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에는 어떤 비즈니스가 소비자를 사로잡을까. 일회성 유행으로 반짝 떴다 사라지는 철새형 비즈니스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근저에서 흐르고 있는 트렌드를 반영한 비즈니스를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가장 쉽게 접근하는 방법은 2005년 한해 동안의 비즈니스 키워드를 찾아내는 접근법이다. 비즈니스 트렌드로 확고하게 정착하지는 않았지만, 소비자의 입에서 가장 많이 회자됐던 키워드를 찾아 트렌드를 읽는 방법이다.

 타민, 모바일, 한류, 디지털오디오플레이어, 논술, 체험, VVIP, VoIP, BCN(전화와 인터넷을 합한 개념), 독일월드컵, 파티, 유기농, 로하스, 싱글, 실버, 온라인교육서비스, 자기계발, K-1, 이종격투기 등등….

 회원 수 1만여 명으로 트렌드 관련 단체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삼성경제연구소 포럼 ‘트렌드연구회’(www.seri.org/ forum/trend) 소속의 트렌드 전문가 10인이 선정한 2005년 트렌드 키워드다.

 이와 함께 LG경제연구원은 2005년 히트상품의 키워드로 ‘웰빙과 매스티지(Masstige)’를 꼽았다. 웰빙은 2003년 이후 내리 3년째 꼽히고 트렌드 키워드이다. 그 기세 또한 쉽게 꺾일 것 같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제 나와 내 가족만을 위하는 웰빙 대신 후손, 환경 보존을 강조하는 로하스가 대체할 것으로 보았지만, 예상이 빗나갔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매스티지는 가치소비의 확산을 의미한다. 보다 더 고급스러운 제품을 어떻게 하면 최대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까 하는 모순된 소비욕구가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매스티지가 중고가 명품에 한정된 데 반해, 가치소비는 고가, 중가, 저가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개념이라고 LG경제연구원은 덧붙인다. 따라서 가치소비의 범위가 크게 확대된 점은 2005년 소비시장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한다.

 이 같은 2005년 소비 트렌드를 기반으로 ‘트렌드연구회’ 회원들과 전문가 10인의 도움을 받아 ‘2006년 비즈니스 트렌드 10’을 선정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개인화 비즈니스 ▲(IT)컨버전스 비즈니스 ▲문화콘텐츠 비즈니스 ▲체험 비즈니스 ▲시너지 비즈니스 ▲실버 비즈니스 ▲모바일 비즈니스 ▲레저·컬쳐 비즈니스 ▲자기계발·교육 비즈니스 ▲저가·고가 심화 비즈니스 등.

 개인화 비즈니스 트렌드는 각종 모임과 단체 등 집단성에 기반을 둔 삶에서 탈피, 철저히 개인적 행복을 추구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음을 뜻한다.  이는 커플보다는 싱글족이 증가하고, 출산을 기피하는 부부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설명해 준다. 복잡함보다는 단순함과 편리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특징이다. 이들이 추구하는 행복은 질 높은 삶. 때문에 각종 재테크 관련 비즈니스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동산투자대행·개인재무컨설팅 비즈니스 등이 여기에 속한다.

 컨버전스 비즈니스 트렌드는 특히 IT에 의한 컨버전스를 일컫는 것으로 IT 기술에 의해 기술간, 기기간, 서비스간의 융·복합화가 발생하는 것을 일컫는다. 즉 모든 디바이스는 편리성과 휴대성, 디지털화, 유용성, 복합화, 네트워크화를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물리적 결합이 아니라 이질적인 것들의 화학적 융합이 커다란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경향이 제품화 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iPod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문화콘텐츠 비즈니스 트렌드는 최근 아시아를 강타하고 있는 한류와 관련된다. 특히 아시아에 머물렀던 한류는 2005년 <타임>과 <CNN>에서도 한국 출신 연예인을 볼 수 있을 만큼 강력해졌다. 그러나 일본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선진국에서의 역한류도 예상할 수 있다. 2005년 초난강 등이 소개돼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사례가 있어, 2006년 역한류 움직임은 한층 거세질 것이다. 이미 10~30대들에게 엔터테인먼트는 국적이 없다. 또 어학연수 등을 경험했던 세대들의 역한류 편입은 충분히 예견되고 있다. 음원저작권과 관련된 비즈니스가 여기에 속한다.

 체험 비즈니스 트렌드는 체험형 게임으로 대표된다. 전자오락의 시대가 가고, 오감(五感) 체험형 멀티전자게임의 시대를 맞고 있는데, 2005년부터 일본산 관련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멀티플렉스영화관 옆의 운전, 노 젓기, 스키, 오토바이, 사격 등이 즐비한 전자오락실은 이제 관심을 끌지 못한다. 실감이 덜하기 때문이다.

 2005년 부산에서 처음 선보인 ‘유파라(U-PARA)’라는 일본식 오락장은 전자오락은 물론 체육관이나 볼링장에서 즐길 수 있는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시설로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나아가 일본의 ‘조이월드’는 수십억~수백억원대의 시설을 갖추고 전자적으로 꾸민 테마파크형 놀이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입체안경을 쓰고 화면에 몰두하면 롤러코스터를 타고 천국을 방문해 천사들의 환영을 받으며 구름 위를 수백km를 날다가 뚝 떨어져서 하수구 옆을 기어다니는 바퀴벌레의 핏줄 속으로 들어간다. 또 어느새 솟구쳐 올라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서 있게 된다. 앉아 있는 좌석은 요동을 치며 실제와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이처럼 다양한 체험 전자오락 기기가 국내에는 아직 일부만 보급돼 있다.  현재 CGV가 새로운 놀이문화, 새로운 오락실 형태를 선보이고 있다. 또 경기도 죽전의 ‘세가’ 역시 체험형 비즈니스이지만,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다.

시너지 비즈니스 트렌드는 전략 트렌드로 바꿔 말할 수 있다. 컨버전스 비즈니스 트렌드가 이질적인 것들의 화학적 융합에 의해 부가가치를 생산한다면, 시너지 비즈니스는 전혀 다른 산업, 전혀 다른 업종들의 물리적 결합에 의해 시너지를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이종(異種) 산업간의 결합, 즉 전혀 다른 업종간의 M&A를 생각하면 쉽다.

 실버 비즈니스 트렌드는 고령화사회를 겨냥하고 있다. 고령화는 당분간 한국사회가 겪어야 하는 최대의 과제다. 때문에 고령자의 특성에 적합한 제품과 서비스를 연구, 개발, 제조, 가공, 유통, 제공 또는 판매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특히 오래오래 시들지 않는 젊음은 모두가 꿈꾸는 삶이다. 그 젊음을 제공하고 지원하는 비즈니스는 고령화를 앞둔 한국사회의 베이비붐 세대에게 가장 매력적인 비즈니스 트렌드이기도 하다.

 모바일 비즈니스 트렌드는 2005년에 이어 2006년에는 전혀 다른 차원의 흐름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소통’으로 대표되는 서비스는 단말기 하나로 모든 동영상과 데이터 등을 실시간, 쌍방향으로 서비스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VoIP, DMB 등 디지털오디오플레이어 제품들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레저 비즈니스 트렌드는 2005년 히트상품 키워드였던 웰빙을 이어가는 개념이다.

 자기계발·교육 비즈니스 트렌드는 주5일제로 인한 여가시간을 자기계발을 위한 재충전 시간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욕구 증대를 겨냥하고 있다. 어학, 정보화 자격증, 전문지식에 대한 교육 등이 활성화 될 예정이다. 또 논술이 대학입시의 중요한 과정으로 부상함에 따라 이를 겨냥한 비즈니스 역시 2006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저가·고가 심화 비즈니스 트렌드는 변화하고 있는 소비 패턴에 따른 것으로, 2005년 소비 키워드였던 ‘매스티지’를 이어받고 있다. 트레이딩업(Trading Up), 트레이딩다운(Trading Down)의 소비현상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가치가 있으면 값을 치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최대한 싸게 사려는 소비심리가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