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난 7월 내각부 산하에 경제재정자문회의를 발족시키고 ‘일본의 21세기 비전’ 마련을 위한 활동을 본격 개시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일본은 민관이 다양한 루트를 통해 미래의 국가 발전 전략에 대해 연구를 계속해 온 바 있다. 현재까지 제시된 국가 발전 전략과 이를 토대로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연구가 진행되어 온 국가 미래 발전 전략을 구체적으로 짚어 보자.



 경제 성장 최우선

 첫째, 일본이 국가 발전 전략의 핵심 과제로 설정한 것은 바로 경제 규모의 지속적인 성장 실현이다. 기술 혁신을 원동력으로 경제 사회의 활력을 유지시켜 적어도 2%의 지속성 있는 경제 성장을 이룩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비전을 제시한 것은 우선 국민의 활력 유지와 향상은 물론, 도전해야 될 프런티어를 속속 창출하면서 다양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10년 이상 장기 불황에 허덕여 온 일본 입장에서 지속성 있는 경제 성장을 첫 번째 과제로 내세운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고령화 사회의 진전으로 인한 각종 부담(연금, 의료 등)이 증대하는 가운데 국민 소득의 원활한 재분배와 공적 부문의 누적 채무, 방대한 스톡의 유지 부담 등 차세대가 져야 할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서도 지속적인 성장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물론 지속적인 성장을 위협하는 요인도 존재하고 있다. 우선 저출산, 고령화 추세로 인한 노동력 공급 감소와 이로 인한 폐해가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연구 개발, 정보화 투자의 증가로 충분히 상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와 있다. 따라서 일정한 수준의 정보화 투자를 지속해 나갈 경우 2% 정도의 성장은 실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21세기형 산업의 미래상 구축

 둘째, 21세기형 산업의 미래상을 구축하는 일이다. 구체적으로는 제조업의 새로운 발전 방향으로서 서드웨어 산업, 프런티어 산업을 축으로 하는 신성장 패턴을 실현한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우선 정보화가 가져다줄 기회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의 가격 중심의 경쟁이 아닌 차별화된 제품을 둘러싼 경쟁은 수요를 확산시키는 효과를 갖고 있어 정보 기술과 제조 기술을 융합하는 형태로 일본의 장기인 제품 제조 기술(모노츠쿠리)이 더욱 발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일체화된 제3의 상품군(서드웨어)의 창출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서드웨어’라는 제조업에서 새로운 영역의 개척은 소비자의 수요에 부응하면서 일본과 다른 아시아 국가와의 국제 분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높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는 이미 네트워크화, 디지털화에 대응한 정보 가전, 자동차, 로봇 산업, 자동 초점 카메라 등 이미 세계적으로도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우수 사례가 많이 있다.

 다음으로 프런티어 산업의 거대한 발전 가능성이다. 근래 들어 첨단 기술 혁신의 배경으로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가 해양, 항공·우주 산업이다. 일본에서는 이들을 이른바 프런티어 산업이라 부른다. 이들 산업군은 새로운 과학 기술 발전과 폭넓은 산업 파급 효과를 갖고 있어 21세기 이후로도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전략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일본이 이들 분야에서 국제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기기·부품, 소재 등의 설계와 개발 면에서 축적된 우수한 기술력을 토대로 하여 향후 세계적 지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해양 관련으로 기대되는 것은 메탄하이드레이드 등의 해양 자원의 유효 활용, CO2고정화 등 환경면에서의 이용 촉진, 안전하고 질 높은 생활을 실현하기 위한 해양 공간 이용 등의 분야를 들 수 있다.

 항공-우주와 관련해서는 환경 조화형 차세대 초음속기의 국제 공동 개발, 상업 위성 시장에의 참여, 통신-방송, 지구 관측, 국제 우주기지 이용 등이 프런티어 산업군에 속한다. 이 시장 규모는 2025년경에는 15조 엔(현재는 5조 엔 정도)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요 변화에 부응하는 산업군 육성 강화

 이 밖에도 수요에 부응하는 산업군으로서 고령 사회 산업, 환경 산업, 감성 산업의 육성에도 중점을 둔다는 전략이다. 세계 2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국내 시장 규모를 감안하더라도 내수 시장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잠재 수요를 적극 발굴, 인구 감소로 인해 예상되는 시장 규모의 축소를 피하면서 산업의 발전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고령화 사회 대응형 산업이 가장 먼저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 기술을 활용한 건강식품, 의약품, 의료 기기, 신체 기능 저하에 대응한 가전제품, 정보통신 기기 등은 제조업 분야도 연관되어 있어 서비스 산업으로부터 제조업에 이르는 종합적인 확산력을 갖는 산업이라고 본다. 다만 의료·복지 서비스에서 보듯 수요 확대를 감안한 규제 개혁, 정보 공개, 평가 등의 사업 환경 정비도 불가결하여 이 문제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중장기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는 환경 제약을 극복하는 분야로서 환경 산업 영역도 중점 육성 대상으로 채택하고 있다. 오일 쇼크 이후 자원 에너지 절약 대책이 1980년대 일본 제조업 경쟁력의 원천이었던 것처럼 환경 문제에의 대응은 장기적인 산업 경쟁력 강화로 연결되는 중요한 분야로 간주하고 있다. 고도의 에너지 성능을 갖춘 주택, 관련 기기 외에 환경창조·복구·환경 보전·공해 방지·재자원화 분야 등이 여기에 속한다.

 환경 산업은 기술력에 크게 좌우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설계·개발의 발상을 일신하는 제조 기술이나 바이오 기술을 활용한 분해 정화 기술(바이오 메디에이션 기술), 화학 물질의 설계·합성에서 폐기까지의 전반을 아우르는 환경 폐기물의 극소화 기술, 광합성에 의한 CO2(이산화탄소) 고정화 기술 등의 새로운 환경 관련 기술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수요 창출형 산업 분야로서 감성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규격화된 제품에 의한 충족감, 여성의 취업 기회 증가, 가처분 소득과 시간의 증가 등으로 국민의 소비가 다양화하면서 여러 가지 형태의 서비스 산업이 확대되어 일본 경제 전체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정보 기술의 혁신이 콘텐츠 등의 생산·유통·소비에 다양한 변혁을 초래하고 있어 인프라 정비와 더불어 새로운 산업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기대된다. 구체적인 산업 분야로서는 콘텐츠 계열, 패션 계열, 레저 계열 등을 중점 육성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일본적 시스템 구축에 도전

 이처럼 새로운 시대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은 새로운 시스템, 즉 다양한 기회, 정보, 평가 등이 개방적이고, 제 비용과 리스크를 ·연계형’ 시스템 구축을 지향하고 있다. 이 같은 개방-연계형 시스템은 △성장의 지속성 확보와 고령자 참여 확대, △자원·물질의 폐기 배출 축소와 환경 조화형 경제 사회 실현, △NPO(Non-Profit Organizations, 비영리 조직)를 포함한 정부-기업-NPO의 유기적 조직 가동을 통해 구체화되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Plus hint

△ 21세기 신산업 주목해야

서드웨어산업, 프런티어 산업(항공·우주)

고령화 산업, 환경산업, 감성산업, 콘텐츠

패션, 레저 계열 등

안정렬 KOTRA 일본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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