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라고 달라질 것은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미국 경제의 근본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이 문제가 터지면 위기는 다시 도래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3500만권 넘게 팔린 재테크분야의 고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경고의 말을 쏟아냈다. 기요사키는 지난 2015년(한국판은 올해 1월) 이 책의 속편 격인  ‘부자 아빠의 세컨드 찬스’라는 책을 출간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쓴 이 책은 계층별 자본 소득, 중산층 가구 수, 소비자 물가지수 등 50여개의 도표와 그래프로 미국 경제의 현재 상황을 분석했다. 재테크의 구루(Guru)로 꼽히는 그는 불투명한 현 경제 상황에서 어떤 투자를 권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으로도 유명한 기요사키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미국에서 ‘기업가’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트럼프와 나는 오랜 친구다. 책 두 권을 같이 썼고, 금융 교육 사업도 함께했다. 트럼프에게 기대하는 것은 대통령이 부자이기 때문에 국민들도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인 것 같다. 트럼프는 영락없는 비즈니스맨이다. 트럼프는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문제가 많을 것이다. 미국 대통령이라도 전지전능하지는 않다. 미국 경제가 개선되고 있지만, 위기를 초래한 진짜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 문제가 다시 커질 것이며 이후 다시 위기가 도래할 것이다.”

기요사키는 부자처럼 보이고 싶은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수입에 비해 과도한 대출로 집과 자동차 등을 산 것이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대로 된 금융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에게 대출이 집행된 것도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다고 해도 내 조언은 변함이 없다.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배우고 변화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해 긍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돈을 벌고 싶은 사람은 어떤 변화에 주목해야 할까.
“마틴 포드의 ‘로봇의 부상(the Rise of the Robots)’이란 책이 현실을 매우 잘 설명해 놓았다. 학교를 다니고 일개 직원으로 생활하는 것은 미래사회에서 더 이상 좋은 선택이 아니다. 이런 직업은 기계가 대체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아이폰 제조업체인 대만의 폭스콘은 로봇 10만대로 30만명의 직원을 대신할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일자리를 돌려주겠다고 약속했지만, 그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현재의 직업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컴퓨터가 인간의 뇌보다 빠르다는 것은 이제 명백한 사실이다.”

지난 2015년 폭스콘은 2020년까지 중국 공장 인력 30%를 자동화 설비로 대체할 계획을 발표했다. 폭스콘의 중국 공장 인력은 약 100만명에 이른다. 폭스콘은 지난해 말 중국 장쑤성 공장 직원 6만명을 해고하고 산업용 로봇을 투입했으며 연간 1만대의 산업용 로봇 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재테크에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경제 시스템은 크게 직원, 자영업자, 기업주, 투자자 네 그룹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재정적으로 독립적인 그룹은 기업주와 투자자 정도다. 일단 직원은 월급에서 떼는 소득세가 문제다. 전문직은 기술 발전이 복병이다. 얼마 전 건강 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의사와 한 번 상담하는 데 800달러(약 90만원)를 썼다. 앞으로는 컴퓨터가 의사를 대체할 것이다. 자영업자는 돈을 벌기 위해 일한다. 쉴 수가 없다. 반면 기업주는 기업 시스템이 돈을 벌어들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계속 유지된다. 투자자는 자본금이 절대 자유를 보장한다. 이것이 부자가 더 부유해지는 이유다. 투자자들은 시간과 노동을 팔아 돈을 벌지 않는다. 그들은 돈을 투자해 수익을 창출한다. 성공의 열쇠는 지분 배당이나 임대수입과 같은 소득원이다.”

어떤 분야가 가장 큰 잠재력이 있나.
“나는 부동산을 믿는다. 나는 주식시장에 대해 회의적이다. 주식투자에는 세가지 옵션이 있다. 투자하거나 관심을 끊거나 관찰하는 것이다. 나는 현재 마지막 옵션을 취하고 있다. 가장 좋은 예가 2008년 금융위기다.  나는 그해 가장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부동산 버블이 폭발한 시점에 정확히 투자했다. 또다시 위기가 발생하면, 이와 같은 투자 기회가 올 것이다. 다만 나는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보다 수익 창출 투자가 훨씬 창의적이라고 본다.”

수익 창출 투자는 무엇인가.
“예를 들어 나에게는 책과 소셜미디어(SNS)가 수익원이다. 책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 자신을 전 세계에 판매한다. 그 덕분에 시장이 좋지 않을 때도 나는 돈을 벌어들인다. 내 책과 소셜미디어는 이제 스스로 소득을 확보하는 자산이 됐다.  자신이 직접 일하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가져다주는 기업 투자와 임대업도 수익 창출 투자의 일종이 될 수 있다.”

한국은 가계 부채 급증으로 부동산 투자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크다. 어떻게 해야 하나.
“금융시장이 불확실한 것은 금융교육이 부족한 탓이다. 예를 들어 경제 교육에는 부채와 세금 문제도 포함돼야 한다. 간단히 말하면, 좋은 부채와 나쁜 부채를 구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채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주택담보대출, 신용카드부채 등 나쁜 부채가 붕괴된 사례에 사로잡혀서다. 이에 비해 자산 확보를 위해 동원하는 부채는 좋은 부채다. 좋은 부채와 나쁜 부채를 구분하자면, 사무실 건물 투자용 자금으로 빌린 부채가 좋은 부채라면, 나쁜 부채는 분수에 맞지 않는 고가 주택과 고급차량을 소유하기 위해 빌린 빚이다.”

투자보다는 책과 강연으로 돈을 번다는 비판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이다. ‘부자아빠’ 책은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7년 동안 올랐으며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금융 서적으로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3500만부가 팔리며 수백만달러의 저작권료 수입을 내게 안겨줬다. 하지만 난 ‘부자아빠’ 책을 쓰기 전에도 부자였다. 나는 항상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현재 25개 회사를 소유하고 있으며 부동산·금·석유 등으로 수백만달러를 매년 벌어들이고 있다. 대신 주식이나 채권 투자, 저축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돈만 좇는 사람은 누구도 존경하지 않는다. 부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느 나라, 어느 누구도  부자가 되기 위해 무엇이든 하는 욕심 많고 비뚤어진 사람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가 이것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무조건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벌 것인가의 문제다. 나는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충고는 늘 같다. 미래를 결정하는 데 있어 기초가 될 금융 교육에 투자하라. 하지만 이것이 학교나 매체에 투자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학계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을 전문가라고 말하며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다. 나는 가장 큰 실수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러 번의 실수를 통해 금융 생활 관리의 방법을 배웠다. 돈은 외국어와 같다. 수입·지출·자산·부채·현금 흐름, 이 몇가지 용어를 잘 다루는 것만으로도 부자가 될 수 있다. 자산과 부채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다음 책을 계획하고 있나.
“올해 상반기 왜 부유층은 더 부유해지고, 중산층은 계속 가난해지는지 그 이유를 투자의 관점에서 분석한 책을 출판할 예정이다. 이 책의 가제는 ‘부자가 더 부자가 되는 이유(Why the Rich Are Getting Richer)’다. 5월쯤 발표할 계획이다. 이 책은 ‘부자아빠’ 책을 읽은 사람들을 위한 심층서로 보면 된다. 이 책의 주요 독자층은 기업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기업가를 위한 실생활 금융을 담을 계획이다.”


▒ 로버트 기요사키(Robert Kiyosaki)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저자, 금융 교육기업 리치대드컴퍼니, 캐시플로테크 창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