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사진 조선일보 DB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사진 조선일보 DB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기재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을 책임진 경제기획원(EPB) 입부 후, 물가정책국에서 경제관료로서 경력을 쌓았다. 재무부와 경제기획원이 합쳐 출범한 재정경제원에서는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 총괄 계장(주무 서기관)을 거쳤다. 거시경제정책 실무를 취합하는 위치로, ‘장래의 장차관감’이라는 평가를 들어야 앉을 수 있는 자리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을 이끈 김동연, 홍남기 전·현직 부총리와 같은 EPB 출신이기는 하지만, 예산실 출신인 두 사람과 달리 거시경제·정책기획 부문에서 경제를 바라보는 거시적인 안목을 길렀다. 박근혜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1차관으로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수립을 주도한 것도, 오랫동안의 경제정책국 근무 경험이 토양이 됐다. 시장경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정부가 끊임없이 규제개혁 등 경제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구조개혁론자의 풍모를 갖고 있다.


꼼꼼한 ‘분석→진단→수술’…경제, 외과 의사 스타일 추경호

“론스타 펀드에 외환은행 지분 취득을 허용하는 게 나중에 비판과 책임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책 판단에 대한 책임을 두려워해 론스타의 외환은행에 대한 투자를 받지 않고 대형은행이 부실화돼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었다. 외환은행이 자본 유치에 성공하지 못한 상황에서 2003년 하반기 LG카드 등 카드사 문제를 맞이했다면 우리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았을지 의문이다. 그러한 결정에 동참했던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은행제도과장으로서 2003년 외환은행 매각 실무를 책임진 추 후보자는 3년 뒤인 2006년 4월 청와대 국정브리핑에 이런 기고문을 싣는다. 이 글은 공직자로서 추 후보자의 소신과 철학을 보여준다.

한 기재부의 국장급 간부는 추 후보자에 대해 “근면·성실은 기본이고, 빠른 상황 판단과 꼼꼼한 분석력 그리고 빠른 실행력을 갖춘 선배 관료”라고 했다. 그는 “추 후보자는 과거 관료 시절 눈에 보이는 경제지표를 좋게 만드는 대증요법식 정책을 싫어했다”면서 “근본적인 문제점을 찾아내서 고치는 외과 의사 스타일의 경제관료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경호 후보자에 대한 관료 사회의 평판은 ‘정밀 분석형 실행가’다. “빠른 상황 판단과 정밀한 분석력으로 같은 일을 하더라도 남들보다 결과물이 항상 좋았다”고 한 경제부처 장관 출신 전직 관료는 표현했다.

추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해 온 인물이기도 하다. 2019년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2022년까지 3년 연장하는 내용을 포함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매년 20조원이 넘는 막대한 초과 세수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서민·중산층 대상으로 세금을 더 거두려는 것은 경제를 파탄 내려고 작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를 일찌감치 예고한 인물이기도 하다. 추 후보자는 2016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인위적 임금 상승과 소득 증대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산업과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을 통해 임금과 소득이 함께 증대돼야 한다”며 이른바 ‘생산성주도성장’ 이론을 주장했다.

추 후보자는 윤 당선인의 적자국채 발행 최소화 취지에 맞춰, 재정지출 효율화와 선별지원, 재정건전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 후보자는 2019년 문 정부의 잇단 추경 등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에 반대하며 “앞으로 추경호가 아니라 ‘추경 불호(追更不好)’로 불러달라”고 말한 바 있다. 돈 뿌리기식 추경으로는 경제 활성화가 어렵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험이 풍부한 추 부총리가 취임하면, 지출 구조조정과 재정 준칙 확립 등 재정건전성 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우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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