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2월 24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MAP OF THE soul: 7’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룹 방탄소년단이 2월 24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MAP OF THE SOUL: 7’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4위.

신규 음반 발매 첫 주 42만2000장 판매.

비틀스 이래 최단기간 ‘빌보드 200’ 4연속 1위.”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신기록을 내리쓰며 광폭 행보 중이다. 2월 발매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7’의 타이틀곡인 ‘온’이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BTS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의 몸값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특히 최근 빅히트가 기업공개(IPO) 절차를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6조원에 이르는 기업 가치 규모가 드러나 화제가 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빅히트는 최근 IPO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JP모건, 공동 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주관사에 도전했으나 탈락했다. 빅히트의 IPO는 연내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빅히트는 음반 제작 및 연예인 매니지먼트 업체로 2005년 방시혁 대표가 설립했다. 방 대표는 현재 보통주 지분 43%(2018년 기준)를 보유한 빅히트의 최대 주주다. 방 대표의 친척인 방준혁 의장이 이끄는 넷마블이 2018년 2014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25.22%)가 됐다. 빅히트를 단숨에 업계 최대 규모의 기획사로 이끈 BTS는 2018년 빅히트와 7년 재계약을 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빅히트의 기업 가치를 1조원대에서 많게는 4조원대로 추산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방탄소년단의 성공 요인 분석과 활용 방안’ 보고서를 통해 2018년 기준 빅히트의 기업 가치를 1조2800억∼2조28000억원으로 평가했다. 이후 1년 새 빅히트는 큰 폭으로 성장했다. 빅히트는 2019년 매출이 5879억원으로 전년보다 95% 늘었고 영업이익이 975억원으로 17% 증가했다고 잠정 실적을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반영해 빅히트의 기업 가치가 4조원이 넘었을 것으로 봤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히트는 올해 39회차, 230만 명 규모의 글로벌 스타디움 투어를 발표했다”며 “최소 주가수익비율(PER) 30배 이상에서 최대 40~50배까지도 시장에서 부여할 가능성이 있으며 예상 시가 총액은 3조~4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으로 주식의 가치를 계산할 때 사용하는 지표다.

최근 주관사들을 통해 드러난 빅히트의 몸값은 6조원대에 육박한다. 국내 3대 연예기획사인 SM(6940억원), JYP(8022억원), YG(5452억원)를 다 합쳐도 범접하기 어려운 숫자다(3월 3일 기준 시가총액). 유가증권상장사 시가총액으로도 KT, LG유플러스, 기업은행, 한진칼 등 웬만한 대기업을 뛰어넘는다.

BTS가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현시점은 IPO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점이라는 평가다. 각종 지표가 기업 가치 산정에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빅히트의 최대 주주인 방 대표가 상장을 통해 최소 조(兆) 단위 규모의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빅히트 투자자도 ‘대박’을 기대하고 있다. 빅히트의 투자자로는 2대 주주 넷마블뿐 아니라 스틱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증권, LB인베스트먼트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몸값 거품 논란, 사업 다각화 성공이 관건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투자은행(IB)들이 빅히트를 ‘모셔오는’ 과정에서 기업 가치에 대한 고평가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 IB는 IPO 주관사 선정 프레젠테이션에서 빅히트 기업 가치를 평가할 때 해외 기업들을 비교 기업으로 제시해 PER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빅히트 IPO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IB들은 모두 글로벌 기업을 비교 기업으로 제시했다”며 “비교 기업 가운데는 글로벌 콘텐츠 기업도 포함돼 있었는데, 사업 영역이 다르고 위험 요소에도 차이가 있어 적절한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여기에 IB들은 비교 기업 이익 기준을 ‘개별 기준’이 아닌 ‘연결 기준’으로 적용해 기업 가치를 더 높였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즉 과도한 IPO 주관 경쟁으로 기업 가치가 부풀려졌다는 부정적 평가가 많은 것. 이 때문에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IB가 산정한 기업 가치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작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빅히트의 수익원이 BTS로 점철되는 구조를 바꾸고 사업 다각화를 달성하는 것이 IPO 성공의 중요한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빅히트는 그동안 BTS 중심의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데이터베이스와 정보기술(IT) 개발자를 채용하고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고,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다양한 디자인을 기획하고 웹툰, 소설 등 확장된 콘텐츠를 만드는 IP 사업 그리고 팬과 아티스트 간 소통 플랫폼(위버스·위플리)을 통해 비즈니스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딱히 성공적이지는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례로 2019년 6월 넷마블과 함께 BTS IP를 활용한 게임 ‘BTS 월드’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으나 혹평 속에 사업성을 확인하지는 못했다.

여기에 BTS가 빅히트와 재계약하면서 올해 6월부터 수익 배분 조건이 BTS에게 더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멤버들의 입대 시기가 다가오면서 빅히트 성장세가 한풀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으론 지난해 선보인 5인조 보이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앞서 빅히트는 걸그룹 ‘여자친구’가 소속된 쏘스뮤직을 인수했고 CJ ENM과 합작 법인 빌리프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연내 다국적 소년으로 구성된 보이그룹을 내놓고 내년에는 걸그룹도 선보일 계획이지만 BTS 수준의 초대박 히트를 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콘서트 등 행사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도 변수다. BTS는 예정돼 있던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BTS 맵 오브 더 솔 투어-서울(4월 11·12·18·19일)’을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자체 취소 결정을 내렸다. 해외 콘서트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3월 대만에서 예정된 K팝(K-pop) 한류 공연이 모두 연기됐다. 한국인 입국 제한 지역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라 당분간 ‘K팝 브랜드’의 해외 공연 자체가 전면 올스톱될 가능성도 있다. K팝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수요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치명적이다.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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