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건국대 컴퓨터공학 학사, 정보통신학 석사, 전 카카오 보이스톡 개발팀장, 전 카카오 페이먼트사업부 본부장, 전 카카오 핀테크 사업 총괄 부사장, 현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 사진 카카오페이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건국대 컴퓨터공학 학사, 정보통신학 석사, 전 카카오 보이스톡 개발팀장, 전 카카오 페이먼트사업부 본부장, 전 카카오 핀테크 사업 총괄 부사장, 현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 사진 카카오페이

한 기업에서 임원이 되는 직원은 전체의 1%에 불과하다. 한 직장에 평생을 바쳐도 임원을 달지 못하고 정년퇴직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30대의 젊은 나이에 임원이 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어떻게, 무슨 방법으로 단기간에 고속 승진을 거듭해 임원이 된 걸까.

젊은 나이에 주요 기업 임원이 된 이들을 만나 그 비결을 들었다. 첫 번째로 소개할 인물은 카카오페이의 류영준 대표다. 삼성SDS 출신의 류 대표는 하고 싶은 일을 일찍 정한 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개발자의 길을 쭉 걸어왔다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일찍 정한 편이다. 어릴 때부터 컴퓨터를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무조건 컴퓨터를 공부하겠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보통 어떻게 살고 싶냐는 질문을 받으면 흔히들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답한다. 저는 거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를 찾고 싶었다. 되돌아보니 저는 목표를 정하고 이뤄냈을 때의 그 성취감보다는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더라. 원대한 목표를 던지고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조금씩 가까워지는 삶을 살자고 결심했다.”

어릴 때 삶의 목표를 정립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가장 중요한 교육은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다. 지금의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은 그런 부분에서 아쉽다. 젊은 친구들 스스로도 삶의 방향성을 정립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모두가 도전하는 삶을 사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공무원의 삶을 스스로 원해서 그 길을 선택하는 것과 남들이 좋다고 해서 그 길을 선택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하고 싶은 일을 일찍 정한 것이 성공의 비결일까
“그렇다. 사람들은 보통 목적지를 정하지 못하고 흐름에 따라 표류한다. 그 과정에서 시간 등 자원은 낭비될 수밖에 없다.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은 같다. 목적지를 정해두고 조금씩 나아가면 결국 언젠가는 도달하게 돼 있다.”

개발과 사업은 다른 영역이고, 그만큼 요구되는 역량도 다르다
“저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한 회사엔 개발 외에도 기획, 인사, 디자인 등등 수많은 부서가 있다. 다른 부서들은 어떤 일을 하는지 항상 궁금했다.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선 직접 물어봐야 했고, 그래서 다른 부서 분들과도 친하게 지냈다. 재미 삼아 경영, 인문, 디자인, 재무 등 다양한 책도 봤는데 도움이 됐다. 삼성SDS에서 일할 때도 리더십, 조직 관리와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을 일부러 많이 들었다.”

카카오페이가 제공하는 정식 프로필에는 없지만, 류영준 대표는 삼성SDS 출신이다. 그전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정보기술(IT) 기업에서 개발자로 일하기도 했다.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거쳐 다시 스타트업에 합류한 셈이다. 삼성이라는 옷이 류 대표와 잘 맞지 않을 것 같은데 어쩌다 삼성SDS에서 일한 걸까. 류 대표는 “작은 스타트업에서 일하다 보니 큰 기업은 어떻게 인사관리를 하는지 궁금했다”고 답했다. 그때부터 이미 류 대표는 개발자가 아닌 경영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었던 셈이다.


카카오페이가 코스피 상장을 위한 본격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사진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가 코스피 상장을 위한 본격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사진 카카오페이

회사 안에서의 성공에 인간관계가 중요한가
“조직은 리더를 뽑을 때 개인의 역량만 보지 않는다. 리더는 조직을 움직이는 사람이다. 조직을 얼마나 어떻게 움직여 성과 낼 수 있는지를 본다. 개인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사람들이 따르지 않는다면 조직 성과에 기여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사람을 따르는 사람들이 많거나,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면 리더로 낙점된다. 인간관계는 성공을 위한 가장 큰 부분 중 하나다. 최고경영자(CEO)가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들이 주변에 없다면 막상 기회가 왔을 때 놓칠 수 있다. 일하다 보면 같은 팀 사람들은 물론이고 다른 부서, 다른 회사 사람들과도 협업할 기회가 많다. 모르는 사람과 이메일 등으로 일 얘기를 하는 것과 아는 사람과 일 얘기를 하는 것은 굉장히 다르다. 저는 지금도 크루(직원)들에게 가급적 서로 친해지라고 얘기한다. 친해져야 듣기 싫은 소리를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워라밸을 챙기면서 승진할 수 있다고 보나
“무엇인가를 해내려면 올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경쟁 사회에 살고 있다.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 이는 여러 명이다. 뽑기가 아닌 이상 실력에서 승부가 결정될 수밖에 없고, 실력을 키우려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저는 ‘워크-라이프 밸런스’를 ‘워크-라이프 코디네이션(Work-Life Coordination)’으로 바꿔 표현하고 싶다. 살다 보면 직장과 업무에 몰입해야 하는 시기가 있고 가족을 돌보는 데 힘을 쏟아야 하는 시기가 있다. 그 시기에 따라 직장과 가정 중 어디에 무게중심을 둘지 결정해야 한다. 각 시기에 맞춰 집중도를 조정해야만 일과 가정을 더욱 잘 관리할 수 있다고 본다. 시간을 투여해야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본인만의 노하우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갖고 있으면 좋은 스킬은 긍정적 사고다. 월급을 주는 이유는 결국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직장 생활을 하라고 주는 것이다. 매년 연봉이 높아지는 것도 더 많은 업무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금 3000만원의 연봉을 받고 있는 직장인이 억대 연봉을 받고 싶다면, 산술적으로 지금보다 세 배의 일을 더 해야 한다. 그에 따른 세 배의 스트레스와 업무량은 어떻게 감당할까? 역량을 키우면 된다. 문제를 받아들이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부담이라기보단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게 된다.”


plus point

상장 앞둔 카카오페이 국민주 전략 택했다

카카오페이가 코스피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카카오페이가 지난 7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총공모주식 수는 1700만 주이며 공모가 범위는 주당 6만3000~9만6000원이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최대 12조5152억원이 된다. 다만 금융감독원은 카카오페이 기업 가치 산정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며 신고서 정정을 요구한 상태다. 8월 상반기 실적 확정 후 신고서를 다시 작성해야 하는 만큼 최소 9월은 돼야 상장 일정이 구체화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카카오페이 공모가가 낮아진다 해도 기업 가치가 10조원 선은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일반 청약을 100% 균등 배정으로 진행한다는 점이다. 국내 기업공개(IPO) 역사상 처음이다. 다른 기업들은 청약증거금을 많이 넣는 고액 투자자에게 그만큼 공모주를 많이 주는 비례 물량과 균등 물량을 절반씩 배정해왔다. 쉽게 말해 카카오페이는 국민주 전략을 택한 셈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누구에게나 이로운 금융’이라는 철학에 맞춰 최소 청약증거금 100만원만 있으면 동등하게 공모주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페이 임직원은 스톡옵션을 행사할 경우 상당한 차익을 얻을 전망이다. 스톡옵션을 가장 많이 보유한 이는 단연 류영준 대표다. 류 대표는 2019년 8월 받은 71만2030주의 주식매수선택권을 보유하고 있다. 행사 가격은 5000원으로, 상장일로부터 5년간 행사가 가능하다. 이전 증권신고서 기준 공모가 최하단인 6만3000원에서 스톡옵션을 행사해도 413억원 규모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공모가 최상단 기준으로는 차익이 648억원에 달한다.

이종현·이윤정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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