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훈 대표는 “방문 고객에게 할인이나 증정 쿠폰을 제공하고 할인행사를 하는 브랜드 제조업체로부터  일정 금액을 받는 수익 모델을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사진 : C 영상미디어 임영근>
안경훈 대표는 “방문 고객에게 할인이나 증정 쿠폰을 제공하고 할인행사를 하는 브랜드 제조업체로부터  일정 금액을 받는 수익 모델을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사진 : C 영상미디어 임영근>

“얍의 핵심 사업인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는 사물 인터넷 시대 가장 유력한 비즈니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진정한 O2O 서비스는 길거리에 있는 수많은 상점을 소비자에게 연결해 사람들이 현재 있는 장소에서 실시간으로 할인 정보 등 최적의 콘텐츠를 받아보도록 하는 것입니다. 내년은 얍이 O2O 서비스를 통한 수익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2014년 6월 설립한 얍컴퍼니는 O2O 애플리케이션(앱 응용 프로그램)인 ‘얍(YAP)’을 통해 오프라인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얍은 소비자가 현재 위치나 자신이 설정한 특정 장소를 중심으로 맛집 등 다양한 가게를 검색하거나 쿠폰, 멤버십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든 앱이다. 근거리 무선 통신장치인 비콘(beacon)을 통해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 주변 가게의 다양한 할인 쿠폰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가령, 얍 앱을 자신의 휴대전화에 깐 소비자가 특정 커피숍 가맹점에 들어가는 순간, 그 커피숍에 설치된 비콘을 통해 얍 앱을 이용하는 고객이 온 걸 알고, 그 고객에게 할인 쿠폰을 보내주고 할인 혜택이나 적립에 도움이 되는 결제 카드 정보 등을 보내주는 식이다. 편의점에 들어갔을 경우에도 할인 프로모션을 하는 제품 정보를 스마트폰 팝업 창에 실시간으로 보내준다. 현재 400만명 이상이 얍 앱을 내려받았다. 올해 말까지 패밀리 앱인 스마터서브웨이, 블루리본, 세일투나잇 등에서도 서비스받을 수 있어 잠재적 이용자가 2800만명에 달한다. 이들에게 전국 120만여개의 식당 및 쇼핑, 숙박, 병원, 약국 등의 정보가 제공된다.

그러나 그동안 얍컴퍼니는 8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유치하고도 O2O 서비스를 통해 돈을 버는 ‘수익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안경훈 대표는 “내년부터 수익 사업이 본격화할 경우 내년 한 해에 그동안의 적자를 모두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가 설명하는 얍컴퍼니의 수익 모델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유통점 방문 수익 모델이다. 유통점이란 마트, 백화점, 편의점, 수퍼마켓, 아웃렛, 면세점 등을 말하는데 이런 유통점에 들어서면 수많은 브랜드가 있다. 사용자에게 브랜드 할인 정보나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그 브랜드를 인지하게 하고 구매를 유도하는 모델이다.

CU편의점에서 소비자가 얍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 특정 브랜드의 상품 정보, 할인 혜택 등의 확인할 수 있다.
CU편의점에서 소비자가 얍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 특정 브랜드의 상품 정보, 할인 혜택 등의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마트에 들어갈 때 입구에서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고객에게 주고 고객의 동선에 따라 고객의 성별, 연령별, 구매 성향에 따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유통점 내에 있는 수많은 브랜드 중 특정 브랜드의 혜택이나 상품 정보를 보내줌으로써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알뜰 소비를 위한 유용한 정보를, 브랜드는 매출 상승 효과를 얻게 된다. 얍은 이 과정에서 브랜드 회사로부터 일정 금액을 받게 된다는 설명이다.

안 대표는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정보는 1팝업당 50원 수준으로 받을 계획이며, GS25와 CU 등 편의점과 중·대형마트는 1년 전부터 시범적으로 이 같은 서비스를 해왔으며, 내년부터는 유료로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 1인당 평균 6개의 혜택 팝업을 수신한다고 가정할 경우, 팝업 1개당 단가를 50원으로 가정해 환산하면 300원의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 편의점에서는 1개를 받는다고 하면 50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소소하게 보이지만 규모의 경제가 일어남을 가정해보면 상당한 수익이 아닐 수 없다. 안 대표는 “요즘 투자설명회를 진행하면서 청중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던지는 첫마디가 ‘단가 @50원’이라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 수익은 유통업체와 일정 비율로 나눌 방침이다. 안 대표는 “편의점의 경우 브랜드 팝업을 통해 구매하는 비율이 20%가 넘었고, 편의점보다 다양한 품목을 구매하게 되는 대형마트에서는 구매 비율이 훨씬 더 높게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종이류 쿠폰이나 DM 등에 비해 얍 서비스에 대한 고객 반응이 월등히 좋기 때문에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 입장에서는 비용 지출에 관한 의사 결정을 쉽게 할 수 있다고 얍 측은 보고 있다.

두 번째 수익 모델은 로컬 쿠폰이다. 길거리 고객을 특정 매장으로 들어오도록 유도하는 유료화 서비스 모델이다. 버스정류장, 길거리, 버스, 지하철과 같은 공공망에 설치한 비콘을 통해 일반인이 특정 지역을 지나칠 경우 주변 매장의 할인 및 혜택 정보를 팝업으로 제공함으로써, 해당 매장으로 방문을 유도한다. 가령 20대 중반 여성이 강남역에서 내렸을 경우, 강남역 일대 매장, 맛집 등의 정보를 고객 휴대전화로 보내는 식이다. 얍컴퍼니는 서울 시내버스에 비콘 인프라 설치를 마쳤고, 교통 관련 최상위권 앱인 스마터서브웨이(smarter subway)나 전국 스마트버스 등을 패밀리 앱으로 영입했다.

세 번째 수익 모델은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 같은 SI(System Integration) 모델이다.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는 고객이 스타벅스 매장 방문 때 줄 서서 메뉴를 주문하지 않고 얍 앱으로 주문이 가능한 서비스를 말한다. 사이렌 오더는 가장 정확하게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프리오더(Pre-Order) 시스템으로 정평 나 있다.

현재 얍과 스타벅스 간에는 매장당 월정액 사용료를 스타벅스가 얍에게 주도록 계약돼 있다. 현재 스타벅스 매출에서 사이렌 오더가 차지하는 비율이 10%를 넘어선 것으로 얍 측은 파악하고 있다. 매장 입장에서 보면 고객 대기 줄이 크게 감소하고, 이로 인해 더 높은 매출을 일으키며, 고객과 밀접하게 소통하는 채널이 생기는 등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이런 프리오더 시스템을 다른 브랜드들이 도입하게 되면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지급받겠다는 것이 안 대표 생각이다. 안 대표는 이 세 가지 유료화 모델을 통해 내년에는 누적 적자를 만회하고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MWC 상하이 2016에 참가한 얍컴퍼니 직원이 부스를 방문한 현지 어린이 관람객의 체험 서비스를 돕고 있다. <사진 : 얍컴퍼니>
MWC 상하이 2016에 참가한 얍컴퍼니 직원이 부스를 방문한 현지 어린이 관람객의 체험 서비스를 돕고 있다. <사진 : 얍컴퍼니>
최근 중국 최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인 텐센트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들었습니다.
최근 중국 최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인 텐센트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들었습니다.

“텐센트는 최근 아시아 시총 1위 기업에 등극한 중국 최대 IT 기업입니다. 중국인들은 결제 시 유니온페이, 알리페이, 위챗페이 세 가지를 주로 사용합니다. 한국에 오는 중국인들은 연간 20조원 규모로 결제하며, 위 세가지 결제 방식을 이용합니다. 중국인들이 한국에 왔을 때 얍의 인프라를 활용한 위챗페이 사용을 유도하고 하고, 결제가 이뤄질 경우 결제 금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기로 텐센트와 계약했습니다.”

얍의 비콘이 다른 업체 비콘과 차별되는 점은 무엇입니까.
“기존 비콘은 블루투스 기반입니다. O2O 업체가 스마트폰 블루투스를 켜놓은 사람에게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블루투스를 켜고 다니는 사람은 스마트폰 사용자 중 20~30%에 불과합니다. 배터리 아낀다고 꼭 필요하지 않을 때는 블루투스를 꺼놓는 거죠. 대다수 비콘이 저전력 블루투스 방식만을 적용한 것과 달리 얍비콘은 고주파와 블루투스의 장점 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사용합니다. 얍비콘은 매장 안팎의 사용자를 구분해 인식할 수 있어 정교함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기존 비콘은 거리를 컨트롤할 수 없습니다. 소비자가 상점을 지나가거나 근처에만 있어도 관련 정보가 소비자 스마트폰에 전달되는 것이죠. 소비자 입장에선 관심도 없는데 스팸이 자꾸 날아와 짜증 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얍비콘은 다릅니다. 블루투스를 켜놓지 않아도 정보를 전달할 수 있고 거리도 1m부터 조절이 가능합니다. 소비자가 매장에 들어가는 순간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죠. 온라인과 오프라인 현실을 연결하는 비콘 기술은 얍이 세계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최근 투자 진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20~30곳과 투자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3곳과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올 연말까지 최소 1억달러(약 1100억원) 이상이 확정될 것입니다. 현재 1억달러 투자는 확정 단계입니다. 투자금은 글로벌 시장 확대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중화권 대표적 유통회사인 뉴월드그룹으로부터 220억원을 유치하는 등 지금까지 유치한 투자금 800억원은 주로 어디에 사용했나요.
“얍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패밀리 앱 및 인프라 인수 비용으로 가장 많이 지출했습니다. 교통 안내 앱 ‘지하철 종결자’, 국내 최고 맛집 추천서 ‘블루리본 서베이’도 저희가 인수했습니다. 다음으로 서비스 개발과 마케팅 비용 등으로 사용했습니다.”

비콘 인프라 설치를 통해 해외 진출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걸로 압니다.
“대표적으로 베트남 1위 인터넷 사업자인 VNG와 협업을 들 수 있습니다. VNG는 현지 1위 메신저 앱인 잘로(zalo)를 비롯한 수십개 앱을 보유한 베트남 최강자입니다. 지난해 1월 ‘얍 베트남 버전’을 출시해 테스트를 마쳤고, 정식 계약을 통해 VNG의 앱에 얍을 인사이드로 탑재하게 됩니다. 이 밖에도 우크라이나, 중국 등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킥오프할 예정이고, 이후 유럽이나 북미 등에서도 사업을 펼쳐나간다는 구상을 갖고 있습니다.”

전 국민이 이용하는 카카오톡 등과도 제휴 가능성이 있습니까.
“저희 나름대로 얍 앱 이용자를 늘리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는 것과 별도로 전 국민이 사용하는 앱과의 협의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를 저희는 ‘얍 인사이드 전략’이라고 부릅니다. 가령 카카오톡과 제휴할 경우 얍으로서는 이용자수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계기가 될 것이고, 카카오톡 측도 우리와 수익을 나눔으로써 매출 신장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결제 시장의 가장 큰 비중은 리테일(유통, 마트 등) 시장으로 연간 157조원, 식당 및 주점이 84조원, 콜택시 3조원, 대리운전이 4조원을 형성하고 있는 걸로 파악됩니다. 특히 2017년 국내 O2O 시장은 약 30조원 규모로 형성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중 리테일과 식당이 15조원으로 50%를 차지하는데, 얍은 리테일과 식당을 중점 공략할 겁니다.”

얍의 사업 철학은 무엇입니까.
“얍의 사업 철학은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 시간에, 최적의 장소에서 제공하는 것입니다. 개인적 신념이지만 소비자에게 꼭 필요하면서도 유익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 안경훈
1963년생, 서강대 경영학과, AC닐슨 한국지사 선임연구원, 한국신용정보 전문연구원, 모바일 전자지갑 마케팅 플랫폼 구축업체 MCOM 대표(2009~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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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 서비스 O2O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여 고객들에게 보다 편리하고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오프라인 연계 비즈니스를 총칭한다. 국내에서는 카카오 같은 SNS 업체가 O2O 사업에 진출했으며 배달의 민족, 직방과 같은 중개서비스 사업자가 속속 등장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내년 국내 O2O 시장은 약 30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얍비콘 블루투스와 고주파를 결합한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비콘이다. 사정거리 안에 들어온 사용자들에게 무작위로 메시지를 뿌리는 대다수 비콘과 달리 매장에 진입한 고객만 인식하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 고주파 융합 시스템으로 블루투스, 와이파이를 꺼놓은 상태에서도 전송이 가능하다.

Plus Point

얍의 비밀 병기

대형마트를 방문한 여성 고객이 자신의 스마트폰에 뜬 고무장갑 할인 쿠폰을 내려받고 있다.
대형마트를 방문한 여성 고객이 자신의 스마트폰에 뜬 고무장갑 할인 쿠폰을 내려받고 있다.

퇴근길에 대형마트 앞을 지나던 30대 초반 직장인 K씨의 스마트폰에 진동과 함께 팝업 메시지가 떴다. ‘오늘 구매 고객에게 포인트를 두 배로 적립해 드립니다.’ 주변에 다른 마트가 있지만 K씨의 발걸음은 더 많은 혜택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카트를 뽑아 매장에 진입하는 순간 ‘3만원 이상 구매 시 아이스크림콘 무료 증정’을 안내하는 웰컴 메시지가 수신됐다. 소액 구매 예상 고객을 대상으로 한 업셀링(upselling·계획보다 높은 단가의 구매를 이끌어내는 판매 방법) 유도 프로모션이다.

맞벌이이며 지난해 출산한 3인 가구 구성원인 K씨가 대형마트에서 주로 구매하는 품목은 간편식과 유기농 이유식 재료, 생활용품이다. 그간 축적된 빅데이터는 K씨의 이런 구매 패턴을 파악하고 최적화한 할인 쿠폰을 띄워 준다.

K씨는 간편식 코너에서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참숯구이고등어를 한 팩 집어들었고, 유기농 식자재 매대에서는 이유식용 쌀가루를, 생활용품 코너에서는 고무장갑을 골랐다. 해당 제품 근처에 설치된 비콘 신호를 통해 스마트폰에 뜬 쿠폰 할인 혜택을 수신한 다음 K씨가 한 행동이다.

필요한 모든 제품을 구입한 K씨가 계산대 근처에 진입하자 결제용 카드와 이동 경로에서 저장한 할인 쿠폰, 멤버십 카드가 순차적으로 팝업 됐다. 총 1만4000원의 할인 혜택을 받은 K씨는 총결제 금액이 3만원 이상임을 확인하고 매장에 진입할 때 받은 아이스크림콘 증정 쿠폰을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