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웨이스 IAI 사장은 “무기 체계 사용자인 군과 개발 업체 간 긴밀한 관계는 IAI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방위산업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사진 : C영상미디어 김종연>
조셉 웨이스 IAI 사장은 “무기 체계 사용자인 군과 개발 업체 간 긴밀한 관계는 IAI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방위산업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사진 : C영상미디어 김종연>

“10~20년 후 예상되는 군사적 위협을 분석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는 무기 체계를 개발한다. 이것이 IAI 연구·개발(R&D)의 핵심 목표이자 강점이다.”

조셉 웨이스(Joseph Weiss)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Israel Aerospace Industries) 사장은 최근 ‘이코노미조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웨이스 사장은 IAI의 성장 비결로 R&D와 정부·군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꼽았다. IAI의 R&D 인력은 6000여 명이며 회사 전 직원의 37.5%를 차지한다. 최근 R&D에 투자한 금액만 10억달러(약 1조6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웨이스 사장은 R&D 인력과 투자 규모만을 자랑하지 않았다. 그는 “막대한 투자·인력 등 R&D 자원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더해 R&D의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위산업 특성상 무기 체계를 개발하려면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이라는 기간이 걸린다.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목표가 뚜렷해야 하고, 미래 위협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웨이스 사장은 “전쟁 중 탄생한 IAI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위협을 분석하고 이를 대비할 수 있는 무기 체계를 개발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IAI는 국영 방위산업체다. 지분 100%를 이스라엘 정부가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정부·군과의 긴밀한 협력이 가능하다. 이는 IAI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방위산업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IAI는 ‘헤론(Heron)’을 필두로 한 군용 무인항공기, 상용기(비즈니스 제트기 생산, 화물기 형상 개조 등), 사이버 보안, 엔지니어링, 레이더, 위성 등 크게 6개 사업 부문을 두고 있다. 2016년에는 매출 35억7700만달러(약 3조8300억원), 영업이익 1억500만달러(약 1100억원)를 기록했다.


IAI의 애로(Arrow) 미사일 요격 체계. <사진 : IAI>
IAI의 애로(Arrow) 미사일 요격 체계. <사진 : IAI>

IAI가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우선 지리적 요인을 꼽을 수 있다. 이스라엘은 전쟁이 잦은 중동 지역에 위치해 있다. 자주국방을 위해선 스스로 무기 체계를 개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는 IAI의 탄생 배경을 봐도 잘 나타난다. IAI는 이스라엘 건국(1948년) 5년 후인 1953년 베덱항공사(Bedek Aviation Company)로 탄생했다. IAI는 설립 당시 교전 상태에 있는 국가 방어를 위해 이스라엘 공군(IAF)이 필요로 하는 무기 체계를 공급하며 성장했다. 실제로 IAI의 애로(Arrow) 미사일 요격 체계는 현재 이스라엘 방위 체계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R&D도 IAI의 성장 비결로 꼽힌다.
“IAI에선 1만6000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이 중 엔지니어가 6000명(전체의 37.5%)이다. 그만큼 R&D에 집중하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R&D에 투자한 금액만 10억달러(약 1조600억원)에 달한다. 그렇다고 단순히 많은 자금과 인력이 중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R&D는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 특히 방위산업 특성상 무기 체계를 개발하려면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이라는 기간이 걸린다. 짧지 않은 시간이다. 또 전장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 능력도 중요하다. IAI의 R&D 강점 중 하나가 바로 미래 위협을 분석하고 이를 대비할 수 있는 무기 체계를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IAI의 R&D 핵심 목표이기도 하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저고도 미사일 요격 방어 체계 ‘아이언 돔(Iron Dome)’이다. 우리는 10여 년 전에 현재의 위협을 예상했고, 아이언 돔을 개발해 운용하고 있다.”

전 세계에 무기 체계를 수출하고 있다.
“IAI의 전체 매출 중 80%가 수출에서 발생한다. 2018년 현재 IAI의 무기 체계는 이스라엘은 물론 90개 이상의 국가에서 운용되고 있다. 특히 인도는 우리의 가장 큰 고객이다. IAI의 수출 전략을 꼽자면 고객이 직면하고 있는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력은 기본이다. 체계의 성숙도(maturity)도 뛰어나다. 무기를 운용하면서 결함이 별로 없다는 뜻이다. 수많은 국가가 IAI와 한 번 거래하면 그 관계를 유지하는 이유다. 시스템 통합 구축 능력도 우리의 강점이다. IAI는 선박, 무기 체계, 방위 체계를 꾸준히 업그레이드하고 있고, 전 세계 고객을 위해 시스템을 통합 구축하고 있다.”

정부·군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IAI의 강점이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에서 근무한 우수한 인재들이 IAI로 유입된다. 그들은 사이버 보안·IT 부대에 배치돼 최첨단 군사 장비를 직접 다루면서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IAI에 엄청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그들은 실제 전쟁에서 필요로 하는 요소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특히 무기 체계 사용자인 군과 개발 업체 간 긴밀한 관계는 IAI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방위산업의 강점이다.”

IAI의 한국 사업은 어떤가.
“최근 IAI의 무인항공기 사업부가 한국의 카본소재 개발 회사인 ‘한국카본’과 합작 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한국 시장을 목표로 수직이착륙 무인항공기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한국카본의 소재 전문성과 IAI의 무인기 개발 능력이 더해져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과 이스라엘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진행 중이며, 가까운 장래에 체결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IAI의 한국 사업이 더 유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뜻이다. IAI는 앞으로 한국 업체와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국 내 최첨단 통합 방어 체계를 공동 개발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 조셉 웨이스(Joseph Weiss)
이스라엘 테크니온공과대 기계공학 학사, 텔아비브대 MBA, IAI 시스템·미사일·우주 그룹 부사장

박용선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