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사가 보유한 미술품을 진열한 갤러리 내부. 사진 테사
테사가 보유한 미술품을 진열한 갤러리 내부. 사진 테사
김형준 테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학사 및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석사, 전 버즈아트 대표, 전 지오 소프트웨어 대표, 전 엑스포비 근무, 전 삼성SDS 근무, 전 SK텔레텍 근무/ 사진 테사
김형준 테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학사 및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석사, 전 버즈아트 대표, 전 지오 소프트웨어 대표, 전 엑스포비 근무, 전 삼성SDS 근무, 전 SK텔레텍 근무/ 사진 테사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 ~2010년생)를 중심으로 미술품 조각에 투자하는 재테크 바람이 거세다. 미술품 조각 투자는 소액으로도 소유권을 가지고, 가격 상승에 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경제력이 갖춰지지 않아 부동산 등에 투자가 어려운 20~30대는 이러한 조각 투자에 관심을 키우고 있다. 이는 미술품 투자 플랫폼 회사인 테사(TESSA)의 조각 판매 기록으로도 잘 나타난다.

테사는 지난 6월 시가 2억6000만원인 뱅크시 작품 ‘Nola 2008’을 3분 만에 완판해 화제를 모았다. 538명이 조각 소유권을 구매했는데 20~30대 비중이 56%에 달했다. 지난 9월 조각 판매에 나선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 ‘Swimming Pool’ 역시 판매 시작 4분 만에 완판됐다. 조각 소유권을 구매한 530명 가운데 59%가 20~30대였다.

테사의 창업자인 김형준 최고경영자(CEO)는 10월 26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미술품 조각 판매가 인기를 끈 비결은 MZ 세대의 높은 참여율 덕분”이라며 “평소 고가라 젊은 세대의 접근이 어려웠던 미술품 시장이 조각 투자를 통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술품 조각 소유가 어떻게 가능한 건가.
“1000원만 있어도 누구나 고가의 미술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테사의 사업이다. 이를 위해 테사가 매입한 미술품에 대해 조각 소유가 가능하도록 해야 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앱상에 조각 소유권 거래 내역을 기록, 미술품의 소유권 분할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미술품을 처분하기 전에도 개개인의 분할 소유권 매매 및 양도가 가능하도록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7명으로 구성된 블록체인팀을 운영 중이다.”

미술품 조각 소유권자의 수익 구조는.
“조각 판매한 작품의 운영과 관리를 테사가 하고 있다. 미술품 임대 등을 통해 발생한 ‘운영 수익’을 조각 소유자들에게 소유 비율만큼 지급한다. 임대 수익은 외부 갤러리나 전시회 등과 계약을 통한 수익이며, 임대 종료 후 30일 내에 조각 소유권자들에게 소유한 비율만큼 지급한다. 미술품 매각을 통해 발생한 ‘매각 수익’도 조각 소유권자들에게 지급한다. 조각 소유권 계약 시 미술품 매각은 초기 공모가의 15% 이상 오른 가격일 경우에만 가능한 것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최소 구매한 금액의 15%의 매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작품 매각을 기다리기 어려운 경우에는 자신의 조각 소유권을 테사 앱에서 타인에게 판매할 수도 있다. 작품마다 수익률이 다르지만 평균 20%의 매각 수익을 내고 있다. 작년 8월에 조각 판매한 키스 해링 작품 ‘Untitled’의 경우 지난 9월 공모가 대비 22.5%의 매각 수익을 기록했다.”

투자자 보호 대책은 없나.
“투자 원금을 보장한다는 약속을 하는 것은 금융투자 관련법 위반이기 때문에 우리가 해 줄 순 없다. 다만 실물이 존재하는 미술품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품이 분실되거나 훼손될 경우에는 투자자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테사가 작품 구매 공모 가격과 10%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계약에 포함시켰다. 미술품의 보험 가입도 의무로 하고 있다.”

20~30대 비중이 높은 이유는.
“현재 가입자의 50% 정도가 20~30대다. 회사 초창기에는 모바일 앱 사용에 익숙한 20대와 30대 비중이 70% 이상으로, 매우 높았다. 사회 초년생이라 자산이 적어 부동산 투자가 불가능한 20대와 30대 초반의 연령대를 중심으로 미술품 조각 소유 붐이 일면서 20대와 30대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 최근 아트 테크(Art-Tech)가 부각되면서 40대 비중도 22%까지 늘었다. 지금은 2030세대 이용자 비중이 높은데, 구매력이 강한 40대와 50대로 가입자를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 6월 판매 시작 3분 만에 완판된 뱅크시 작품 ‘Nola 2008’. 사진 테사
지난 6월 판매 시작 3분 만에 완판된 뱅크시 작품 ‘Nola 2008’. 사진 테사

전체 이용자 수도 크게 늘었나.
“테사 이용자는 지난해 9월 3286명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3만2472명으로 약 10배나 늘었다. 지난해 월평균 3000만원 수준이었던 월간 거래액이 올해는 월평균 20억원대로 크게 올랐다. 2019년 3월 자본금 18억원으로 출범한 테사의 기업 가치 또한 최근 아트 테크 붐에 힘입어 투자가 늘면서 300억원까지, 16배 이상 상승했다.”

환율이나 미술품 시세 변동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없나.
“국내 작품은 거의 진행하지 않고 주로 해외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을 매입해 조각 판매를 하기 때문에 환율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해외 경매 시장에서 미술품 시세(달러화 기준) 변동이 없어도, 작품 매입 후 원 달러 환율이 오르면 이득을 볼 수도 있고, 반대로 환율이 내리면 손실을 볼 수도 있다. 미술품 시세 변동도 사업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이는 동전의 양면이라 생각한다. 환율 변동이나 미술품 시세 하락으로 가격이 떨어지면 낮은 가격에 선매입할 수 있고, 미술품 시세가 오르면 매각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는 보지 않는다.” 

이번이 세 번째 창업이라 들었다.
“세 번째 회사다. 2010년에 지오 소프트웨어(GIO Software), 2013년에 버즈아트(BBuzzArt)라는 회사를 창업한 경험이 있다. 그리고 2019년에 과거 정보기술(IT)과 아트 관련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테사를 창업했다. 테사 창업 전에는 직원들 월급을 주기 어려웠던 시절도 있었다. 직원들 급여를 챙겨주려고 밤에 대리운전을 뛰면서 일했다. 돌이켜보면, 창업은 내려올 수 없는 말을 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창업에 있어 대박 아이템은 없고, 대박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 창업의 성공이라는 것을 두 번의 사업 실패를 통해 배웠다.”

삼성에서도 일했다. 그만둔 걸 후회한 적은 없나.
“후회하지는 않는다. 창업을 너무 하고 싶어 내린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2002년 SK텔레텍에 입사해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팀에서 근무했다. 이후 2007년 삼성SDS 신사업 기획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 이스라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엑스포비(ExpoBee)의 창업자를 만나 2008년에 회사 초창기 멤버로 합류하게 됐다. 해외 스타트업에서 경험을 쌓은 뒤 창업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이때 경험이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

앞으로의 목표는.
“미국의 마스터웍스(Masterworks) 같은 세계적인 미술품 판매 플랫폼 업체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나중에는 미술품뿐 아니라, 고가의 희귀 보석이나 와인, 명품 등으로도 사업 확장 계획을 가지고 있다.”

심민관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