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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최근 몇 년 사이 불안해진 주거 시장을 안정시킬 수도 있고, 기업들의 산업용 토지를 유동화시켜 혁신을 촉진할 수도 있다.”

정병윤 한국리츠협회장은 2월 19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리츠의 본질은 부동산”이라며 “리츠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상품일 뿐만 아니라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익 추구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각에서는 나라의 부(富)가 부동산에 묶여버렸다는 ‘부동산 망국론’을 제기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한 정병윤 회장은 리츠를 통해 부동산 가치와 개인의 복리, 공익을 조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알짜 부동산을 유동화시킨 자금으로 실물 투자를 유도하거나 주거 복지 범위를 넓히면서도, 국민에게 소액으로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누릴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병윤 한국리츠협회장 고려대 경제학, 서울대 행정학 석사, 일본 교토대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행정고시 제29회, 전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 전 한국교통대 초빙교수, 전 대한건설협회 상근부회장 사진 한국리츠협회
정병윤 한국리츠협회장 고려대 경제학, 서울대 행정학 석사, 일본 교토대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행정고시 제29회, 전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 전 한국교통대 초빙교수, 전 대한건설협회 상근부회장 사진 한국리츠협회

리츠가 부동산 문제 해결에 어떻게 도움이 되나.
“주택 문제와 관련해서는 임대주택 공급에 리츠를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 리츠를 통해 임대주택 공급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물론, 공급 후에도 리츠에 임대주택 운영을 맡겨 장기적·안정적인 수익처와 주거를 같이 제공하는 것이다. 이때 발생하는 수익은 특정한 소수에게 돌아가지 않고 리츠에 투자한 국민 모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공공주택 개발에 항상 수반되는 특혜 논란이나 후분양에 따른 갈등을 피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방안은 한국에 아직 도입되지 않은 인더스트리얼 리츠(Industrial REITs), 산단(産團) 리츠다. 삼성·LG·SK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는 산업 용지는 이제 노른자위 땅이 됐다. 이를 리츠로 전환하면 리츠에 투자한 국민에게는 꾸준한 수익처가 생기고,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 자금을 확보해 연구개발(R&D)이나 신사업 진출에 사용할 수 있다. 국가 산업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기여하는 것이다. 개발을 원하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반대 여론에 밀려 난항에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도 지역 주민들에게 리츠 우선 배분권을 주고 일정 수익률을 보장해준다면 주민들도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공모 리츠를 지자체의 현안 사업이나 정부의 주요 프로젝트에 활용하면, 부동산 문제 해결은 물론 투기성 자금이 투명하고 건전한 투자 자금으로 환류될 수 있다. 국민 입장에서는 적은 돈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도 힘들게 초기 투자금을 모으고 분양 위험을 지느니 공모 리츠로 더 편하게 금융 조달을 할 수 있다. 정부도 새로운 세입 수단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 국민·기업·정부 모두 만족하게 된다.”

유사한 형태의 리츠나 제도가 존재하는데 그간 왜 활성화가 안 됐나.
“이미 임대주택 기반 공모 리츠가 있지만, 정부의 각종 규제에 (임대주택에 대한) 지분율이 낮은 편이다. 대토 보상 리츠의 경우에도 세금 문제 때문에 현재로서는 대토 리츠를 받는 것보다 기존처럼 보상받는 게 더 유리한 경우가 많다. 리츠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뉴 스테이 사업의 경우 향후 청산 시점에서 큰 이익이 발생해 정치·사회적 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데, 입주민들이 리츠 형태로 주택을 공유하고 퇴거 시 주택을 리츠에 팔게 한다면 양질의 임대주택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리츠의 핵심은 편입자산이다. 투자자로서 주목할 만한 편입자산이 있나.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에서도 리츠의 편입자산 중 가장 수요가 많은 것은 오피스다. 임대수익 구조를 봐도 프라임(prime) 오피스 수요는 계속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오피스 시장이 침체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오히려 더 넓고 쾌적한 사무실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향후 주목해야 할 자산은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다. 물류센터는 코로나19 이후 물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 전망이 밝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한국에서는 주요 통신사들이 데이터센터를 직접 보유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것 같은데, 이를 리츠로 넘기고 그 돈으로 6G(6세대)·7G(6세대) 등 새로운 통신망 개발과 인프라 설치에 재투자하는 게 더 유리할 것이다. 정부도 이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 밖에 헬스케어, 철도, 셀프 스토리지(공유형 창고) 등도 관심을 두고 지켜볼 만하다.”

증권 시장에서 공모 리츠에 주목해야 할 이유를 꼽는다면.
“상장 리츠도 이미 18개까지 늘었다. 증권 시장에서는 새로운 유형의 상품이 나왔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대형 공모 리츠들이 연이어 흥행하면서, 올해도 공모 리츠 시장의 성장 추세가 계속되리라 예상하고 있다. SK리츠의 성공 이후 다른 대기업들도 공모 리츠 시장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 자산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등 거시 변수가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양질의 부동산만을 장기 자금으로 굴리는 리츠는 이 같은 금융 환경의 격변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이런 시기에 투자 자산으로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다만 개별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배당에 초점을 맞추고 공모 리츠의 부동산 자산과 임차인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주가가 시장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1월 12일 국토부에서 리츠 투자 활성화 대책이 나왔다. 어떻게 평가하나.
“앞으로 연금저축펀드도 리츠에 투자가 가능하게 된다. 그러면 18조원이라는 돈이 공모 리츠 시장에 투자될 수 있다. 증권 시장에도 신사업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워낙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큰 관심을 끌 것이다. 또 중복해 이뤄지던 공모 리츠 인가와 공모 리츠 자산관리회사(AMC)의 인가 심사 그리고 등록 리츠의 심사 절차를 간소화한 것도 고무적이다. 하지만 아직 더 개선해야 할 점도 있다. 등록 리츠뿐 아니라 인가 리츠의 심사·검토 절차도 더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 인가 리츠의 경우 부동산 자산을 편입하기 전 정부가 사업 계획을 검토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너무 길어 자산 편입 때까지의 불확실성이 매우 컸다. 또 현재는 배당이 1년에 1~4번 이뤄지는데, 월 배당제를 도입해 은퇴 준비를 위한 자산군으로 더 주목받도록 해야 한다. 안정적 배당을 위해서는 부동산 자산을 최대한 싸게 매입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취득세나 종합부동산세상의 혜택을 주는 방안도 고려해봄 직하다. 일본의 경우 공모 리츠는 취득세를 면제해주고 있다.”

유병훈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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