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에도 일본 열도에 한류열풍이 지속된다면 일본의 디지털어드벤처를 주목해 보기 바란다. 콘텐츠를 휴대전화, PC를 통해 전달하는 이 회사는 2004년 11월 한류사업에 처음으로 뛰어든 이후 2005년 후반부터 공격적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12월2일 도쿄 미나토구 아오야마 본사에서 이 회사의 히루타 타츠로(사진·44) 사장을 만났다.
 본 내의 한류열풍은 여전했다. 도쿄 여러 군데의 소규모 서점을 들려도 배용준, 이병헌, 권상우 등 한류스타의 얼굴이 담긴 잡지를 매거진 코너에서 10여권 이상 볼 수 있을 정도다. 편의점에선 한국 드라마 DVD가 꾸준히 팔리고 있다. 특히 일본 NHK TV가 한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대장금’(일본 드라마명 ‘장금이의 맹세’)을 방송하고 있어 이와 관련된 잡지나 단행본도 하나둘씩 늘어나는 추세다.

 기자가 찾은 디지털어드벤처는 한국 인기연예인의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홈페이지 ‘韓流(한류) NOW’(www.hanryu.tv)를 운영하며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권상우, 김희선 주연의 ‘천국의 계단’을 ‘슬픈 연가’로 제목을 바꿔 DVD로 제작, 판매하는 등 한류사업에 상당히 적극적인 디지털 콘텐츠 판매회사다. 이 밖에도 한류스타들이 출연한 뮤직비디오 컬렉션 DVD ‘꿈의 소나타’와 ‘I LOVE 한류’ 등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어드벤처는 권상우 주연의 영화 ‘야수’에 일본 측 제작위원회 회원으로 참여했고, 2006년 1월3일 진행하는 ‘야수’의 월드 프리미어 시사회에 일본 관광객 한국 유치를 한국 측 Geni-i(지니아이)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다수 한류 콘텐츠 및 드라마, 영화 판권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히루타 타츠로 사장은 무사시노 미술대학을 나와 출판인쇄, 인터넷 방송국에서 근무하다가 1998년 디지털어드벤처를 설립했다. 디지털어드벤처는 2000년 7월 나스닥 재팬에



  -회사 설립 배경을 들려 달라.

 디지털어드벤처는 대기업 프로바이더와 제휴해 주로 인기 여배우나 아이돌, 아티스트, 애완동물 등의 동영상을 제공하는 전문 디지털 콘텐츠 유통회사다. 처음엔 PC를 위한 콘텐츠의 요구가 높아 인터넷 콘텐츠 프로바이더로 출범했다. 주로 연예인 콘텐츠를 제공했는데, 2000년부터는 휴대전화에도 전송을 시작했다. 아울러 편의점을 통해 비디오물을 유통시키기 시작했으며, 2002년에는 브로드밴드 콘텐츠 제공과 영화 및 드라마의 DVD도 판매했다. 2004년 5~6월에는 한류 붐이 일기 시작해서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앞으로 한류사업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다.



 -2005년의 성과와 2006년 사업 계획은.

 일단 한류사업의 경우 ‘슬픈 연가’ 판매를 통한 수익에 주력했다. 2005년 4월부터 후지TV에 콘텐츠를 제공해 그동안 없었던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체 수입 중 한류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수입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브로드밴드는 일본 내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수익률 또한 상승하는 중이다. 내년에는 휴대전화, I-pod(영상기)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 대응하기 위한 콘텐츠를 개발해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한류 부문에는 투자를 늘려 다양한 콘텐츠를 일본 내 수요자들에게 제공할 생각이다. 여러 가지 많은 아이디어가 있고, 일부는 이미 진행 중이지만, 지금은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또 한류뿐 아니라 미국 할리우드에도 진출해 이쪽의 콘텐츠도 다룰 예정이다.



 디지털어드벤처는 2005년 4월1일~9월30일의 6개월 동안 9억7800만엔(한화 86억원 상당)의 매출과 5100만엔(한화 4억4800만원 상당)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디지털어드벤처는 일본 내 공시를 통해 2005년 4월1일~2006년 3월31일의 1년 동안 25억엔(한화 220억원 상당)의 매출과 6000만엔(한화 5억2800만원 상당)의 순익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류사업에 대한 평가를 해본다면.

 아직 일본 젊은이들을 충족시킬 만한 (한류의) 욕구 대상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재력과 구매력이 높은 40~50대의 일본 여성들이 한류 붐을 일으켜 고정팬으로 자리잡으면서 한국 드라마 DVD 등 한류시장 인프라를 제대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일본의 (DVD) 제품들도 이런 정도의 시장 성장은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우리도 이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많은 한류 콘텐츠에 투자를 하고 있다. 곧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품질이다.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제품을) 만든다고 모두 팔리는 건 아니다. 고정팬들은 질 높은 콘텐츠를 원한다.

 이와 함께 한류스타 및 사업자들의 권리문제도 한류 붐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초상권 및 저작권 등에 대한 권리비용이 커지다 보니 아예 일본 사업자들이 한류사업에 손을 대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서로 득이 돼야 사업을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일본 내 한류 잡지 및 단행본들의 현황은.

 (한류사업 담당 스미 이사) 무크지 위주로 많이 나왔다. 수십여종에 달할 것이다. 보통 1000~1500엔 사이에서 팔린다. 가장 많이 팔렸던 것은 일본 <주부와생활사>에서 발행하는 <주간여성>의 별책부록인 <한국드라마나우>가 처음에 24만부 팔렸고, 지금은 6~8만부 정도는 고정적으로 팔리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판매부수가 1~2만부도 되지 않는 단행본들도 수두룩하다. 사진 등 품질이 뒤따라 주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한류스타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장동건과 드라마 ‘겨울연가’의 박솔미를 좋아한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참으로 대단한 작품이라고 느꼈다. 각 장면이 할리우드 수준이다. 일본에서는 이런 영화를 만들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