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종별로 원하는 인재형이 다르다. 천편일률적 잣대는 없다. 재무회계쪽은 수치에 밝아야 하고 기술영업직은 프리젠테이션 강점이 있으면 유리하다. 당신 전공에 맞는 경력 관리 비결은 뭘까?
분야 1 해외 영업



“지역 전문가 되면

프리미엄 쑥쑥”



박은령 엔터웨이 부장



 2003년 8월 국내 대기업 섬유업체로 두 번째 전직에 성공한 이정훈씨(36·가명). 그의 전직 비결은 유창한 영어 실력과 현지 사정에 밝은 지역 전문가였다는 점이다.

 대학에서 디자인학과를 졸업한 후 디자이너로 근무한 이씨가 미국 유학을 간 것은 1999년 직장 4년 차 때였다. 수입 브랜드를 다루다 보니 구매 업무 비중이 높아 영어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년간 미국 내 유명 디자인스쿨 ‘FIT’에 투자한 후 뉴욕 현지에서 취업할 때 그의 몸값은 무려 100% 수직 상승했다. 4년간 현지 근무 후 1년간 홍콩 지사를 거쳐 국내 기업에 U턴한 것이다.

그를 고용한 회사 임원은 “유창한 영어 실력과 디자인에 대한 전문성, 미국과 홍콩 등 현지 사정에 밝아 타 지원자에 비해 눈에 쏙 들어왔다”고 들려줬다. 특히 이씨의 경우 단순 디자인 업무뿐 아니라 해외 영업맨으로서 자질을 높여 놓았던 게 성공 비결이다.

 현재 도쿄에 있는 일본계 대기업 해외영업부에 근무 중인 유정현씨(35·가명). 그는 요즘 중국어 공부에 한창이다. 기계공학과 졸업 후 일본계 기업 해외영업 파트에 입사한 유씨는 본사 근무 중 눈에 띄어 입사 4년 만에 도쿄 현지 근무를 명(命)받았다. 본사와는 일본어로, 해외 파트너와는 영어로 업무를 보는 특기 때문이다. 특히 영업 상대국인 인도네시아 상황을 체크하기 위해 그는 외국 신문을 매일 봤고, 바이어가 국내에 올 때면 취미 파악은 물론 바이어 부인의 생일까지 챙겨주는 성실성은 남달랐다. 그는 해외 파트너로부터 최고 영업맨으로 인정을 받았고 현재는 회사 내 전략국인 영국을 맡는 자리로 옮겼다. 유씨가 중국어 공부에 매달리는 건 다시 중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식점, 여행 코스까지 알면 금상첨화



 연일 달러 환율이 춤추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 영업맨들의 얼굴엔 희비 쌍곡선이 그려진다. 해외 영업 하면 왠지 ‘폼’이 나는 부서다. 외국어도 잘하고 해외 출장도 자주 다니기 때문이다. 현지 주재원으로 나가면 보통 국내보다 1.5배의 연봉은 거뜬하다.

 해외 영업이란 무엇인가. 기업이 추구하는 해외 영업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첫째, 해당 기업 제품을 수출하는 해외 마케팅. 둘째, 외부 기업 제품을 소싱해 수출하거나 각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수입하는 해외 세일즈(수출, 수입 판매). 셋째, 해외 마케팅과 세일즈를 통한 해외 사업 창출이다. 어떤 해외 영업인가는 각 기업이 추구하는 사업 방향과 아이템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다면 기업은 해외 영업맨으로서 어떤 자질을 요구할까.



 첫째, 업무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과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이다. 해외 영업을 하다 보면 각국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변수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해외 시장 정보와 그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 제품에 대한 지식이 필수다. 둘째, 의사소통의 가장 중요한 수단, 외국어 구사 능력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해외 영업에서 능통한 영어 실력은 필수다. 제품과 지역에 따라 제2외국어 능력도 필요하다.

 셋째, 제품에 대한 지식과 수출입 업무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해외 영업 전략 중 하나가 기술 영업이기에 해외 수출입 파트너와 협상 시 제품에 대한 지식과 기술, 전공 분야에 대한 이해도는 아주 중요하며 신뢰감을 심어 주는 데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해외 영업직 지원자에게 꼭 해주고 싶은 얘기는 “일만 하지 말라”는 것이다. 어느 골목에 어떤 음식점이 있는지, 그 집 주인의 성격이 어떤지도 알아 놓아야 한다. 술집은 어디가 좋고 가까운 여행 코스는 어디가 좋은지 현지 가이드까지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영업 실적은 꼭 지식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 친화력과 서비스 마인드까지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Plus 경력 관리 포인트



1 외국어 실력을 갖춰라

2 현지 사정에 정통하라

3 업무 외 유흥 코스까지 가이드하라

영업직 연봉 기준



대졸 신입사원 2000만원대 초반

3~5년차 대리 2500만~3500만원

5~8년차 과장 3500만~4500만원

8년차 이상 차/부장 4500만~7000만원

Plus 경력 관리 포인트



1 자격증을 확보하라

2 프리젠테이션 능력을 키워라

3 입이 아닌 전문성으로 승부하라



분야 3 금융



“스페셜리스트만

롱런할 수 있다”

허윤 에프엔퀘스트 대표



 “트랙 레코드(Track Record=자기 업무 실적표)요? 차라리 세금을 얼마 내고 있는지 보여 드리죠.” 월가에서 외환 트레이딩을 하고 있는 한 재미교포의 말이다. 자기 능력이 연봉으로 표현돼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도 이미 열심히 일하고 주는 대로 받는다는 개념은 옛날 얘기다. 연봉을 얼마 받고 있느냐가 자기 능력을 대변하는 시대가 왔다.

 금융업종은 평균 연봉이 타 업종에 비해 높다. 그러나 실제론 입문했다고 당연히 따라오는 보상은 아니다. 능력에 따라 성과급이 확연히 다르다. 같은 직급 내에서도 총액 기준 연봉은 천차만별이다. 특히 브로커나 딜러의 경우 그 현상이 심하다. 자신만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거나 운용 능력이 탁월할 경우 수억원씩 받는 직원이 있는 반면 기본 직급 연봉보다 깎여 받는 직원들도 허다하다.

 가장 몸값이 비싸다는 애널리스트 역시 일률적으로 높지는 않다. 반도체처럼 시가 총액이 큰 업종 을 담당하면서 각종 순위에서 랭킹이 높은 경우 수억원씩 받기도 하지만 3000만원대 연봉을 받는 애널리스트도 있다. 자기 적성과 특기를 잘 파악해서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세워야 몸값을 올려 나갈 수 있다. 금융의 기본 특성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듯이, 연봉 역시 직무 성격에 따라 하이리스크 하이리턴형이다.



 회사보다는 내 이름값 높여야



 증권사 금융공학팀에서 ‘백오피스’(Back Office) 업무를 담당하던 K대리(32)는 최근 은행 장외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자리를 옮겼다. 기본 연봉만 4000만원대에서 6000만원으로 50% 몸값을 올렸다. 애초부터 트레이더를 꿈꾸며 꾸준히 준비한 덕에 적절한 기회를 잡아 몸값을 늘려 간 경우다. 그는 “단순히 월급 늘어난 것보다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 게 소득”이라고 말한다. 반면 일선 현장에서 트레이더라는 직무는 한 치 실수도 용납되지 않기 때문에 성과 스트레스에 고스란히 노출돼 업무 강도는 높아진 셈이다.

 지난 2003년 8월 경제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L과장(33)도 이직을 통해 연봉을 크게 높인 경우다. 약학석사로서 국내 화학업체 연구소에서 기획 업무를 담당하다가 2001년 증권사 제약 애널리스트로 말을 바꿔 탔다. 제약 부문에 대한 지식과 관련 네트워크가 좋아 자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업종으로 전환하면서 기업 분석을 위한 재무제표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데는 경험이 달렸다. 그는 “2년간 밤낮없이 공부하고 분석하고 노력했다”며 “2년을 구르고 나니 업계에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시간외 근무가 많았음을 반증해 준다.

 이때 모 그룹 경제연구소에 자리가 생겨 응시, 2번째 전직을 했다. 그의 판단은 애널리스트로서 그때마다 시의성 있는 마켓 리포트를 작성하는 것보다 펀더멘털에 가까운 연구 작업이 적성에 맞는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L과장 역시 기존보다 50% 상향 조정된 7000만원대 연봉으로 회사를 옮겼다. 성과급까지 감안하면 1억원대 소득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두 케이스는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이직에 성공한 경우지만, Y팀장(42)은 한 우물을 파면서 몸값을 올린 경우다. 그는 부동산학을 전공하고 증권회사에 입사해 올해 16년째 한 회사에서 그것도 같은 직무만을 맡아 왔다. 전형적인 관리직으로서 사옥 관리, 지점 신설, 이전, 폐쇄 등이 주요 업무였다. 그러나 업력이 다져져 금융 지식과 부동산 지식이 겹쳐지면서 최근 각광 받고 있는 부동산 금융의 최고급 전문가로 자리매김한다.

 이제 부동산은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위한 하나의 매개일 뿐이다. 부동산만 다루는 게 아니다. 그는 아시아 최초 선박 펀드를 탄생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금이나 원자재까지 금융상품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은 모두 그의 손에서 파이낸싱의 대상이 된다. 이를 만들어낸 그 자신 몸값도 어느새 금값으로 변한 것이다.

 어떤 경우건 금융업종에서 성공하고 계속 몸값을 올려 가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치열함’이다. 대충대충 하는 법이 없다. 잠시도 자기 계발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소속한 회사가 어디든 치열하게 자신의 스페셜티를 갖춰 놓은 사람들이다.

 어떤 일이든 시켜만 주면 다 잘할 수 있다는 자세보다는 이 부문은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스페셜리스트 의식이 필수다. 길어지는 불황 속에서 금융업종은 끊임없는 구조 조정의 소용돌이에 던져져 있다. 스페셜리스트만이 그 소용돌이를 이겨낼 수 있다. 당신도 치열함으로 무장시킨다면 오히려 불황의 혜택을 받는 돋보이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다.



Plus 경력 관리 포인트



1 세부 전공 과목을 키워라

2 회사보다는 자기 이름값이 중요하다

3 시장 상황을 시시각각 체크하라



분야 4 엔지니어



“최소 3년간 한곳에서

기술력 키워야”



변창국 코리아HR 과장



 얼마 전 코스닥 등록업체에서 후보자 추천 의뢰를 받았다. 통신망 관리 시스템 NMS(네트워크 매니지먼트 시스템) 개발 경력 5년 차 엔지니어를 찾아달라는 것이다. 이 회사의 요구는 단순했다. “비슷한 환경에서 바로 그 업무를 해본 경력자가 최우선 순위”라는 조건이었다. 추천 후보자군은 수십명으로 압축한 끝에 이정식씨(32)가 추천됐다. 연봉은 기존 이씨가 받던 수준보다 약 15% 상향 조정된 금액이다. 한곳에서 최소 3년 이상 근무하며 같은 분야에 대해 경력을 쌓을 경우 시장 타깃이 되기 쉽다. 이때 전직 희망자의 몸값은 뛰는 게 보통이다. 반면 타 업종으로 이동시에는 연봉 감축까지 감내해야 하는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 최근 NMS 개발을 하다 모바일 쪽으로 이동해 연봉이 깎인 케이스도 목격했다. 물론 해당 엔지니어가 원해서 이동했지만 기왕이면 몸값이 상승하는 쪽으로 움직이는 게 관례다.

 엔지니어의 경우 외국어(영어)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기술 쪽 인력이 무슨 외국어냐 싶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외국어를 잘하면 그만큼 유리한 조건으로 이직시 플러스 알파가 된다.



헤드헌터와 친해져라



 세계는 지금 이공계 시대다. 미국 주요 대기업의 CEO(최고 경영자)들도 이공계 출신이 많다. 국내도 50대 기업 CEO와 임원 중 이공계 출신 비율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정부의 이공계 살리기 차원의 전략적 지원도 나타나고 있는 요즘이다.

 그러나 요즘 엔지니어 수요가 높은 IT 업종이 극심한 불황 속에 빠져 있다. 따라서 IT 붐이 일었던 4~5년 전에 비하면 수요가 떨어진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자신의 개발 경력과 기술만 확실하다면 불황 타개책은 얼마든지 많다. 먼저 경력자의 경우 한 업체에서 최소 3~5년 이상 꾸준히 경력을 쌓는 노력이 중요하다. 자신이 개발하고 있는 분야의 시장 상황을 주시하며 정보를 습득하는 건 기본이다.

 이직시에는 자신이 입사하기를 희망하는 회사에 대한 정보를 꾸준히 수집해 기회 포착을 잘 해야 한다. 스스로 어려울 땐 헤드헌터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보통 신문이나 인터넷에 나오는 채용 공고는 경쟁률이 심하다. 특히 기업에서는 수시 채용으로 대부분 바뀌고 있다. 헤드헌터는 신문이나 인터넷에 나오는 채용 공고 외에 기업에서 비공개로 진행하는 이른바 ‘히든 잡’(Hidden Job)을 많이 갖고 있다.

 경력 관리에서 유의할 점은 여러 가지 업무보다 한두 가지 주요 개발 경력 분야를 5년 이상 쌓도록 노력하라는 점이다. 특히 헤드헌터와 접촉할 땐 수시로 경력 소개서를 업데이트하는 게 유리하다. 신입의 경우(석사 포함) 기업에서 채용시 검증할 부분이 적으므로 학교 재학시 프로젝트 경험이나 관련 분야 자격증, 기술력을 습득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Plus 경력 관리 포인트



1 최소 3년간 한 업무에서 커리어를 키워라

2 외국어 실력 있다면 희소성 높다

3 내세울 수 있는 나만의 기술력을 확보하라



 분야 5 재무 회계

 “CFO 되려면

 자격증으로 말하라”




조미애 맨파워코리아 팀장

 경기 불황기에는 보통 재무 회계 쪽 수요가 그다지 많지 않다. 기업에서는 영업 마케팅에 우선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재무 회계 경력자라면 이때엔 몸을 낮추는 전략이 유효하다. 개인 역량 발굴 기간으로 삼는 게 보다 현실적이란 판단에서다.

 물론 요즘 같은 시기에도 전직은 가능하다. 꽤 잦은 전직으로 경력 관리가 허술했던 김찬정씨(33·과장)는 얼마 전 이직에 성공했다. 7년 차 직장 경력에 4번이나 회사를 옮겨 다닌 김씨는 사실 헤드헌터로 봐선 입맛이 그리 당기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가 낙점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만의 특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의 무기는 영어였다. 특히 김씨는 외국계 기업만 전문적으로 노크, 전직에 골인할 수 있었다.

만약 보수적인 국내 대기업 문을 두드렸다면 번번이 낙담했을 건 뻔하다.

 그는 1998년 말 국내 A은행에 입사한 후 10개월 만에 외국계 기업으로 옮겼지만 4개월 만에 또 다른 기업으로 옮겼다. 그 기업에서도 1년5개월밖에 지속되지 않았다. 이번엔 자의가 아니라 타의였다는 점이 위안이다. 중국 광저우 근무 때 회사가 직장 폐쇄로 문을 닫은 것이다.

 다행히 카투사 출신으로 꾸준히 영어 실력을 키워 왔다는 게 유일한 희망인 상황. 현재 다니는 외국계 기업에 들어올 때 연봉은 전직과 크게 다름없는 연봉 3300만원 수준이다.

 김 과장의 몸값은 향후 5년 혹은 10년 뒤 어느 정도까지 상승할 수 있을까. 우선 커리어를 설계하려면 자기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 구체적 전술로 들어가면 자기 이력서 관리가 필수다.

 이력서 안에 기재할 자신의 몸값을 계량화할 수 있는 사항이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하다. 예컨대 토익 점수 900점이 넘는다든가 아니면 재무 회계 파트의 ERP(전사적 자원 관리) 전문가 또는 회계사 등 증표가 분명해야 한다. 자격증은 자신의 실력을 입증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자료이며, 이 자격증들이 기본 1000만원 이상 몸값 차이를 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특히 재무 회계 쪽에선 오랫동안 경력을 쌓아 왔다는 게 프로페셔널로 치부되지 않는다. 업무 지식과 경험은 물론 타 부서와 조율할 수 있는 비즈니스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CFO, CEO까지 내다볼 수 있다. CFO가 된다면 최소 7000만원 이상, 억대 연봉도 가능하다.

 재무 회계 쪽 경력 관리의 특징 중 하나는 업종 전환이 자유롭다는 점이다. 금융 쪽에서 소비재 업계로, 다시 자동차 화학 업종으로 옮겨 다니기에 제약이 없다. 고유의 상품 지식보다는 업무 지식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요즘엔 윤리적 마인드도 재무 쪽에선 높이 평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휴먼 네트워크를 잘 관리하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재무 회계 카페나 동호회에 가입해 정보 수집과 함께 인맥 관리를 잘 해 놓는다면 어렵지 않게 몸값을 상향 조정할 기회가 널려 있기 때문이다.



Plus 경력 관리 포인트

1
자격증이 실력이다

2 상품보다 업무 전문성이 우선이다

3 개인적 휴먼 네트워크를 활용하라



“몸값 上品 되려면 ‘상품성’ 높여야”



박운영 엔터웨이&커리어센터 상무(CDF)

 필자는 지난 2003년 반년 동안을 미국 중서부 위스콘신주 주도(州都) 매디슨에서 ‘커리어 컨설턴트’가 되는 공부를 하면서 보냈다. 문득 그곳에서 목격한 한 장면이 떠오른다.

 어느 더운 한여름날 위스콘신주립대학 내 취업지원센터. 한 직장인이 센터의 커리어 컨설턴트 몰리와 상담 중이었다. 몰리는 필자와 함께 미국 공인경력개발사(CDF) 코스에 참여 중인 동급생이었다. 센터 입구에 붙어 있는 현황판을 보니 몰리는 그날만도 네 명의 직장인을 만나는 약속이 돼 있었고 오후에는 인문대학 학생들을 모아놓고 이력서 작성법을 두 시간 동안 가르치게 돼 있었다.

 독자들은 좀 의아해할 수도 있다. 왜 대학 취업지원센터가 직장인들과 상담을 하는지 말이다. 우리네 사고방식으로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위스콘신주 정부는 주민들의 경력 개발을 지원해 주는 방안 중 하나로 주 예산을 털어 주립대학 취업 전문가들이 주민 상담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었던 것이다. 직장인들이 찾아와 상담하는 내용 일부를 옮겨 보면 “아내가 뉴욕에 있는 좋은 직장을 잡았는데 나는 위스콘신을 떠나기 싫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인가?”,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 생활을 2년 정도 했는데 재미가 없다, 내 적성이 아닌 듯하다, 괴롭다” 뭐 이런 식이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하다고 고민거리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선 지자체가 주민 경력 개발 지원

 다른 점이라면 고민거리를 푸는 방식이다. 우리 같으면 직장 동료나 친구를 만나 소주잔을 기울이거나 수다를 떨면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는 반면 미국인들은 전문가를 찾아간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겪는 여러 고민거리에 대해 직장인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조언을 주고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커리어 코치가 직업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커리어 컨설턴트 자격증인 CDF 보유자도 전국에 2000명이 넘는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사회도 이제 이 같은 커리어 컨설팅에 대한 요구가 급속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세상이 변하는 속도와 폭이 워낙 빠르고 넓다 보니 도저히 직장 동료나 친구 간 대화를 통해선 직장인들이 가진 궁금증과 고민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아지고 있다.

 또 다른 변화는 우리 사회 문화가 급속한 서구화에 휩쓸리다 보니 집단적 공동체 속에서 서로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을 해주는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직장에서도 퇴근 후 술자리가 줄어들고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미국처럼 상담 전문가를 찾을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필자는 실제로 커리어 컨설팅에 대한 직장인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특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못한 채 한정된 사람들 속에서만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아오고 있다.

정보통신 분야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대표적인 경우다. 시간당 몇 십만원씩 하는 상담 프로그램도 자기 개발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투자할 수 있다는 요즘 20~30대들의 마인드도 커리어 컨설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는 듯하다.

 이 같은 관심에 비해 경력 관리에 대한 전문적인 조언을 줄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이 국내에는 절대 부족하다.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부족하나마 직장인들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먼저 헤드헌터들을 꼽을 수 있다. 헤드헌터들은 우수한 인재를 평소에 많이 확보해 둬야 하는 만큼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면 만나기를 꺼리지 않는 편이다. 그렇다고 아무 헤드헌터나 만나서는 안 된다. 자신이 종 사하는  직종이나 업종과 관련한 전문성을 가진 헤드헌터를 골라야 한다.

 둘째, 다양한 커뮤니티에 참가해 보면 분명 전문가 뺨칠 정도로 좋은 정보를 제공하고 경력 관리 모델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좀 더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자기 진단과 미래 설계를 위해서는 비용을 들여서라도 전문 커리어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는 것이 적극적인 경력 관리의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