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희 이화다이아몬드 사장은 “앞으로 시장대응력과 글로벌 역량을 더욱 강화해 세계 1위의 다이아몬드 공구업체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사진 : 이화다이아몬드 제공>
김재희 이화다이아몬드 사장은 “앞으로 시장대응력과 글로벌 역량을 더욱 강화해 세계 1위의 다이아몬드 공구업체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사진 : 이화다이아몬드 제공>

1975년에 설립한 이화다이아몬드는 국내 1위, 세계 4위의 다이아몬드공구 업체다. 다이아몬드공구는 공업용 다이아몬드를 금속 표면에 고정해서 만든 공구로, 주로 절삭·연마·천공(구멍 뚫기) 등의 가공처리에 쓰인다.

광산에서 채취하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달리, 공업용 다이아몬드는 흑연을 원료로 공장에서 제조하는데, 천연 다이아몬드와 동일한 고온·고압 환경에서 만들어진다. 다이아몬드는 지구상에서 가장 경도가 높은 재료로 알려져 있다. 이 점에서는 공업용 다이아몬드와 천연 다이아몬드의 차이가 없다.

이화다이아몬드는 매출의 65%를 수출하고 있으며 수출 국가만 90여개국에 이른다. 2011년 정부가 중견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한 제1기 ‘World Class 300(2020년까지 세계적인 기업 300개를 육성하기 위해 성장 잠재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을 선정해 정부가 집중 지원하는 사업)’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창립 40주년이었던 지난해 연간 매출은 2307억원이었다. 경기도 오산의 본사에서 김재희 대표이사를 인터뷰했다. 창업자 김수광 회장의 딸인 김 대표는 2002년 이사로 이화다이아몬드에 입사, 2010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화다이아몬드의 제품 사진.
이화다이아몬드의 제품 사진.

이화다이아몬드 제품이 주로 쓰이는 분야는 어디인가요.
“다이아몬드공구란 다이아몬드가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이라는 점을 이용해 만든 공구입니다. 공업용 다이아몬드 가루와 금속 분말을 혼합해서, 공구 날 부분을 만들고, 이를 공구 전체에 결합시켜 만듭니다. 그래서 다이아몬드공구는 가공이 어려운 금속을 비롯한 아주 단단한 물질을 절단하거나 연마할 때, 혹은 구멍을 뚫는 데 사용됩니다.
다이아몬드공구는 반도체 소재, 디스플레이 패널 소재, 태양광 분야, 자동차 부품, 기계 부품, 유리광학, 건설·석재용 소재 등 거의 전 산업 분야의 가공 공정에 필수적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유수의 자동차 업체, 삼성 등 전자산업 업체, 이 밖에 저희 제품을 사용하는 업체는 국내외 2000군데가 넘습니다.”

올 상반기 실적이 특히 좋았던 제품군은.
“반도체 산업 분야에서 새로 개발된 기술을 건설 분야의 신제품 개발에 활용한 사례가 있습니다. 저희는 수년 전에 반도체용 공구를 만드는 과정에서 다이아몬드 융착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이는 다이아몬드 입자와 접착제 간의 접착 강도를 다른 접착 기술보다 훨씬 높인 신기술입니다. 이 기술을 응용해 만든 신제품이 ‘다이아몬드-X’인데, 금속을 절단하는 공정이 필요한 건설 분야에 이 제품을 새로 공급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메탈 가공 분야에는 다이아몬드공구가 거의 쓰이지 않았는데, 기존 공구보다 저희가 개발한 다이아몬드공구의 생산성이 월등히 높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덕분에 매출이 크게 신장해, 이 제품은 상반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었습니다.”

매년 매출액 대비 5%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등 연구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전 세계 다이아몬드공구 업체들을 보면 대개 특정 분야 제품을 집중적으로 취급합니다. 가령, 자동차 혹은 건설 아니면 반도체 소재 분야 위주로 제품을 내놓죠. 하지만 저희는 거의 모든 산업을 대상으로 제품을 만드는 종합메이커입니다. 때문에 해당 분야별로 요구되는 신기술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에 사운을 걸 수밖에 없습니다. 이화다이아몬드에 보유 특허가 많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저희 회사에는 개발 경력을 가진 엔지니어 중 10년 이상 장기 재직 중인 종업원이 80명이 넘습니다.

이화다이아몬드가 보유한 특허 기술 중 대표적인 것은.
“다이아몬드공구 날 부분에는 다이아몬드 분말이 섞여 있습니다. 실제로 금속을 자르거나 연마하는 가공 처리는 이 다이아몬드 분말이 맡습니다. 다이아몬드 분말이 날 끝부분에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되면 성능은 더 좋아집니다. 그래서 이 다이아몬드 분말 입자를 패턴으로 배열하는 특허를 ‘ZENESIS’라는 상표명으로 제품화했습니다. 이 기술은 석재 절단, 콘크리트 기둥 제거 등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역사학과 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비엔지니어 출신 사장으로서 어려움은 없나요.
“저희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은 엔지니어들입니다. 그런데 저는 엔지니어가 아니죠. 만약 이화다이아몬드가 특정 분야 공구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업체였다면 아마 저는 대표이사를 사양했을 겁니다. 그런데 저희는 자동차, 반도체, 건설, 태양광 등 거의 전 산업 분야에 진출해 있어 대표이사는 이들 각 사업부들이 유기적으로 회사 발전에 기여하도록 코디네이터, 조정자 역할을 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서 대표를 맡았습니다.”

앞으로 더욱 역점을 둘 경영 방침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월드 베스트가 되기 위해 세 가지 핵심역량을 키우고 강화해나갈 방침입니다. 첫째 기술력입니다. 41년간 구축해온 기초기술 인프라를 더욱 튼튼하게 다져 적기에 성능 차별화를 확보한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역량을 갖출 겁니다.
두 번째는 시장 대응력입니다. 저희는 주력 제품군별로 사업부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해당 산업 분야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역량입니다. 이화다이아몬드는 해외 생산공장, 판매법인을 합해 10여곳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세계 경기 흐름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로 포트폴리오가 안정화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회사의 핵심역량 강화 중심에는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있습니다. 2008년 리먼 사태 때 일시적으로 회사 매출이 꺾였지만 인적 구조조정은 없었고 2009년부터 매출은 곧바로 회복됐습니다.”


▒ 김재희
1969년생, 스탠퍼드대 역사학(학부), 경영학(석사), 2002년 이화다이아몬드 이사, 2010년 이화다이아몬드 대표이사, 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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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공구 공업용 다이아몬드를 금속 분말과 혼합해 공구 날 부분을 만든 뒤 용접 등의 방식으로 공구 전체에 결합시켜 만든 공구를 말한다. 다이아몬드가 들어 있는 날 부분을 이용, 금속 등 단단한 물질을 절단하거나 연마, 구멍을 뚫는 등의 가공 처리를 위해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