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탁 대표는 “직원이 행복해야 직원이 고객을 만족시키고 결국, 기업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직원의 행복을 챙기는 것이 회사가 장기적으로 수익을 내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사진 : C영상미디어 임영근>
조영탁 대표는 “직원이 행복해야 직원이 고객을 만족시키고 결국, 기업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직원의 행복을 챙기는 것이 회사가 장기적으로 수익을 내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사진 : C영상미디어 임영근>

“과거와 싸우지 말라./너무 흔한 말이지만 가장 중요한 지침이다./대부분의 분노와 좌절과 절망은 현재의 문제에서 발생하지 않는다./과거의 상처와 문제에 집착하면 인생이 괴로워진다./과거의 아픔과 싸우려들지 말고 내버려 두자./그리고 앞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애드리언 새비지, ‘인생지침 보고서’에서, 제3093호 2017. 01. 06)

책에 담긴 석학이나 경영자들의 명언을 간추린 짧은 편지를 매일 받아보는 느낌은 어떨까? 아침에 출근해, 이런 편지를 읽으며 하루를 시작한다면, ‘마음의 비타민’을 먹은 덕분에 하루를 더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직장인 교육 전문기업인 휴넷의 조영탁 대표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아침 이메일로 ‘행복한 경영이야기’를 보내고 있다. 2003년 10월부터 시작된 그의 편지 쓰기는 10년이 훨씬 넘어 3000회를 넘어섰고, 그의 글을 받아보는 구독자는 200만명에 이른다. 그가 편지의 글감으로 활용하기 위해 읽는 책은 일년에만 300권에 달한다. 휴넷은 사장실 등 임원실을 따로 두지 않고, 만 5년 근무한 직원에게는 한달간의 학습휴가를 주는 등 독특한 기업문화로도 유명하다.


‘행복한 경영이야기’는 어떤 취지로 시작했나.
“1999년 휴넷 창업 후 생각보다 쉽지 않은 사업 때문에 경영을 처음부터 다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양한 책들을 읽으며 공부를 했고 행복경영 모델을 연구했다. 2003년부터 혼자만 알고 있기 아쉬운 명언과 경영지식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고자 에세이를 덧붙여 매일 아침 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하루도 쉬지 않고 보낸 결과 지금까지 3000여회가 넘었다. 한 명, 두 명에게 보내기 시작한 경영에세이 메일링은 200만명의 독자를 돌파했으며 올해로 15년째를 맞이했다.”

휴넷은 주니어부터 시니어까지 다양한 교육과정을 온∙오프라인, 모바일로 제공하는 평생교육 전문기업이다.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직장인 교육 프로그램인 기업 교육 사업을 비롯해, 국내 최초의 온라인 MBA ‘휴넷 MBA’, 인문학 고전 100선∙사서삼경∙예술 등을 학습할 수 있는 인문학∙예술 교육 프로그램 ‘행복한 인문학당’, CEO와 리더들을 위한 데일리 지식 영상 서비스 ‘휴넷CEO’, 월 9900원에 1000개의 동영상으로 무제한 자기계발이 가능한 ‘휴넷 프라임’, 교육부 인가 학점은행인 ‘휴넷 사이버평생교육원’과 ‘세움평생교육원’, 부모∙자녀∙청소년 등 가정 행복 교육을 진행하는 ‘주니어 휴넷’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교육 한류’ 붐을 일으키기 위해 2012년 중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휴넷은 2014년부터 매년 전 직원 해외 워크숍을 열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도쿄를 다녀왔다. <사진 : 휴넷>
휴넷은 2014년부터 매년 전 직원 해외 워크숍을 열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도쿄를 다녀왔다. <사진 : 휴넷>

사장실과 임원실이 따로 없는 수평적 사내문화가 독특하다.
“인텔의 앤드류 그로브 전 회장이 사장실을 따로 두지 않았다는 이야기에 깊은 인상을 받고, 나중에 회사를 세우게 되면 꼭 그같이 하리라 결심했다. 직원들과 같은 사무실의 똑같은 책상에서 업무를 보고 책도 읽는다. 외부에서 손님이 오면 사장이 어디 있는지 찾지 못할 정도다. 사장실이 없으면 얼마나 불편하냐고 질문받는 경우도 많은데, 결코 그렇지 않다. 직원들과는 직접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메일과 메신저로 연락한다. 직원들과 가까울수록 격의 없이 어울리고 소통할 기회도 많아진다.”

휴넷이 지향하는 행복경영은 무엇인가.
“회사의 이해 관계자들인 직원, 주주, 고객 등이 행복해야 기업이 신뢰와 존경을 받으면서 성장,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행복경영의 가장 첫 번째는 직원행복이다. 회사와 경영자는 직원들의 행복을 추구해 주고 그렇게 행복한 직원들은 고객을 만족시키고 고객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주주도 이익을 얻게 되는 구조를 갖게 된다. 회사만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회사와 같이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공부를 많이 시키는 제도를 여럿 시행하고 있다.”

평생교육 전문기업답게 휴넷은 직원들에게도 끊임없는 학습을 독려하고 있다. 우선 ‘학습휴가제’를 보자. 휴넷은 만 5년 근속한 직원에게 한달간의 학습휴가(유급)를 제공한다. 많은 직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도이기도 하다. 올해도 학습휴가를 다녀올 직원이 10명에 이르고, 학습휴가를 3회 다녀온 장기근속 직원도 있다. 직원들은 학습휴가를 여행, 단기연수, 육아 등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시간으로 활용한다.

휴넷은 하루에 한 시간 이상씩 공부한다는 의미로 ‘365학점제’를 운영하고 있다. 교육과정 이수, 독서, 문화활동, 학교진학 등이 모두 학점으로 쌓이고, 전 직원은 1년에 365학점을 이수해야만 한다. 최우수 학습자는 1년에 1000점 이상을 이수할 정도로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하고 있다.

‘도서 무한 지원제’도 다른 회사에서는 찾기 힘든 사례다. 휴넷의 조영탁 대표는 ‘책 많이 읽는 CEO’로 유명하다. 1년이면 약 500권을 읽는다. 독서를 장려하는 문화로 인해 휴넷의 모든 직원은 원하는 책을 회사 경비로 마음껏 살 수 있다. 휴넷의 연간 도서 구입비는 2000만원에 이른다.

휴넷은 해마다 부문별 우수직원을 선발해 1년 동안 ‘명예의 전당’에 사진과 캐리커처를 게시한다. <사진 : 휴넷>
휴넷은 해마다 부문별 우수직원을 선발해 1년 동안 ‘명예의 전당’에 사진과 캐리커처를 게시한다. <사진 : 휴넷>

금호그룹에 입사, 7년 만에 차장까지 오른 엘리트 회사원이었는데, 창업을 한 이유는?
“1988년 금호그룹에 입사해 기획·회계·회장 부속실을 거쳤다. 입사 1년 후부터 매일 아침 6시 반에 출근해서 공부했다. 경영대학원도 다니고 회계사 시험도 준비하느라 일찍 출근해도 늦게까지 일할 수밖에 없었다. 밀린 일 때문에 주말에도 출근하기 일쑤였지만 힘들지는 않았다. 직장생활이 앞으로 CEO가 되기 위한 연습이라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즐거웠다. 그룹 내 차세대 리더 육성프로그램인 패스트트래커에 선발돼 입사 7년 만에 차장까지 올랐지만, IMF사태를 경험하면서 오너 중심 기업의 취약성을 몸으로 체감했고 재벌그룹이 아닌 소액주주를 위한 회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회사를 나왔다. 인터넷 공모와 지인들의 투자로 1999년 휴넷을 창업했다. 처음에 보유한 지분은 3%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200명의 주주들이 나눠 가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주주들 중에 사정이 어려운 이들이 주식을 사달라고 부탁하는 경우가 많아 원금에 이자를 합쳐서 주식을 환매해주고 있다. 현재는 대략 50% 정도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에 중소기업 CEO 무료 교육과정인‘행복한 경영대학’을 설립했다.
“중소기업 CEO들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어떻게 회사를 운영해야 하는지, 또 젊은 직원들과는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 ‘행복한 경영대학’은 이런 고민들을 가진 중소기업 및 창업 CEO들의 리더십 강화와 네트워크를 돕기 위해 만들었다. 2025년까지 행복한 경영대학을 통해 1000명의 행복한 CEO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한국의 세이와주쿠’를 만들어 경영 한류, 리더십 한류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꿈이다. 3개월 동안 온․오프라인으로 교육을 받는다. 유사한 최고경영자 과정이 500만~1000만원이 드는데, 행복한 경영대학은 전액 무료로 진행된다. 60명이 수료했고 2월에 3기를 모집한다.”

2012년 진출한 중국 진출 현황은?
“휴넷은 2012년 9월 북경에 중국사업본부를 설립했다. 휴넷의 중국 브랜드명은 슈나이(Xiunai)로 ‘인내심을 갖고 수련하고 닦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현재 세계 명문 대학의 MBA와 동일한 커리큘럼을 5개월에 마칠 수 있는 중국판 ‘휴넷 온라인 MBA’, 북경대와 함께 ‘북경대-휴넷 공상관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SPC, 롯데, 현대자동차 등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중국인 직원 대상 교육 등을 하고 있으며 중국 현지기업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작년에 흑자로 돌아섰는데, 중국사업부에서 올해 20억원 매출, 7억원 이익을 목표로 제시하길래, ‘이익 안 나도 좋으니 투자를 더 확대하자’고 얘기했다.”

평생직장의 시대는 가고 이제 평생직업의 시대를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 바람직한 직업교육은?
“직업교육 자체의 변화보다 중요하게 봐야 하는 건 평생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생직업 시대에는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공부를 너무 안 한다. 중·고등학교 때 부모의 강요에 의한 공부를 너무 많이 해서 취업한 이후에는 질려서 공부를 안 한다. OECD 국가 중 성인교육이 최하위 수준이다.
평생 자기계발을 하기 위해 공부를 하게 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일평생 공부하는 절대치를 100으로 봤을 때 대학까지 교육을 줄이더라도 취업 이후 평생교육을 늘려서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공부 안 하는 사람을 하게 만드는 것이 직업교육의 목적이다. 방법으로는 교실에 앉아 배우는 정형교육뿐 아니라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비정형교육, 커리큘럼으로의 변화, 일과 학습의 결합 등 성인교육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직장인이라면 이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기업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사람만 고용하는 휴먼 클라우드(Human Cloud)는 노동시장의 큰 변화다. 이는 직장 안정성에 반하는 것이기도 한데, 이런 노동시장의 변화를 어떻게 보나?
“4차 산업혁명이 노동시장을 바꾸는 건 확실하다. 예를 들면 긱 이코노미(Gig Economy·산업 현장에서 필요에 따라 관련 있는 사람과 임시로 계약을 맺고 일을 맡기는 경제 형태) 형태로 가는 방향성은 맞는데, 그러나 좀 더 들여다보면 고급형과 그렇지 못한 형태로 구분이 될 것 같다. 맥킨지에서도 2025년엔 노동시장의 45% 정도가 긱 이코노미 형태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전문성을 지닌 이들은 긱 이코노미를 즐길 것이다. 이를테면 8개월만 일하고 4개월은 쉬더라도 자신의 몸값을 올릴 수 있다. 반대로 그렇지 못한 이들(일용직)은 고용이 더 불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새로운 노동시장에서 몸값을 높게 받으려면 스스로 자기계발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된다.”

휴넷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해달라.
“그동안 기업교육에 집중해 직장인교육 프로그램을 다 다루고 있다. 비직장인 대상으로는 학점은행, 자격증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교육방식으로는 모바일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언제 어디서든 학습이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과거엔 대학교육이 성인교육의 마지막 교육이라 생각했다. 대학이 성인교육 전체를 커버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왜 특정 대학, 특정 학과, 특정 교수한테, 비싸게 교육을 받아야만 하나? 교육이 온라인, 모바일로 옮겨오면서 이러한 벽이 허물어져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전통적인 대학교육의 문제점들이 온라인, 모바일 교육이 대중화되면서 많이 개선될 수 있다. 미래학자들은 10년 안에 50%의 대학이 사라진다고 얘기한다.”

중소기업 CEO와 직원 교육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중소기업 종업원들이 교육서비스에서 소외돼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중소기업 사장은 돈, 시간 부족을 얘기하거나 교육시켜 놓으면 종업원들이 회사를 나간다는 우려도 한다. 좋은 인재를 뽑지 않으면 기업이 발전하지 못하니 중소기업에 계속 머무는 것이다. 돈, 시간이 없다고 하는데 중소기업을 위한 제도가 많아 무료로 교육시킬 수 있다. 예전엔 오프라인 교육이었지만 이제는 출퇴근 시간에도 할 수 있도록 모바일 교육도 가능하다.
하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는데 의지가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알아도 의지가 없어 안 하거나, 몰라서 안 할 경우 이에 대한 홍보와 인식이 부족한 것도 안타깝다. 휴넷은 400여개 이상 중소기업 교육을 무료로 제공한다. 100% 무료 과정만 400개가 넘었고 계속 확대해나가고 있다. 또한 CEO 인식이 먼저 변해야 할 것 같아 중소기업 CEO는 무료로 교육을 제공해주려고 한다.”


▒ 조영탁
1965년생,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1989년), 서울대 경영대학원 석사(1995년), 금호그룹 입사(1988년), 금호쉘화학, 금호그룹 회장 부속실 근무, 휴넷 설립(19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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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와주쿠 일본 교세라그룹 창업자인 이나모리 가즈오 명예회장이 설립한 일본 최고의 경영연구회를 말한다. 1983년부터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차세대 경영자들에게 자신의 경영철학과 경험을 전수하기 위해 설립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시게다 야스미쓰 히카리통신 사장도 이곳을 거쳐갔다.

Plus Point

휴넷의 경쟁력 ‘혁신 아카데미’

휴넷 직원들이 혁신아카데미 10주년을 맞아 마련한 게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휴넷 직원들이 혁신아카데미 10주년을 맞아 마련한 게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휴넷의 금요일은 ‘한 시간 일찍 출근해 자기계발을 하고, 한 시간 일찍 퇴근’하는 ‘얼리버드데이’다. 그리고 얼리버드데이 오전 8시에는 외부 인사를 초청해 특강을 듣는 ‘휴넷 혁신아카데미’가 진행된다. 2006년 11월 시작해 지난해 10월 400회/10주년을 맞았다. 현재 410회 정도 진행되었으며, 지난 10년간 박경철 원장, 유홍준 교수, 성우 배한성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특강이 진행되었다. 강사료가 비싼 고액 강사도, 스케줄이 빡빡한 인기 강사도 혁신아카데미의 취지와 내용을 듣고는 금요일 새벽 시간에 휴넷에서 강연을 진행해주었다.

강제성을 띤 자리가 아니기에 ‘아침부터 누가 와서 특강을 듣겠냐?’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200명 남짓한 전 직원이 참석해 특강을 듣는다. 지각을 했다면 불편한 자리에 앉는 아픔도 감수해야 한다. 미리 좋은 자리를 선점하는 직원들이 많기에, CEO도 강연자가 보이지 않는 기둥 뒤 사각지대에서 특강을 듣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매주 1회씩 10회, 100회 강의가 진행되면 콩나물에 물 붓듯이 직원들이 성장하리라 믿고 특강을 시작했다. 다양한 강연을 통해 직원들이 성장하고, 직원의 성장이 곧 회사의 발전으로 이어졌기에, 교육투자야말로 최고 수익률의 투자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휴넷 조영탁 대표의 소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