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0여 년 동안 ‘좀 더 평등한 사회를 위하여’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정책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실천에 옮겨졌다. 그러나 그들 모두 이상은 고결하고 아름다웠지만 선의가 현실에서 얼마든지 왜곡될 수 있음을 가르쳐 주기에 충분했다. 비용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더 이상 21세기의 초엽에선 대한민국이 그런 좌우익의 이념 논쟁으로 시간을 소비하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사유재산 보장이 시급한 현안

 시대는 지식기반경제로, 두뇌기반경제로 급속히 나아가고 있다. 인간의 창의성을 극대화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체제 위에 번영과 성장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이런 지향점을 뚜렷이 하고 나면 우리가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지향점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국론이 분열되고, 혼란이 가중되면서, 서로를 미워하고 논쟁이 가열되는 것이다.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은 ‘인간의 창의성을 극대화함으로써 끊임없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회’다. 그것은 강대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작은 나라가 살아갈 수 있는 유일무이한 버팀목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은 지나치게 자유시장에 의존적인 사회는 인간적인 냄새가 사라진 사회라고 혹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실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나오는 말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인간적인 사회란 개개인이 자신의 책임과 선택에 따라 자신의 잠재 역량을 한껏 발휘할 수 있는 제도를 제공하는 사회다. 이런 점에서 한국 사회는 좀 더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신장하고, 좀 더 개인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그런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향후 10여 년을 내다보더라도 우리가 지속적인 번영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문제 가운데 한 부분은 우리가 체제의 정체성을 계속해서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점이다. 사회적 형평이나 공공의 목적을 위해서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일들이 벌어지게 되면 그것은 경제 주체로 하여금 이 땅에서 경제 활동을 일으키는 일에 극히 부정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게 될 것이며, 자본이나 기업 그리고 인재의 해외 유출을 촉진하게 될 것이다.



 북한 투자, 위험도로 풀자

 사유재산권과 같은 측면에서 대북 관계도 접근해야 한다. 북한이 적성 국가는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투자 여력을 가진 대다수 사람들은 북한은 여전히 매우 위협적인 국가로 받아들인다. 이런 요소 역시 장기간의 회임 기간을 요하는 투자에는 상당히 부정적인 요인의 하나로 작용함을 알아야 한다. 어떻게든지 나라의 일을 맡은 사람들은 고객의 입장이 되기를 바란다. 자기 돈을 갖고 이 땅에 투자를 해서 이익을 거두기를 원하는 사람의 입장에 서 보라. 어떻게 하면 그들이 좀 더 열성적으로 경제 활동을 왕성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일자리를 만들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내자건 외자건 간에 이 땅에 많은 돈이 투자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자본가들만의 이익을 위하는 정책이라고 폄하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라도 자본이 투하되지 않고서는 보통 사람들의 삶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없다. 무리를 지어 고함을 치면서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이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보통 사람들의 삶에 실제로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은 아주 제한되어 있다. 성장의 관건은 돈을 가진 사람들이나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려는 사람들을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시장경제 리모델링이 해결책

 향후 10년은 글로벌 경쟁이 우리 삶의 곳곳에 침투하게 될 것이다. 각 분야마다 남아 있는 인위적인 보호막을 거둬들이고 잠정적인 보조금의 액수를 제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로 인해서 전 산업에서 경쟁력 하락을 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점점 생산기지의 이동성이 증가하는 시대에 많은 한국 기업들이 생산지를 옮기거나 핵심 기능을 제외하면 해외에서 자신의 기능을 대부분 옮겨 버리는 일들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글로벌 경제의 파고 속에서 역설적이게도 더욱 더 많은 이익단체들이 발호하게 될 것이다.

 이익단체들 가운데 단연 지속적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해 갈 수 있는 단체는 상급 노동단체다. 상급 노동단체의 정치 세력화는 이제 초입 단계에 들어가는 데 성공하였다. 점점 터프해지는 경제 상황에 대한 상황 진단과 해법에 대한 어려움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해의 위기’ 상태를 가져올 수 있다.

 한편 교육은 우리 사회가 부담해야 할 최대의 난제 가운데 한 가지라 생각한다. 어느 사회를 보건 간에 교육이란 변화가 더딘 분야 가운데 한 가지이다. 하지만 공교육의 비효율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나라들은 그런 공교육의 탈출구를 인정하고 있다. 그것은 배분 방식으로 운영되는 공교육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다른 곳에는 치열한 경쟁이 작동되고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학교의 선택권이 인정되는 사립학교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한국 사회는 심지어 유아교육까지 공교육의 독점화 현상을 피할 가능성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이런 현상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는 단체는 교원들의 노동단체와 교육자원부가 될 것이다. ‘교육은 상품이 아니다’는 주장에 대해서 배타적인 믿음이 존재하는 한 한국 교육의 추락 현상을 막을 수 있는 길은 없다.

 이미 그 심각한 상황을 짐작한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교육 탈출을 시도해 온 지 오래되었다. 이런 추세를 피할 가능성은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다. 교육 역시 개방과 혁신 그리고 차별화로부터 결코 성역으로 남아 있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주의 주장은 신자유주의(?)의 오도된 주장이란 믿음이 팽배하는 한 우리 사회는 두고두고 부담을 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병의 원인을 진단하고 해법을 찾는 일은 결코 어렵지 않다. 그것은 모두가 좀 더 솔직해지는 일이다. 미래를 위해서, 자기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자기기만에 빠지지 않는 길이다. 솔직함의 실체는 개방과 경쟁의 원리를 광범위하게 확산시켜 나가는 일이다. 그리고 분야를 막론하고 고객에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대폭 증가시키는 일이다. 이른바 시장경제원리로 한국 사회의 전 분야를 리모델링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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