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나라살림 규모는 2005년보다 6.5% 증가한 221조4000억원으로 확정돼 2005년 12월15일 현재 국회의 심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국민 한 사람이 내야 할 세금이 356만원으로, 1인상 세 부담이 2005년에 비해 23만원 늘어난 규모다. 그러나 나라살림의 적자 규모는 오히려 1.3% 증가한 11조7000억원이며, 국가채무도 외환위기 때인 1997년의 4.3배인 279조9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1인당 국가채무도 2005년 509만원에서 575만원으로 66만원이 증가할 전망이다.



 우선순위 정해 분야별 재원 집중투자

 기획예산처가 국무회의의 심의, 의결을 거쳐 2005년 10월 국회에 제출한 ‘2006년 예산안’에 따르면, 2006년 나라살림은 미래 성장동력의 확충과 양극화 완화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육이나 사회적 일자리 사업과 같이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하는 사업에 집중 지원한다는 것이다.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은 “2006년 재원배분은 미래 성장동력 확충, 양극화 해소, 국민의 기본적 수요충족, 국가안전 확보 등 국가의 역할과 지원이 필요한 분야에 중점을 두고, 특히 각 분야에서 성장동력 확충과 양극화 해소를 동시에 추구하는 사업을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총지출 가운데 일반회계 예산은 2005년보다 8.3% 증액한 115조5000억원(특별회계 및 기금에 대한 전출 제외), 특별회계 및 기금 사업비는 105조9000억원 수준으로 4.7%가 증액됐다.

 이에 반해 총수입은 증류주 세율과 LNG 특소세율 인상에 따른 세수 증가분 8000억원과 한전, 기업은행 등 공기업 주식 매각분 1조5000억원 등을 감안해 2005년보다 5.9% 증가한 235조6000억원으로 잡혔다.

 통합재정수지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0.3%(2조2000억원) 흑자가 예상되지만, 사회보험수지를 제외한 관리대상수지는 1.3%(11조7000억원)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국채 발행 규모는 2005년 9조8000억원보다 다소 낮은 9조원으로 일반회계에 대한 국채의 비율도 올해 7.2%에서 6.2%로 낮아지게 된다.

 국가채무는 2005년 말 248조1000억원 수준에서 279조9000억원으로 늘어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2005년 30.4%에서 31.9%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공적자금 국채전환이 2006년 마무리됨에 따라 2007년 이후부터는 점차 낮아질 것이라는 게 기획예산처의 설명이다.

 이 같은 ‘2006년 예산안’은 내년도 경상성장률 7.5%(실질성장률 5%) 수준을 전망한 것이다. 2005년 실질성장률은 고유가, 환율하락, 내수부진 등에 따라 당초 5%에서 4% 내외로 하향이 예상되고 있지만, 2006년에는 2005년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BTL(민간자본유치)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어서 5%대 회복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기획예산처는 2006년 예산안에 대해 경기중립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총지출 증가율 6.5%는 경상성장률 7.5%보다 낮은 수준으로 팽창예산이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재정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판단할 때, 지표로 삼는 통합재정수지로 보아도 GDP 대비 0.3% 수준으로 오히려 약간 긴축적인 예산이라 볼 수 있다”며,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을 제외한 관리대상수지는 GDP 대비 -1.3%로 다소 적자를 보이고 있지만, 국제적으로 GDP 대비 ±1% 수준은 균형 수준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경기중립적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D, 통일·외교, 사회복지 투자 증가

 2006년 예산안의 재원 배분 내용을 살펴보면, 총 12개 분야 중 2005년보다 재정 투입이 크게 늘어난 곳은 연구개발(R&D), 통일·외교, 사회복지 분야다. 반면 수송·교통·수자원 등 사회간접자본 분야는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대신 정부 예산을 줄였다. 재정 투입이 크게 늘어난 부문과 더불어 국가 안전 확보를 위한 국방과 공공질서와 안전에도 집중 투자한다.

 “알뜰하게 쓰기 위한 방법입니다. 과거에 비해 경제성장률은 둔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이 행정부에 요구하는 서비스와 복지 수준은 점차 증가하고 있죠. 재원 불충분, 세금 축소 방안 때문에 정부는 우선순위를 정해 집중 투자하자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기획예산처 재정총괄과 임형철(35) 서기관의 말이다. 또, “정부가 생긴 이래로 재원 투자의 중점 방향은 국방에서부터 R&D까지 바뀌고 있다. 국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인프라가 구축된 분야에 대해서는 집중 투자 방안을 세우진 않을 것”이라며, 재원 투자의 배경을 설명했다.

 먼저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R&D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한다. 국채 발행(2700억원) 등을 통해 R&D 투자 규모를 2005년 대비 15% 증액(1조2000억원)함으로써 차세대 성장동력, 대형 연구개발 실용화, 부품소재 기술개발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사업에 중점 지원한다. 그리고 국가 과학기술의 기초체력을 강화하고, 신기술 선점을 위해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이·공계 대학의 연구능력 배양 등 창조적 과학기술 인력육성 전략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 더불어 혁신형 중소기업의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지방 산·학·연 공동연구에 집중 투자해 지방의 기술혁신 역량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국가 균형 발전과 동반성장을 뒷받침하게 된다.

 통일·외교 분야의 예산은 세계 속의 한국을 건설해 나가기 위해 지난 2005년보다 7000억원 더 늘려 2조7000억원의 예산안을 편성했다. 특히 남북협력사업과 관련한 예산을 대폭 늘렸다. 개성공단 건설을 위해 지난해 285억원에서 547억원으로, 남북협력기금은 5000억원에서 650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그리고 새터민(북한이탈주민)의 정착 지원도 확대했다. 단순한 보호가 아닌, 새터민의 자립과 자활을 유도하기 위해 새터민 장려금 제도를 신설해 62억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며, 정착금 지원 규모도 407억원에서 431억원으로 늘렸다.

 또, 국제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무상원조를 확대하고, UN 등 국제기구에서 우리나라의 역할 확대를 위해 국제기구 분담금 예산을 1471억원에서 1847억원으로 대폭 확충했다.

 국방 분야 예산에서는 국방개혁을 통한 전력 투자 강화와 장병 복무여건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병력 집약적인 군 구조에서 기술 집약적인 첨단 군으로 전환하는 장기 국방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 2006년에는 F-15K 전투기, 이지스함 등 핵심 전력을 확충한다. 또 첨단 무기 체계를 자체 개발할 수 있도록 국방 R&D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장병 복무여건 개선은 민간자본 투자 확대로 사병내무반을 조기에 개선하고, 사병 봉급을 상병 봉급을 기준으로 지난해 4만66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인상해 병영생활 기본경비 수준으로 현실화 한다. 또한 GP·GOP 시설 개선 등 사병들의 근무여건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예정이다.

 사회복지와 보건 분야 예산의 핵심은 저소득층의 생계 지원 등 사회안전망 강화와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 강화, 그리고 국민건강과 안전보장의 지속적인 지원이다. 저소득층 생계 지원을 위해 기초생활수급자 범위를 143만명에서 162만명으로 확대하며, 차상위계층의 만 18세 미만 아동 모두에게 의료급여를 지원한다. 또 사망이나 사고로 위기에 처한 가정을 지원하는 긴급복지지원제도를 새롭게 도입한다.

 사회적 일자리 확충과 임대주택 공급도 확대한다.서민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2006년 국민임대주택을 28만호에서 39만호까지, 공공임대주택을 8만호에서 14만호까지 건설할 예정이며, 소년·소녀가정 및 교통사고유자녀 가정에 대해 무이자로 전세자금을 지원한다.

 또,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영·유아 보육교육 지원 대상을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60% 이하에서 70% 이하인 가구로 확대한다. 그리고 평균소득 이하 가구의 둘째 이상 자녀에 대한 보육 교육료도 월 4~9만원을 지원하고, 입양아동에 대해서는 무상보육 교육제도를 새로 도입할 예정이다.

 불임부부에게 불임시술 비용을 지원함으로써 경제적 부담을 완화시키는 제도를 신규로 마련한다. 그리고 노인의 일자리를 3만5천개에서 8만개로 적극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며, 노인 요양시설 또한 476개에서 565개로 대폭 확충한다.



 SOC(사회간접자본) 분야 2.7% 투자 감소

 수송·교통·수자원 분야의 예산은 지난 2005년보다 2.7% 줄어들었다. 대신 민간자본을 끌어들이고 공기업 투자를 늘려 공공부문 건설 투자 규모를 2005년보다 10%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BTL 등 민자사업, 공기업 투자, 타 부처 사업까지 포함한 공공 부문 건설사업 규모는 49조원 수준으로, 지난 2005년의 44조원 수준보다 약 5조원 오른 수치다. 또 부문간, 부문 내 우선순위 조정을 통한 투자 효율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항만이나 철도의 경우도 부산신항, 광양항 개발 예산을 지난해 41%에서 2006년 41.7% 수준으로 투자할 예정이며, 전철화·복선화 등 투자 효율성이 높은 분야에 중점 투자할 계획이다.

 한편 ‘2006년 예산안’과 함께 국무회의는 국가재정운용계획(2005~2009년)도 확정했다. 국가재정운용계획은 톱다운 제도(top down system)로, 기획예산처가 예산의 총액 한도를 결정하면 각 부처가 자율적으로 예산을 편성하는 제도다. 5년간의 국가정책의 우선순위와 정책 방향을 담은 국가재정운용계획으로 2004년 도입돼 이번이 두 번째다.



 2005~2009년 국가재정 운용계획

 도입되기 이전의 예산배분 방식에는 문제점이 많았다. 각 부처의 예상 요구안을 기획예산처가 심의·확정하는 데 따르는 시간이 오래 걸렸을 뿐 아니라, 부처는 과다하게 요구하고, 기획예산처는 대폭으로 삭감하던 악순환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가재정운용계획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다. 

 이번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국가재정운용계획(2005~2009년)에서 실질경제성장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연평균 5% 내외, 경상성장률은 연평균 7.5% 내외에 근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총수입은 경상성장률보다 다소 낮은 연평균 7.2%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라 밝혔다. 또한, 총지출 규모는 성장동력 확충과 양극화 완화, 그리고 국방개혁 지원 등 불가피한 지출로 확대 지원이 예상됨에 따라, 2005년 208조7000억원에서 2009년 266조원으로 연평균 6.3%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통합재정수지는 2005년부터 흑자가 지속될 것이며, 공적자금 상환이 종료되는 2007년 이후에는 2005년의 1조7000억원에서 2009년에는 27조2000억원으로 흑자폭이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사회보험수지를 제외한 관리대상수지는 2007년 이후 GDP 대비 1% 내외로 유지될 전망이다.

 국가채무는 2005년 248조1000억원에서 2009년 325조8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나겠지만,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공적자금 손실분의 국채전환이 이루어지는 2006년 31.9%를 정점으로 점차 하락, 2009년에는 30%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채무는 2005년 248조1000억원 수준에서 2006년 279조9000억원으로 늘어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2005년 30.4%에서 2006년 31.9%로 높아지겠지만, 공적자금 국채전환이 2006년에 마무리됨에 따라 2007년 이후부터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는 국가채무 비율의 증가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에 국가채무는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말한다. 임 서기관은 “선진국 기대 수준으로 맞춰 놓고, 돈 쓰지 말라는 것은 모순”이라며, 이어 “우리나라의 재정 규모는 선진국과 비교할 때, 건전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가채무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OECD 평균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 비율 76.4%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며,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원(IMD)과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Fitch), S&P, 무디스(Moody’s) 등으로부터 재정건전성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조세부담률은 현재와 비슷한 2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세부담률은 경기 활성화를 위한 소득세와 법인세율 인하 등으로 2005년 말 하락했지만, 국가재정 운용계획 기간 중에는 20% 수준을 유지하고, 사회보험을 포함한 국민부담률은 2009년에는 26.3%가 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2003년 기준으로 OECD 30개 회원국 중 조세부담률은 우리나라가 다섯 번째, 국민부담률은 세 번째 낮은 수준으로 평가돼 다른 주요 선진국에 비해 건전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윤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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