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경영학자인 애덤 그랜트 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 <사진 : 애덤 그랜트>
스타 경영학자인 애덤 그랜트 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 <사진 : 애덤 그랜트>

“미국 온라인 쇼핑몰 ‘엣시(Etsy)’의 엔지니어들은 실수를 하면 그 내용을 회사 전체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알립니다. 실수를 실패가 아니라 일종의 실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실수를 알리는 이메일은 다른 사람이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막는 일종의 공공 서비스인 셈입니다. 물기가 가득한 계단에 ‘미끄러우니 조심할 것!’이라고 안내문을 붙이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오리지널스’ ‘기브앤테이크’ ‘옵션B’의 저자이자 스타 경영학자인 애덤 그랜트 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수많은 사례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가장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다양한 문화와 폭넓은 가치관이 공존할 때 나타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기업이나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끄는 창의성과 독창성을 얻으려면 관용적인 조직과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그랜트 교수는 ‘이코노미조선’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많은 집중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실수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심리적 안전망’이 잘 갖춰진 환경에서 창의와 혁신이 증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환경을 성공적으로 조성한 기업 사례로 엣시를 언급했다.

그는 또 레이 톰슨 미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교수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브레인스토밍에 앞서 주제와 관련 없는 엉뚱한 이야기가 먼저 나오는 논의에서 26%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고, 아이디어 다양성도 15%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미 하버드대 심리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시간대 대학원에서 조직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랜트 교수는 2011년 29세에 와튼스쿨 최연소 종신교수가 됐다. 다양한 기업 사례를 분석해 통념을 뒤집는 주장을 내놓으며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학자가 됐다. 와튼스쿨에서 4년 연속 ‘최우수강의평가상’을 받았고, 비즈니스위크 선정 ‘대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교수’, 세계경제포럼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 사상가 25인’에 꼽혔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온라인 쇼핑몰 ‘엣시’. <사진 : 블룸버그>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온라인 쇼핑몰 ‘엣시’. <사진 : 블룸버그>

끊임없는 아이디어를 내는 에너지는 어디서 얻나.
“나는 삶의 과정에서 그리고 다양한 연구를 통해 사람들을 돕는 것이 더 많은 아이디어,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른 사람이 내가 한 일을 통해 이익을 얻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는 답이 명확하지 않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다.”

많은 기업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창의성보다 집단 사고를 강조한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 모두 내게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 중요한 결정은 최대한 미룬다’고 말했다. 천천히 의사 결정하는 기업이 더 창의적이다. 예전에 한국 학생과 함께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했는데, 과제를 최대한 미루는 이들이 더 창의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루는 시간이 창의성을 탄생시키는 일종의 ‘인큐베이터’가 되는 것이다.”

리더가 조직의 창의성과 독창성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조직 문화에 딱 맞는 사람을 골라 받는 관행을 없애는 것이다. 이는 집단사고를 낳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다. 문화적 적합성을 강조하는 것은 기존 직원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모든 사람이 사고하도록 한다. 애플의 마우스를 개발한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 아이디오(IDEO)의 사례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이 회사는 기업 문화에 맞는 직원이 아니라 문화를 만들어 나갈 직원을 뽑는다. 기업 문화에 맞는 사람을 찾지 말고 기업 문화에 무엇이 부족한지 물어라. 그리고 그것을 찾을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내놓아야 한다. 많은 사람이 10~15개의 아이디어를 내놓고 멈춰선다. 하지만 그다음 나오는 20개의 아이디어가 훨씬 창의적이다. 가장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테이블에는 200개 이상의 아이디어가 올려져 있어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혁신의 토너먼트’를 시행해야 한다. 3주간의 시간을 주고 사람들에게 아이디어를 모으라. 그리고 동료와 전문가들이 그것을 발전시키도록 하고 제일 좋은 아이디어에 투자하라. 다우케미컬은 지난 10년 동안 이런 방식을 사용해 575개 아이디어에 투자했고, 한 해 1억1000만달러를 절감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매우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을 찾아, 그들을 논의에 초대해야 한다.”

그랜트 교수는 사람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 베푸는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를 이해하려면 그가 사용하는 용어를 먼저 알아야 한다. 받은 것보다 많이 주는 ‘기버(giver)’와 준 것보다 더 많이 받기 바라는 ‘테이커(taker)’, 받은 만큼 되돌려주는 ‘매처(matcher)’가 그것이다. 그 자신이 ‘기버’이기도 하다. 그랜트 교수는 “나는 언제나 ‘기버’가 되길 열망한다”며 “운 좋게 나를 돕는 데 기꺼이 시간을 투자한 좋은 은사님들을 만나 도움을 받았고, 이를 갚아주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기버’가 조직을 튼튼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기버’가 늘어나면 경제적 번영도 이룰 수 있나.
“그렇다. 영업하는 사람들을 연구한 결과, 장기적으로 ‘기버’가 ‘테이커’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기버’들이 더 높은 임금을 받았다. ‘기버’는 고객과 더 많은 신뢰를 형성하고 다른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많이 돕는다. 이런 과정은 다시 ‘기버’가 자신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지식과 기술을 발전시키도록 돕는다.”

그랜트 교수는 이번 달부터 지식 강연 프로그램 테드(TED)에서 ‘워크라이프(Work Life)’라는 주제로 더 좋은 일터를 만들기 위해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기업 사례에 대한 강연(https://www.ted.com/read/ted-podcasts/worklife)을 시작했다.


▒ 애덤 그랜트(Adam Grant)
미시간대 조직심리학 박사,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캠퍼스 교수, 저서 ‘오리지널스’‘기브앤테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