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6월 25일(현지시각) 영국 브라이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커뮤니티 스타디움 관중석에 팬들의 사진이 놓여 있다. 6월 27일 독일 볼프스부르크 폴크스바겐 아레나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볼프스부르크의 경기를 앞두고 조슈아 키미히가 마스크를 쓴 채 몸을 풀고 있다. 사진 AP연합
왼쪽부터 6월 25일(현지시각) 영국 브라이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커뮤니티 스타디움 관중석에 팬들의 사진이 놓여 있다. 6월 27일 독일 볼프스부르크 폴크스바겐 아레나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볼프스부르크의 경기를 앞두고 조슈아 키미히가 마스크를 쓴 채 몸을 풀고 있다. 사진 AP연합

지난 시즌 사상 최대 매출을 낸 유럽축구 5대(잉글랜드·스페인·독일·이탈리아·프랑스) 리그가 이번 시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회계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가 6월 발표한 ‘2020년 연례 축구 재정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축구 5대 리그 소속 구단 매출은 2018-2019시즌 164억유로(약 22조1500억원)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2019-2020시즌은 코로나19 탓에 리그 중단에 이어 무관중 리그 재개로 매출이 8%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3억유로(약 1조7600억원)가 증발한다.

특히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점쳐졌다. 프리미어리그 매출은 2018-2019시즌 59억유로(약 7조9700억원)에서 2019-2020시즌 49억유로(약 6조62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리그별로 보면 이탈리아 세리에A는 4억유로(약 5400억원), 스페인 라리가는 3억유로(약 4000억원), 프랑스 리그1은 2억유로(약 2700억원)의 매출 감소를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지난 시즌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데스리가가 코로나19 여파에서 비켜설 수 있었던 이유는 조속히 리그를 재개했기 때문이다. 분데스리가는 유럽축구 5대 리그 중 가장 이른 시점인 5월에 리그를 재개했다. 라리가·프리미어리그·세리에A가 리그를 정상화한 시점은 6월 들어서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프로스포츠 리그가 경기를 중단한 상황에서 유럽축구 리그는 가장 이른 시점에 경기를 재개했다. 유럽축구 리그가 경기 재개를 서두른 이유는 재정 문제가 가장 컸다. 유럽축구 리그의 수익원은 크게 방송중계권, 스폰서십 및 광고, 입장권 등이다. 이 중 중계권 관련 매출이 전체의 40~5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3년 단위로 중계권을 경매 방식으로 사전 판매하는데, 방송사와 계약한 중계권료는 연평균 2조원 수준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탓에 중계할 경기가 없어지면서 방송사에 중계권료 일부를 환불하는 상황에 놓이자 유럽축구 리그가 무관중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서둘러 재개한 것이다.

딜로이트는 “2020-2021시즌까지 코로나19 여파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 경기를 즐기려는 팬들의 욕구가 있기에 유럽축구 5대 리그 매출은 2020-2021시즌 V 자형 반등세를 보인 데 이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세계 최대 스포츠 시장 美 ‘휘청’

프로풋볼(NFL), 프로농구(NBA), 메이저리그(MLB) 등을 보유한 세계 최대 프로스포츠 시장 미국의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코로나19로 인한 프로스포츠 중단으로 미국이 입을 경제적 손실은 14조원이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5월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 등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코로나19로 미국 내 스포츠 관련 산업의 손실 액수는 120억달러(약 14조4000억원)에 이르고 만약 올가을 예정인 NFL 개막 등이 차질을 빚을 경우 손실 규모는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프로스포츠의 경우 NBA와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HL)가 남은 리그 일정을 취소하고 MLB와 메이저리그사커(MLS)가 남은 리그 일정의 50% 이상에서 관중 입장을 허용한다는 전제하에 55억달러(약 6조6000억원) 정도의 손실이 예상된다. 또 대학 스포츠 39억달러(약 4조6800억원), 유소년 스포츠 24억달러(약 2조8800억원) 정도의 손실이 우려된다. 현재 NBA는 코로나19 탓에 3월 말 진행 중이던 2019-2020시즌을 중단한 뒤 7월 말 남은 일정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며 MLB는 시즌 개막을 3월 말에서 7월 말로 연기한 상태다. NFL은 9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프로스포츠 리그 정상화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 프로스포츠 스타들이 줄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NBA와 NBA선수협회가 6월 말 시즌 개막을 앞두고 시행한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302명 중 16명의 선수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NBA는 선수 확진 탓에 시즌을 중단했다. MLB는 확진 선수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지만,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 에인절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최근 LA 다저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한국 프로야구·프로축구·프로여자골프는 5월에 시즌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확산 탓에 무관중으로 일정을 진행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6월 28일 “프로스포츠의 제한적 관중 입장을 허용한다”고 밝혀 조만간 관중석이 다시 열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프로스포츠 관련 협회들은 초기 관중 규모를 30% 수준에서 추후 50%까지 늘리길 기대한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야구조차 수많은 구단이 매년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무관중 경기 진행은 치명적이다. 한국 프로야구단은 해마다 200억~3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모기업 지원 없이는 자생할 수 없는 구조다. 더욱이 지난해 관중이 줄면서 적자 폭이 커진 데 이어 올해 시즌 개막 이후 현재까지 입장료와 광고 매출이 줄면서 구단별로 100억원대의 추가적인 손실을 볼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K리그는 올해 575억원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매출의 15% 상당이다.


plus point

‘1조원’ 골프대회 방송중계권, 코로나19가 주인 바꿔

코로나19가 1조원이 넘는 미국 골프 대회 중계권의 주인을 바꿔놨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6월 30일(현지시각) “미국골프협회가 주관하는 챔피언십 중계권이 폭스스포츠에서 NBC로 넘어간다”고 밝혔다. USGA가 주관하는 골프 챔피언십은 16개이며 폭스스포츠는 지난해 8개를 생중계했다. 폭스스포츠는 2015년부터 2026년까지 12년간의 각종 챔피언십 중계권을 11억달러(약 1조3200억원)에 사들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시청률이 가장 높은 US오픈이 6월에서 9월로 연기되자 폭스스포츠는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폭스스포츠는 9월 미국프로풋볼(NFL)과 대학 풋볼 그리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중계가 겹쳐 US오픈 중계에 시간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폭스스포츠는 NBC에 2026년까지의 각종 챔피언십 중계권을 넘겼다. NBC는 1995년부터 2014년까지 USGA 주관 챔피언십을 중계했다. 하지만 폭스스포츠가 연간 3배 수준의 중계권료를 제시하는 돈 공세에 밀렸다. 하지만 코로나19 덕에 중계권을 되찾은 셈이다.

임수정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