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진 유라이크코리아 대표는 ‘라이브케어’를 활용하면 가축의 발정 시기와 분만 시기를 98%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사진 유라이크코리아
김희진 유라이크코리아 대표는 ‘라이브케어’를 활용하면 가축의 발정 시기와 분만 시기를 98%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사진 유라이크코리아

소 사육 시 먹이 주고 분뇨 치우는 일은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기 시작했지만, 소를 ‘관찰’하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문제는 하루 종일 소의 곁을 지킬 수 없다는 점이다. 축산 농가의 이런 고민을 해결한 회사가 있다. 토종 기업 유라이크코리아는 소의 활동량·체온 등을 분석해 알려주는 바이오캡슐 ‘라이브케어(LiveCare)’를 개발해 대형 축산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지름 3㎝, 길이 15㎝쯤 되는 바이오 센서를 소의 첫 번째 위에 넣어두면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소의 상태를 원할 때마다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유라이크코리아는 세계 최초로 양(羊) 전용 바이오캡슐 개발에도 성공했다. 내년 호주와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한다. 이를 위해 유라이크코리아는 마이크로소프트(MS), 소프트뱅크 등과 손을 잡았다. 컴퓨터 공학 박사인 김희진 유라이크코리아 대표를 만나 굴지의 기업들이 인정한 기술력을 갖추기까지 기울인 노력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었다.


김희진 대표가 라이브케어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유라이크코리아
김희진 대표가 라이브케어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유라이크코리아

라이브케어의 작동 원리를 설명해 달라.
“라이브케어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집약된 바이오캡슐을 양이나 소가 삼키도록 한 다음 가축의 체온과 활동량 등을 측정해 개별 데이터를 수집하고, 인공지능(AI) 분석 기술을 통해 질병·발정·분만 등을 진단·관리하는 헬스케어 통합 솔루션이다. 가축 상태에 따라 체온과 운동량 변화 패턴이 다르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기본 콘셉트는 가축의 위에서 생체 데이터를 측정해 데이터베이스(DB) 서버로 전송한다. 시스템은 수집된 가축의 개별 데이터를 분석해 질병·발정·임신 등을 진단하고, 농부에게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통보해준다. 라이브케어를 활용하면 다양한 질병의 예방과 조기 치료가 가능하다. 발정 시기와 출산 시기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예측이나 예방 가능한 가축 질병은 몇 종이나 되나.
“우리 솔루션을 이용하면 구제역·패혈증·케토시스·유방염·유행열·일본뇌염·폐렴 등 40여 종의 질병 발병을 예측해 조기에 치료할 수 있다. 발정 시기와 분만 시기 예측 정확도는 98%에 달한다.”

MS와 손잡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고 들었다.
“최근 미국 증시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한 MS로부터 국내 스타트업 중 유일하게 아그리테크(Agritech) 혁신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선정됐다. 우리는 2020년까지 뉴질랜드 오클랜드, 캐나다 토론토, 일본 도쿄, 한국 서울·부산, 호주 멜버른 등에서 총 6회에 걸쳐 ‘MS IoT in Action’ 콘퍼런스 투어에 공식 참여한다. MS IoT in Action은 MS의 IoT 기술과 클라우드를 활용해 기업이 IoT 시스템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지 소개하는 B2B(기업 간 거래) 행사다. 11월 5일 열린 뉴질랜드 콘퍼런스에는 유라이크코리아의 김세인 글로벌 마케팅 총괄이사가 참석해 발표했다.”

일본 최대 IT 기업이자 세계적인 투자사인 소프트뱅크와도 계약한 것으로 안다.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본사와 라이브케어 서비스의 호주 총판 계약을 했다. 앞으로 양사는 호주 와규와 젖소 시장에 특화된 축우 헬스케어 서비스에 관한 공동 연구·개발(R&D)과 호주 사업 진출 본격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호주는 가축 사육량이 엄청난데.
“호주는 약 2600만 두의 소를 키우는 세계 7위 수준의 축산 강대국이다. 또 세계 3위의 소고기 수출국으로, 약 120개국에 가축과 육류를 수출한다. 청정지역에서 방목과 곡물사육 기법으로 키우는 호주산 와규가 특히 유명하다. 마블링이 많은 고급육이다. 호주 와규의 80~90%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소고기 시장에 수출된다. 우리는 호주 시장 진출을 위해 2018년부터 호주 퀸즐랜드주 와규 농장을 대상으로 개념 실증(PoC)을 시작했다. ‘질병 관리 방법 및 이를 수행하기 위한 장치’로 현지 특허도 취득했다. 올해 호주에서 약 10만 두 분량의 바이오캡슐을 투여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7월부터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으로 3년간 약 50만 두에 라이브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라이브케어 같은 가축 질병 모니터링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되나.
“전문가들은 IoT 기술 발달과 관리 효율성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 시장이 2021년까지 연평균 17.8%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전문업체 리포트 링커(Report Linker)에 따르면 세계 가축 모니터링 및 관리 시장은 2021년 48억4000만달러(약 5조414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가축 질병 빅데이터를 5억 개 확보했다.
“빅데이터는 AI, IoT, 5G 등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세계적으로 5억 개가 넘는 가축 질병 생체 빅데이터를 보유한 회사는 유라이크코리아가 유일하다. 직원들도 이런 점에 한껏 고무돼 있다. 지금까지 확보한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앞으로 진행할 수 있는 연계 사업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세계 최초로 양 전용 바이오캡슐 개발에도 성공했다고 들었다.
“그렇다. 라이브케어를 통해 확보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3년 이상 R&D를 거쳐 양의 질병 관리에 특화된 전용 바이오캡슐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양 전용 IoT 헬스케어 기술이 전무한 토종 벤처기업이 해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양 관리 분야는 프리미엄 틈새 시장이다. 현재 ‘양 관리를 위한 경구투여용 바이오캡슐 및 이를 포함하는 질병 관리 시스템’ 특허를 전 세계에 출원 완료한 상태다. 2020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바이오캡슐을 해외 양 관리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앞으로 계획은.
“라이브케어를 이용하면 송아지부터 성우(成牛)까지 질병 관리는 물론이고, 과도하게 남용되는 항생제 사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축산 농가의 안전성과 품질 향상을 위해 도입한 ‘축산물 이력제’까지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어 인류 건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자신한다. 내년부터 소와 양뿐 아니라 돼지·말 등 다양한 가축을 대상으로 글로벌 시장에 확장된 라이브케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덴마크를 중심으로 한 유럽 시장과 일본·호주·뉴질랜드·브라질·미국·아랍에미리트(UAE) 등을 타깃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덴마크와 브라질에는 라이브케어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목장 운영 컨설팅, 맞춤형 치료제 추천 등 모든 가축 생체 정보를 아우르는 글로벌 축산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가축 질병 빅데이터센터도 설립하고 싶다. 또 라이브케어로 건강하게 관리된 가축의 생산 이력 관리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최종 소비자 입장에서 안전한 먹거리를 투명하게 확인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인간과 가축 생태계에 일조할 계획이다.”

박지환 조선비즈 농업전문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