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 강남 지역으로 불리는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는 조선시대에 들어와 상업과 수산업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조선 후기 서울의 인구가 증가하고 상권이 확대됨으로써, 이 시기의 송파장터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장터인 육의전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발전하기도 했다.

 강남구의 면적은 39.55㎢, 인구는 53만명이다. 북쪽으로 한강을 경계로 성동구와 광진구, 동쪽으로 송파구, 서쪽으로 서초구와 접하고, 남쪽으로 경기 성남시와 경계를 이룬다. 강남은 1963년 경기 시흥군과 광주군에서 서울로 편입된 지역으로 원래 성동구에 속했으나, 1970년대 서울 도시개발계획에 따라 주택지로 개발하면서 1975년 구 증설로 신설된 지역이다.

 계획적으로 개발한 지역으로, 남부 그린벨트를 제외하고는 직교상의 넓은 가로망이 발달했다. 제조업의 분포는 거의 없고, 강남대로변의 신사동·논현동·역삼동 주변과 압구정로 주변의 압구정동, 테헤란로 주변의 삼성동 지역이 상업지역으로 발달했으며, 전역이 주택지로 고르게 개발되어 있다. 특히 신사동, 압구정동, 삼성동, 대치동, 개포동 등에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조성되어 있고, 수서동·일원동 지역에도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개발돼 구 전체 주택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중심지는 신사동사거리와 강남구청을 중심으로 한 논현동, 청담동, 삼성동, 압구정동 지역이다.

 서초구의 면적은 47.13㎢, 인구는 39만명이며, 남쪽은 경기 성남시 및 과천시와 경계를 이루고, 동쪽은 강남구, 서쪽은 관악구·동작구, 북쪽은 한강을 경계로 용산구를 마주 본다. 1963년 경기 시흥군 및 광주군에서 서울시로 편입된 이래, 강남구의 관할에 있다가 1988년 1월 강남구에서 분구하여 서초구로 독립했다. 1970년대 서울의 도시개발계획에 따라 주택지로 개발된 지역이며, 특히 반포동, 잠원동, 서초동 일대에는 대규모 아파트단지 및 연립주택단지가 형성되어 계획적으로 개발한 새로운 도시 경관을 보여준다.

 송파는 글자 그대로 언덕 위에 소나무가 푸르게 우거진 산 좋고 물 맑은 강변마을이라는 뜻으로, 일찍이 백제 때는 도읍지이기도 했다. 면적은 33.89㎢, 인구는 65만명이다.



 경제자립도, 전국 최고 수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서 불기 시작한 신세대 소비문화로 대표되던 강남의 이미지는 은마아파트 중심의 대치동 학원 열풍으로 이어졌고, 현재는 도 곡동 타워팰리스로 대표되는 그들만의 문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또 88올림픽 이후 새로운 강남으로 뜨는 송파구의 경우 기존 올림픽선수촌아파트와 신도시 개발에 대한 기대로 강남구와 서초구에 필적할 만한 강남 지역의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강남은 이미 우리나라 경제, 문화, 교육의 중심지다.

 강남 지역에서 걷히는 지방세는 강남구 2724억원, 서초구 1404억원, 송파구 944억원으로, 각각 89.9%, 92.6%, 83.7%의 재정자립도를 보인다. 강북구, 도봉구, 성북구 등 강북 지역의 재정자립도가 29%~45%인 것을 감안하면, 강남의 재정상태가 얼마나 우수한지 알 수 있다.

 강남 지역 자치구의 재정 상태는 물론, 이곳에 살고 있는 부유층 사람들도 다른 지역에 비해 많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상류층 20% 중 44%가 강남 지역에 모여 산다. 또 연봉 1억원을 받으며 고급빌라나 아파트에 살면서, 1억원 이상의 외제차를 소유한 3만명의 사람들 중 1만4000명이 강남에 거주하고 있다.

 그러면 이번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강남·서초·송파구 사람들을 면밀히 비교해보자.

 먼저 설문에 응답한 강남·서초·송파구 주민의 평균재산은 각 22억3200만원, 16억1500만원, 15억13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와 서초구가 다소 보수적이고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면, 송파구는 가장 늦게 생긴 지역답게 비교적 진보적이다. 부자의 수, 소유하고 있는 재산의 정도, 연령 등은 서초구나 송파구에 비해 강남구가 가장 높았다.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부에 대한 인식 여부에 강남구 사람들이 비교적 자신을 부자라고 생각하는 걸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부자기준은 강남구 사람들이 52억원8000만원 이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답해, 강남지역 전체 평균인 46억8000만원보다 훨씬 높았다. 서초구는 43억6000만원, 송파구는 41억원으로 답해 강남구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재산축적 방법에 대한 견해에는 강남구 사람들의 68.1%가 부자들 중 정당한 방법으로 모은 사람들이 더 많다고 답했고, 서초구는 57.8%로 비교적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모았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송파구의 경우 47.0%만이 부자들이 정당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은 것 같다고 답해 강남구나 서초구와는 차이가 났다.

 또 빈부의 세습현상 변화에서도 강남구 사람들은 36.6%가 심화될 것으로 본다고 답해 가장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 반면, 송파구의 경우 57.2%가 빈부격차가 더 멀어질 것이라고 말해 서초구의 43.8%에 비해서도 매우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유자금 1억원에 대한 투자의향도 3개 구마다 다소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강남구 거주자들이 예금과 적금을 선호해 보수적인 면을 보인 반면, 송파구 주민들은 주식투자를 선호해 자산운용 방법이 다소 도전적이었다. 강남구는 예금과 적금(44.7%)을 선호하는 반면, 서초구의 경우 주식 간접투자(36.4%)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반면 부동산(19.5%)이나 주식 직접투자(13.4%)에 대한 관심은 강남구나 서초구에 비해 송파구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8·31 부동산종합대책 효과에 대해서는 강남구 부자들이 오히려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조사 대상자 중 강남구 가구주의 경우 59.6%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으며, 서초구는 53.7%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송파구의 경우 49.3%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해 송파구가 정부정책에 대한 기대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강남구 40평 이상 아파트 가구주 중 현 거주 주택 이외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지 여부에서는 송파구(42.0%)로 가장 높았다. 오히려 강남구(29.1%), 서초구(26.5%)가 추가로 보유하고 있는 주택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정책에 대해 송파구가 가장 우호적

 이에 대해 부동산 관계자들은 “최근 강남구나 서초구의 경우, 자녀의 학교 문제 때문에 임시로 이주해 오거나 전세를 사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반면, 송파구의 경우 신도시 개발 등으로 향후 발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의 목적으로 집을 여러 채 보유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민을 갈 의향이 있는지 질문한 결과, 강남구(30.4%), 서초구(32.1%), 송파구(33.2%) 등 3개 구가 모두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한 달 평균 자녀 사교육비는 강남구가 가장 많이 쓰고 있다. 강남구는 월 평균 149만7000원을 자녀들의 사교육비로 지출하고 있다. 서초구와 송파구를 비교해 보면, 서초구는 110만원, 송파구는 126만4000원이 사교육비로 나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들의 외국유학에 대한 관심은 강남구와 서초구가 송파구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한 강남구 주민들 중 28.2%, 서초구 주민의 20.0%가 외국으로 유학을 떠난 자녀가 있다고 답했다. 반면 송파구는 17.3%만이 유학을 떠난 자녀가 있다고 답해 두 지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또 외국유학 계획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서초구가 61.6%로 가장 높았으며, 강남구(53.4%)와 송파구(55.1%)는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갤럽의 관계자는 “강남구가 서초구나 송파구에 비해 부의 소유가 많고 거주자들도 연령대가 높아 비교적 안정적인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plus tip



 강남 커뮤니티를 뚫으면 부(富)가 보인다



 강남은 부자가 많고 땅값만 비싼지역이 아니다. 이미 강남은 우리나라 문화와 교육의 중심지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강남은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패션, 공연, 소비 등 모든 분야에서 강남은 강북을 압도한다.

 강남 지역에 몰려 있는 극장의 스크린 수만 해도 강남 43개, 서초 17개, 송파 10개 등 70개로 서울시 전체 373개 스크린 중 5분의 1을 차지한다. 이 밖에 LG아트센터를 비롯한 대형 공연센터는 물론 60여개의 고급갤러리가 강남에 위치해 있다. 또 각종 외제차 매장, 패션, 명품숍 등이 청담동을 중심으로 집중해 있어 강남은 문화와 소비를 주도하는 메카 역할을 한다.

 한편 강남 사람들은 자식들의 교육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인다. 강남 지역 한 가구당 사교육비는 평균 200만원을 넘는다. 삼성생명 강남 브랜치의 한 PB는 “상담을 해본 강남구 사람들 중에는 한 달에 1000만원 정도의 사교육비를 쓰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 입학생 중 강남권 8학군 출신이 늘어나고 있어, 교육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권 출신이 전체 서울대생 중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 그러나 인기 학과로 따지면 그 비율이 두 배에 이른다. 서울대 국감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전국 고등학교별 서울대 입학 현황 중 전체 합격생 가운데 강남 출신은 10% 정도다. 그러나 법대와 경영대, 그리고 의대가 포함된 자연대 같은 이른바 인기학과는 사정이 다르다.

 매년 200여 명을 뽑는 법대의 경우, 40명 정도가 강남 학생들로 5명 중에 한 명꼴이다. 경영대 2003년 입학생의 경우 25%가 강남 지역 고교 출신이며, 의예과는 15%대로 추정된다. 강남 지역의 고교생들은 전체 고교생의 3%에 불과해 이 지역 출신들이 인기학과의 20% 가까이 차지한다는 사실은 학력격차를 고스란히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주상복합아파트 중심의 그들만의 문화

 대부분의 강남 사람들은 자식을 해외로 보낼 준비를 하는 걸로 알려졌다. 경제, 문화, 교육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선도자 역할을 하다 보니, 강남 사람들 사이에는 끼리끼리 어울리는 클럽문화가 지배한다.

 타워팰리스의 경우 분양할 때 자격심사를 받아 통과해야만 입주자격이 주어진다. 인근의 동부센트레빌, 아이파크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살기 때문에 입주자간의 결속력은 그 어느 아파트단지보다 높다고 한다.

 이처럼 강남은 보통 사람들이 보기엔 특별한 곳이다. 돈이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문화를 창조·공유하고, 끼리끼리 모여 사는 곳으로 인식되어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부러움과 질시의 대상이 되곤 한다.

 강남 부자들은 주거공간을 선택할 때 ‘어디에 입지하느냐’보다 ‘어디서 가장 좋은 전경을 볼 수 있느냐’를 따진다. 그래서 주상복합 아파트단지에 입주할 때도 60층 이상의 고층을 선호 한다. 강북의 부자들이 ‘고층은 불안하다, 어지럽다’며 기피하는 것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또한 강남의 부유층은 국내 교육과정에는 오히려 관심이 없고, 자녀가 초등학교만 졸업하면 외국유학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강남 부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재테크. 최근 신한은행 PB센터에서 마련한 ‘부동산컨설팅’ 참석자들 중 강남 지역 거주자가 50%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과 현금자산을 합쳐 20억원이 넘는 부자들 중에서도 강남 부자들은 시류를 잘 타고, 특히 재테크에 강하다.

 하지만 이들을 쳐다보는 사회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다만 강남에서 이들을 상대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강남 사람들도 결국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부에서는 강남 사람들은 돈을 흥청망청 쓰고 부당한 방법으로만 재산을 긁어모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들을 상대해 본 사람들은 강남 주민들이 생각보다 그리 유별나지는 않다고 입을 모은다.

 강남의 한 부동산컨설턴트는 “여태껏 만나본 강남 부자들은 거의 대부분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보는 사람들과 큰 차이가 없다”며, “경제 전반에 걸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고, 투기꾼이라는 나쁜 이미지를 가진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강남에서 상담업무를 하는 금융권 PB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강남 삼성금융플라자의 어드바이저는 “강남 사람들은 그 어느 지역 사람들보다 많은 정보를 알고 있으며, 호기심이 강하다”며, “이 같은 성향이 이들에게 더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북 부자들은 대체로 부모에게 자산을 물려받은 사람들이 많아 변화를 두려워하고, 재산을 지키는 데 주력한다고 한다. 그러나 강남 부자들은 재테크를 통해 부를 늘려가는 데 관심이 많아 끊임없이 연구하고 찾아다니는 습성이 몸에 배어 있다. 따라서 더 많은 정보와재태크 기술이 강남을 중심으로 출현하며, 이것이 오늘날 강남이 대한민국 대표 부자동네로 발돋움하는 기반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