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조트 전문 개발 회사 중 선두 주자인 에머슨퍼시픽의 이만규 대표는 “시설 고급화에 주력하기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눈높이의 설비와 서비스를 갖추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 C영상미디어 이신영>
국내 리조트 전문 개발 회사 중 선두 주자인 에머슨퍼시픽의 이만규 대표는 “시설 고급화에 주력하기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눈높이의 설비와 서비스를 갖추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 C영상미디어 이신영>

오는 10월, 서울 강남 한복판인 청담동에 개장하는 ‘아난티 클럽 청담’은 국내 최초 여성 전용 클럽이다. 청담동이 어떤 곳인가. 패션이면 패션, 음식이면 음식, 서울에서도 유행의 최첨단을 대표하는 강남 부촌의 상징적인 곳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국내 고급 문화를 선도하는 이곳 청담동 골목에 자연과 프라이버시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 ‘아난티 클럽 청담’이 들어선다. ‘제한된 여성’들만 이용할 수 있는 이곳에서는 전문 바리스타가 내리는 커피는 물론 신선한 빵, 각종 티와 브런치를 즐길 수 있다.

회원들은 체스나 브릿지 같은 게임은 물론 패션·예술·뷰티·문학·음악 등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다양한 강의에도 참여할 수 있다. 소규모 파티, 브랜드 론칭쇼 등을 위한 장소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아난티 클럽 청담’은 힐튼남해 골프 & 스파 리조트로 유명한 에머슨퍼시픽이 야심 차게 서울 강남에 문을 여는 문화공간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우리나라 유일의 리조트 전문 개발 운영사인 에머슨퍼시픽의 이만규 대표이사를 서울 충무로 본사에서 인터뷰했다. 에머슨퍼시픽은 이 대표 부친인 이중명 회장이 1988년에 설립했으며, 2004년부터 이 회장 장남인 이만규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에머슨퍼시픽은 작년 말 ‘중국판 JP모건’으로 불리는 중국 최대 민영 투자회사인 중국민생투자유한공사로부터 1806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0월에 개장하는 아난티 클럽 청담을 여성 전용 클럽으로 만든 이유는 뭔가요.
“에머슨퍼시픽은 여성을 존경합니다. 한국의 힘은 어머니들의 힘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여자들을 배려한 문화공간은 흔치 않다고 여겼습니다. 남자들끼리 갈 수 있는 공간은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나 여성분들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습니다. 아난티 클럽 청담은 여성 회원들이 편하게 차 마시고 각종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에머슨퍼시픽이 경남 남해와 경기 가평에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어 아난티 하면 고객들이 자연을 떠올립니다. 아난티 클럽 청담은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자연에 와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정원을 설계하는 등 최대한 자연의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2018년에 개장하는 아난티 강남은 또 어떤 콘셉트인가요.
“서울 도심, 특히 강남에는 특1급 호텔이 많습니다. 그런데 가보면 어떻습니까? 객실이 400~500개 되다 보니 늘 사람들로 북적댈 수밖에 없지요. 식당도 번잡하고요. 이런 곳에서 프라이빗한 휴식을 취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그래서 아난티 강남은 객실 규모 60실내외로 회원들의 프라이버시가 최대한 보장되도록 설계했습니다.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위해 피트니스 클럽, 메디컬 클리닉, 스파 같은 시설도 갖추었습니다. 아이들이 쾌적한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키즈 아카데미도 마련할 생각입니다. 위치가 서울 가로수길, 도산공원에서 5~10분 내에 있어 개장하면 ‘도심 속 휴식처’로 각광 받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경기도 가평의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의 풀 하우스. 객실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사진 : 에머슨퍼시픽>
경기도 가평의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의 풀 하우스. 객실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사진 : 에머슨퍼시픽>

남들과 다른 길, 다른 가치를 추구해온 이만규 대표의 경영철학을 잘 보여준 사례로 아난티 클럽 서울(2010년 개장)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경기도 가평에 자리한 이 골프장은 리츠칼튼CC라는 기존 골프장을 완전히 허물고 100% 새로 지었다. 기존 골프장을 모두 손보는 리모델링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대표는 직접 편지를 써가며 6개월간 회원들을 설득했다. 이 골프장은 2012년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한국 3대 골프장’에 이름을 올렸다.

아난티 클럽 서울을 지을 때 기존 골프장을 모두 뜯어낸 이유는 부대시설 확장 때문인가요.
“외국의 컨트리클럽(CC)은 도심 가까이 있어 가족들이 자연 속에서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을 말합니다. 그러나 한국에선 그냥 골프장을 CC라 부르죠. 저는 가족들이 함께 와서 쉬고 재충전하는 서구식의 컨트리클럽에 가까운 시설을 짓고 싶었습니다. 그러려고 보니 기존 리츠칼튼CC 외관을 그대로 둘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 이곳은 골프 외에도 수영, 잣나무 숲 캠핑, 개썰매, 스노 골프, 스노 트레킹, 아이스 스케이팅 등을 계절에 맞춰 즐길 수 있습니다. 처음엔 반대가 적지 않았지만 가족들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이 많아 지금은 대부분의 회원들이 좋아하십니다.”

에머슨퍼시픽의 명성을 처음으로 크게 알린 계기는 2006년에 개장한 힐튼남해 골프 & 스파 리조트다. 한국 리조트의 역사를 새로 썼다고 평가받고 있는 이곳은 리조트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을 당시에 국내 최초의 해변 골프 코스와 아름다운 바다가 잘 조화된 리조트를 개발했다. 남해의 물결치는 파도에 영감을 얻어 설계된 힐튼남해 골프 & 스파 리조트는 남해의 수려한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150개의 스위트룸과 20개의 프라이빗한 빌라로 구성돼 있다.

18홀의 골프 코스는 각 홀마다 바다와 산을 만끽하며 라운딩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을 선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힐튼남해 골프 & 스파 리조트는 여행업계의 오스카라 불리는 월드 트레블 어워드를 9년 연속(2007~2015) 수상했다.

2004년 대표 취임 후 에머슨퍼시픽의 리조트가 획기적으로 고급화하고 있습니다.
“죄송하지만 저는 고급이라는 단어를 싫어합니다. 공급자 위주의 단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회사 주변의 고등어구이집을 자주 가는데, 이 식당이 비싸지 않다고 해서 고급이 아닌 저급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그 고등어구이집은 제 입장에서 좋은 식당입니다. 고급, 저급의 구분은 의미가 없습니다.
저희 회사는 고급 시설, 서비스를 추구한다기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가장 먼저 귀를 기울입니다. 고객의 니즈에 맞게 시설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그래서 리조트를 얼마나 비싸게 지었느냐? 이런 질문도 무의미합니다.
1000억원을 들여 새 시설을 지어도 고객이 좋아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지 않습니까? 저희는 새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고객이 원하는 것에 집중할 뿐, 돈을 많이 들이는 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내년 개장하는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 공사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죠.
“힐튼 부산과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는 저희 에머슨퍼시픽의 랜드마크가 될 것입니다.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을 보고 놀라는 분들이 많은데, 아마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는 그 이상 큰 호응을 받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는 설계 때부터 큰 사명감을 느꼈습니다.
한국 제2의 도시인 부산에 아직 개발되지 않은 거의 유일한 바닷가에 저희 시설이 들어서는데 만에 하나 제대로 짓지 못하면 부산시에 죄를 짓는 일일 뿐 아니라 후손에게도 미안한 일 아니겠습니까? 공사나 회원 모집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최선을 다해 잘 마무리하겠습니다.”

중국을 비롯해 해외 진출도 검토 중인가요.
“저희 회원들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곳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가령, 겨울에는 일본 오키나와 혹은 미국 하와이같이 따뜻한 곳에서 가족들끼리 쉬면서 골프를 즐겼으면 하는 회원들이 있습니다. 짓더라도 회원 전용 시설이니 크게 지을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이런 점에서 제주도도 부지를 물색 중입니다.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즐기면서 자연 훼손은 최소화할 수 있는 곳, 제주 역시 규모는 작게 가져갈 것입니다.”

최근 자산운용사를 설립했습니다.
“저희가 회원 전용인 단독 빌라를 많이 짓다 보니 ‘내 집을 지어 줄 수 없겠느냐’고 문의하는 회원이 꽤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 회원 집을 짓고 잘 관리하다 보면 ‘내 자산도 관리해 달라’는 회원 요구도 생길 것 같습니다. 물론 회원들로부터 신뢰를 쌓는 게 우선이지요. 이렇게 회원들의 부동산과 자산 관리를 맡을 회사가 필요하겠다 싶어 자산운용사를 만든 것입니다.
거창하게 맘모스급 투자를 할 작정으로 만든 게 아닙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천천히 하다 보면 조금씩 신뢰가 쌓이고 새로운 시도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대표가 추구하는 에머슨퍼시픽의 비전은 뭡니까.
“에머슨퍼시픽은 고급 리조트를 만드는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골프장만 만드는 회사는 더더욱 아니고요. 우리는 고객을 위한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고객이 바라는 privacy(자기 생활), value(가치), convenience(편의성)에 맞는 시설을 구축해 나가고 그런 시설과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나가는 것이 아난티의 플랫폼입니다. 다시 말해 고객이 원하는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시설과 서비스를 갖춘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라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이미 한국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습니다. 요즘은 암으로 인한 사망보다는 면역력 결핍 등으로 인한 돌연사, 심장마비사 등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회원들이 편하게 와서 주기적으로 건강도 체크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 메디컬 클리닉을 생각한 겁니다. 물론 저희는 의료에 문외한이니 외부의 전문 의료진을 아웃소싱할 겁니다.우선 아난티 강남과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에 메디컬 클리닉이 들어설 겁니다. 가령, 회원들이 친구들과 식사하러 클럽에 왔다가 건강 체크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거죠. 고객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난티 플랫폼입니다.”


▒ 이만규
1970년생, 연세대 경영학과, 대우 근무(1997~99), 2002년 대명개발 이사(세종 에머슨 컨트리클럽), 2004년 에머슨퍼시픽 대표, 2013년 에머슨 부산 대표

Plus Point

아난티 강남

경기도 가평에 들어선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을 시작으로 아난티 체인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에머슨퍼시픽이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서울 강남에 아난티 강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아난티 강남은 압구정동과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차량으로 불과 5분 거리에 있다. 접근성 면에서 서울과 수도권 내 회원들은 물론 부산 등 다른 도시의 회원들에게도 효용 가치가 높다.
아난티 강남은 외부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높은 담장으로 둘러싼다. 그 안에 한적한 정원과 야외수영장, 레스토랑, 야외 테라스가 마련된다. 60실 내외의 객실은 도심 어느 호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넓은 테라스를 갖추고 있다. 피트니스센터, 메디컬센터, 스파도 들어선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과 서적을 구비하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방침이다.

Plus Point

힐튼 부산과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

내년 4월 개장 예정인 힐튼 부산과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 공사 전경.
내년 4월 개장 예정인 힐튼 부산과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 공사 전경.

세계 5위의 무역항인 부산은 306㎞의 리아스식해안으로 싸여 있다.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와 힐튼 부산〈사진〉은 부산을 둘러싼 306㎞의 해안 중 유일하게 프라이빗 해변 위, 7만5766㎡(2만2000평) 부지에 자리한다.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의 프라이빗 해변 길이는 1㎞에 달한다.

아직 회원 모집 중인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는 총 90채로, 전체 객실이 363㎡(107평)의 최고급 펜트하우스만으로 구성돼 있다. 모든 객실은 48.76㎡(14.7평)의 넓은 야외 테라스에서 막힘 없이 바다를 즐길 수 있는 구조다. 테라스마다 객실 전용 수영 풀도 마련된다. 힐튼 부산 호텔은 객실 규모가 총 310실에 이른다. 모든 객실이 특1급 호텔 일반 객실의 두 배가 넘는 56㎡(17평) 이상의 스위트룸으로 설계했다. 힐튼 부산의 최상부인 8~10층에는 피트니스센터, 사우나, 스파, 실내수영장, 노천탕, 바 & 라운지를 갖춘 ‘힐튼 부산 클럽’이 자리한다. 특히 실내수영장에는 통유리를 설치해 바다를 눈앞에 두고 맘껏 수영, 일광욕, 독서나 휴식을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와 힐튼 부산은 내년 4월에 동시 개장한다.

특급호텔과 펜트하우스 단지의 조합은 이곳이 처음이다. 에머슨퍼시픽 측은 “특급호텔의 다양한 부대시설과 펜트하우스만의 고적함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곳은 이곳이 국내에 유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