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위기를 겪은 공유 숙박 업체 에어비앤비가 12월 30억달러(약 3조4800억원) 조달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사진 블룸버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위기를 겪은 공유 숙박 업체 에어비앤비가 12월 30억달러(약 3조4800억원) 조달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사진 블룸버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위기를 맞은 공유 숙박 업체 에어비앤비가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중심의 사회 활동이 자리를 잡으면서 공유경제의 ‘후퇴’가 예상되는 가운데 공유경제 대표격인 회사가 진행하는 IPO라 공유경제의 미래를 간접적으로나마 내다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10월 2일(이하 현지시각) 에어비앤비가 오는 12월을 목표로 IPO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에어비앤비는 상장을 통한 신주 매각으로 약 30억달러(약 3조4800억원)의 자금을 모을 예정이다. IPO를 통해 모은 자금은 코로나19로 입은 타격을 회복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는 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최근 에어비앤비가 자사 가치(210억달러)를 평가했을 때와 지난 4월 사모펀드 투자자들로부터 20억달러를 투자받았을 당시(180억달러)보다 크게 불어난 규모다. 앞서 에어비앤비는 8월 1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관련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비앤비는 지난해부터 상장을 준비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중국 우한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코로나19가 퍼지며 실적에 타격을 입었고 사업의 뿌리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항공·여행업이 쪼그라들면서 숙박 수요가 감소한 데다 숙박 시설을 공유한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꺼려 사업 모델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자연스레 IPO도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한때 에어비앤비가 올해 상반기에만 1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란 비관적인 분석까지 나왔다. 이 정도는 아니지만, 에어비앤비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3억35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10억달러)보다 67% 넘게 감소했고, 4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2020년 매출이 지난해의 절반 이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는 당시 직원의 25%에 해당하는 1900명을 해고했다.


코로나19 위기가 기회로

에어비앤비는 최근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 극적인 회복을 보여주고 있다. 외신들은 이런 점이 에어비앤비의 IPO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하루 100만 박 이상이 지난 7월 예약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거리 두기에 지친 수요자들이 북적이는 도시 대신 외곽에 있는 에어비앤비 숙소를 이용해 여행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일부 투자자들이 에어비앤비의 가치를 판단하는 미국 온라인 여행사 부킹홀딩스의 주가는 3월 23일 1152.2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이달 들어 170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6개월 사이에 50% 가까이 상승했다.

최근에는 사람들로부터 거리를 두려는 여행객들이 많아지면서 공유 숙박 서비스가 주목받는 측면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호텔 시장 조사 업체 STR과 에어비앤비 데이터 분석 회사 에어디엔에이(Air DNA) 보고서를 인용해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27개국에서 주택의 임대료가 호텔을 웃돌았다고 9월 24일 보도했다.

주택을 단기 임대하는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 숙박 서비스가 여행객들에게 사회적 거리를 두기 위한 ‘피난처’가 되면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대형 주택이 인기를 끌면서 2020년 7월 기준으로 하루 평균 임대료가 323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달러 올랐다.

체스키 CEO는 “사람들은 예전처럼 대도시에 머물길 원하지 않으며 사람들로 가득 찬 호텔에 있는 것을 원하지도 않는다”며 “하지만 그들은 집에서 나가길 원한다. 이 때문에 에어비앤비 수요는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유 숙박업의 전망은 매우 낙관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IPO 시장이 유례없을 만큼 활황이라는 점도 호재다. 올해 들어 미 증시에 상장한 대어(大魚)만 해도 줌, 스노플레이크, 팔란티어 등이 있다. 줌의 경우 코로나19로 비대면 화상회의가 늘면서 이익을 보는 업체이고, 스노플레이크는 기업용 클라우딩, 팔란티어는 빅데이터 분석 업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금융정보제공업체 딜로직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9월 23일까지 미 증시에 상장한 기업은 235개 사이며, 이들의 공모 금액은 945억달러에 이른다. 미국 증시가 호황이었던 2014년(959억달러)을 웃도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월에 다소 주춤했지만, 기술주가 여전히 미국 증시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외신들은 에어비앤비도 이 대열에 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소음에 총기 난사까지, 임대료 상승 ‘주범’으로도 지목

다만 에어비앤비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수두룩하다. NYT는 공유 숙박의 도전은 단지 사회적 거리 두기와 코로나19에 국한된 것만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경우 공유 숙박 서비스를 통해 홈 파티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소음으로 인한 민원이 빗발치는 일이 빈번하다. 심지어 총격전까지 벌어진 사례가 있다. 에어비앤비는 10월 2일 올해 핼러윈데이(10월 31일)에 미국과 캐나다의 숙박 예약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표면적으로는 코로나19 확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지만 외신들은 지난해 핼러윈 당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린다의 한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5명이 사망한 일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에어비앤비 기업가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에어비앤비가 주택 임대료 상승과 임대주택 부족 등 도시 문제를 일으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NYT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캐나다 밴쿠버 등 전 세계 도시들이 에어비앤비와 단기 주택 임대 회사를 억제하려고 애쓰고 있다”며 “주택을 장기 임대한 부동산 관리자들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이를 단기 임대로 등록하며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숙박 시설 불법 등록으로 인한 각국 규제와 코로나19가 에어비앤비 포트폴리오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마카란드 모디 보스턴대 호텔경영학 교수는 NYT와 인터뷰에서 “에어비앤비와 같은 플랫폼 서비스의 경우 수요뿐만 아니라 공급에 대해서도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며 “여행업이 위축되면 에어비앤비 호스트(숙소 제공자)가 장기 임대로 주택을 내놓을 수 있다. 플랫폼이 움츠러들고, 잠재적 투자자들은 이를 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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