤오핑의 기본 틀과 지속 가능 발전 보고를 기반으로 추진되고 있다.

 2002년부터 개최된 제16차 당대회는 향후 10년간의 경제 발전 전략에서 4가지 환경을 가정하고 있다. 첫째, 대내외적으로 국부적인 불안 요인은 상존하겠지만 평화와 공동 발전이라는 시대의 대세는 유지될 것이라는 점이다. 세계와 지역 정세의 기본은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둘째, 세계화(globalization)의 진전과 다양한 형식의 국제 경제 협력이다. 10년간을 목표로 추진 중인 중국과 아세안의 자유무역지대(FTA) 건설 작업이 이 시기에 완료되고 한-중-일 3국간에도 보다 긴밀한 경제 협력이 구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셋째, 개혁 개방 이후 중국의 가장 중요한 국제 행사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엑스포가 무난히 성공하고 그렇게 되면 중국의 국제 영향력이 결정적으로 확대된다는 것이 기본 전제다.

 넷째, 중국은 이제까지의 거시경제 정책이 앞으로는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의 착안점이 더 이상 디플레이션 억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디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을 동시에 억제하면서 적정 수준의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얼마만큼 더 성장하느냐의 양적인 추구보다는 이제까지 성장을 이끌어 온 초기 조건들을 어떻게 장기화하느냐가 관건이며, 이 과정에서 균형 발전에 힘을 쏟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경제의 최대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이른바 ‘3대 격차’(도농간, 지역간, 계층간 격차)를 줄여가는 것이 핵심과제다.



 다중심의 지역경제 시스템

 중국은 향후 10년 또는 그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샤오캉 사회의 전체 목표에 걸맞은 단계별 세부 정책 목표를 확정하고 △개방화·통일화·경쟁화·질서화된 시장 환경을 만들며 △각 지역간 균형 발전을 통해 다중심의 지역경제 시스템의 정착을 도모하고 있다.

 베이징과 티앤진 중심의 화북권(전기, 기계, 인터넷, 금융)과 상하이를 핵심으로 한 화동권(반도체, 정보통신, 금융, 유통), 홍콩-광저우를 잇는 화남권(전자전기 부품, 조립제품, 금융)을 각기 비교우위를 갖춘 거대 산업단지로 육성하고, 최근 본격화된 동북지역도 새로운 경제 중심으로 만드는 전략은 심화되고 있다. 화동권의 장강삼각주지역은 세계 6대 메갈로 폴리스로 발전시킨다는 야심찬 계획도 추진 중이다. 50년 계획으로 추진 중인 중서부 개발 사업은 자원, 인프라 등의 후방 공급기지로 자리 잡아 갈 것이다.

 그러나 다중심의 지역경제 시스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혁 개방의 공정성과 수익성이 확보돼야 하며 지방 정부를 중앙 정부의 영향권 내에 두어야 한다는 만만치 않은 과제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업난과 자원 부족 문제, 내수시장 확대 등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단면(單面)보다는 전체를, 직접적인 측면보다는 간접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이러한 사고는 경제 정책에서 미시(micro)보다는 거시(macro)를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덩샤오핑이 생전에 짜놓은 국가 경영 전략에서도 잘 드러난다.

 중국에 대한 우리의 시각은 언제나 급물살을 타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중국이 시장 개방을 확대한다고 하면 그 넓은 시장이 모두 우리 것인 양 착각하고, 사스가 발생했다거나 긴축 정책을 쓴다고 하면 마치 시장이 바로 사라지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중국이 우리에게 위기냐 기회냐를 따지기에 앞서 우선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의 대중국 시각과 전략은 중국의 발전 전략과 궤를 같이해야 할 것이다. 단기적인 동향에 좌우되기보다는 10년, 50년을 내다보는 중장기적 안목을 가져야 한다. 미래를 준비하는 중국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는 “중국은 이렇게 발전하는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자조 섞인 낙담을 하기보다는 “중국의 발전을 어떻게 우리의 기회로 연결시키느냐”는 지혜를 짜내야 할 것이다.



Plus hint

 중국은 향후 10년 또는 그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샤오캉 사회의 전체 목표에 걸맞은 단계별 세부 정책 목표를 확정하고 △개방화·통일화·경쟁화·질서화된 시장 환경을 만들며 △각 지역간 균형 발전을 통해 다중심의 지역경제 시스템의 정착을 도모하고 있다.

이효수 KORTA 중국지역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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