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관리 또는 전직에 관한 자문을 얻고 싶다. 누구를 찾아가야 할까. 이력과 몸값, 상황에 따라 자문자들이 다르다. 경력 관리 및 전직 도우미를 자처한 헤드 헌터, 커리어 컨설턴트, 아웃플레이스먼트 컨설턴트들을 알아본다.

 헤드헌터

 구인 업체에서 연봉 15~20% 수수료 부담 



  직장인 전직의 대명사가 바로 헤드헌터다. 구직자와 구인업체 사이에 인사 업무를 매개해 주는 브로커인 셈. 미국에선 서치 펌(Search Firm)으로 불리는 게 보통이지만 국내에선 헤드헌터가 보다 대중적으로 쓰인다.

 국내에 헤드헌터가 회자되기 시작한 건 지난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쇼크가 터진 직후. 갑작스런 명예퇴직 바람에 재취업 수요자 폭발하자 헤드 헌터 서비스가 꽃을 피운 것이다. 초기에는 주로 중역급 이상 고급 인재들에 집중, ‘이그제큐티브 서치’(Executive Search)로 불렸다. KK컨설팅, 유니코서치, P&E컨설팅, 탑경영컨설팅, 드림서치, 아데코코리아 등이 선발 업체들이다. 



 업체만 300~400개 폭증 

 최근에는 대리/과장급 등 실무자급 경력직 채용이 더 활발하다. 대부분 E-리쿠르팅 서비스와 접목돼 인터넷으로 수천, 수만 인력을 관리한다. 김경수 커리어센터 상무는 “최근에는 경쟁업체가 난립, 무려 300~400개 서치 펌이 활동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헤드헌터를 통하면 일반 공채에 비해 장점이 있다. 구직자는 풍부하고 정확한 정보로 지원 회사에 대한 검증이 쉽다. 특히 현재 회사를 떠나지 않고 이직을 성사시킬 대리인을 두는 셈이다. 반면 기업 입장에서는 광고비와 인사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경쟁업체 관계 등 인사 실무자들이 직접 접근하기 힘든 정보를 얻는 데 용이하다.

 수수료는 개인 부담이 없는 게 보통이다. 일부 인터넷 헤드헌터 포털은 1대1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유료화하는 모델도 최근 등장하고 있다. 통상 기업에서 채용 인재에 대해 연봉의 15~20%를 헤드헌터에 지급하는 게 관례다. 과거 20~30%선에서 경쟁 과열에 따라 수수료가 낮아졌다. 보통 구인 시 당해연도 1년만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리어 컨설턴트

 구직자 개인이 지불하는

 1대1 맞춤 컨설팅



 직장인 경력 개발과 경력 관리, 진로 상담이 이젠 헤드 헌터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특히 헤드 헌터들은 인재를 채용한 기업에서 주는 돈(수수료)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헤드헌터의 구미에 당기지 않는 직장인들은 어쩌면 헤드헌터 상담도 어렵다.

 서치 펌에서 퇴짜를 맞았다면 구직을 포기해야 할까. 이 틈새를 노린 신직종이 바로 ‘커리어 컨설턴트’다. 대신 이들은 개인에게 비용을 받는다. 커리어센터(careercenter.co.kr), 커리어케어(careercare.co.kr), 코치코리아(coachkorea.com) 등이 대표적이다.



 면접 클리닉 운영도

 이들 업체는 구직자들과 일대일 대면 상담을 한다. 경력 진단부터 경력 개발 목표 설정 → 행동 계획 수립 → 구체적 직업 알선 순으로 작업이 진행된다. 1대1 맞춤형이라 컨설팅 수수료는 상담 횟수와 시간에 따라 10만~100만원까지로 다소 비싸 보인다. 커리어센터의 경우 전화 상담 1회(30분), 대면 상담 1회(1시간30분) 등이 포함된 기본형 서비스 비용이 약 20만원대다.

 특히 CEO나 간부급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한 전문 컨설팅 업체들도 생겨났다. 인코칭(incoaching.com)과 한국코칭센터(koreacoach.com) 등이 대표적이다. 외국계 기업이나 사내 임직원 역량 강화에 관심이 많은 국내 대기업들이 주고객이다.

 중요한 점은 이들 커리어 컨설팅 회사가 절대 취업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 구직자 입장에서는 ‘뭔가 손에 잡히는 결과물’을 쥐어주지 않는 상담 서비스 정도로 인식될 위험도 없지 않다. 커리어 컨설턴트들은 “커리어 컨설팅이 전직의 만능열쇠는 아니다”면서도 “적성과 성격 진단, 국·영문 이력서 클리닉, 면접 클리닉 등을 통해 커리어 관리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말한다.



 아웃플레이스먼트 컨설턴트

 감원 회사에 파견

 퇴직자들에게 ‘전직 서비스’ 



 아웃플레이스먼트(Outplacement; 전직 지원) 컨설팅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특정 회사가 구조 조정이나 감원 계획을 갖고 있을 때 감원 대상자들에게 전문 업체에 일정 기간 위탁 교육을 통해 전직을 지원해 주는 서비스다.

 특징은 개인이 아닌 감원 계획 회사와 아웃플레이스먼트 회사 간 계약이란 점이다. 개인 입장에서는 퇴직 예정자만 참가할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은 무료 서비스다. 기간은 통상 3~6개월 정도다. 컨설팅 내용은 재취업 중심으로 창업에 대한 조언도 포함된다.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한 건 1998년 DBM코리아(dbm.co.kr)의 한국P&G 프로젝트가 최초. 이후 리헥트해리슨(lhh.co.kr), 라이트매니지먼트(right.co.kr), 한국아웃플레이스먼트(restart21.co.kr) 등이 서비스 제공 중이다.



 회사가 비용 지원

 국내 시장 규모는 연 4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현재 국내에선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전직 지원 장려금을 지급 중이다. 대기업은 1인당 75만원, 중소기업은 1인당 1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서비스는 보통 아웃플레이스먼트 컨설턴트들이 고객사에 설치된 커리어전환센터(CTC)에 파견, 상주하면서 퇴직 대상자들에게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재취업 알선을 지원하는 형태다. 비용은 1인당 1개월에 100만원 정도. 임원급은 더 비싸다. 따라서 이 서비스를 의뢰하는 기업들은 대개 대기업과 외국 기업들에 한정된다. 비용 부담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업체나 벤처 기업은 엄두를 못 내는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감원 대상자들에게 ‘병 주고 약 준다’는 냉소적 시각도 없지 않다”며 “그러나 3~6개월간 재취업 알선을 통해 성공 사례도 많아 적극적 활용 의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Plus Tip



재미로 보는 ‘나의 이직 타이밍’

“선택 신중하되 때 됐다면 과감히 베팅하라”



 샐러리맨 치고 한 번쯤 이직을 고민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홧김에 퇴사를 결심하는 직장인은 아마추어다. 전문가들은 “이직에도 타이밍이 있다”고 말한다.

 시점을 잘 잡으면 몸값 상승과 함께 직급 상승이란 두 마리 토끼 사냥도 가능하다. 반면 섣부른 판단 뒤에는 반드시 후회가 뒤따른다. 특히 새로운 회사에서 확실한 OK 사인을 받은 후 몸을 움직이는 게 철칙이다. 차 떠난 뒤 손 흔드는 식으로 뒤늦게 SOS를 치다 낭패를 보는 직장인들도 허다하다는 게 헤드 헌터의 지적이다.

 과연 나의 적기는 언제일까. 서치 펌 업체인 ‘엔터웨이’가 제시한 ‘이직 자기 진단 테스트’로 자신의 이직 타이밍을 자가 진단해 보자. 다음 항목에 ‘내 얘기다’ 싶은 횟수를 계산해 보라.



 이직 자기 진단 체크 포인트

 1 현 직장에서 일한 지 3년 이상이 지났다.

 2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갈수록 떨어진다.

 3 상사가 나를 싫어한다고 느낀적이 있다.

 4 열심히 일하려 하면 오히려 견제하는 사람이 많다.

 5 직원 재교육 프로그램이 전혀 없거나 내용이 부실하다.

 6 헤드 헌터나 주변 지인들이 회사보다 나를 더 인정해 준다.

 7 회사가 기대한 이상의 일을 했는데도 아무런 인센티브가 없다.

 8 사내 소식이나 소문을 늦게 알게 되거나 아예 모르는 경우가 많다.

 9 최고 경영진이나 상사가 경험과 능력이 없어 답답함을 자주 느낀다.

10 월요일 아침 출근 때 회사를 보면 우시장에 끌려가는 소가 된 듯하다.

11 회사가 인테리어 등에 돈을 많이 쓰면서도 연구 개발에는 인색하다.

12 10년 후 내 인생 목표가 분명하다.

13 업무상 사용 가능한 영어 구사 능력이 있다.

14 업무나 자기 개발에 필요한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하고 있다.

15 현재 전문가 모임이나 업종별 모임에 최소한 1개 이상 참여하고 있다.



자료 : 엔터웨이 (답은 108페이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