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크 젠슨 오카도 테크 플랫폼 부문 CEO 프랑스 ESCP 유럽 경영대학원 경영학, 인시아드경영학 석사, 전 파리바(Paribas) 애널리스트,전 OC&C 스트래티지 컨설턴트 소매 및 소비자 부문대표, 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선임 고문 사진 오카도
루크 젠슨 오카도 테크 플랫폼 부문 CEO 프랑스 ESCP 유럽 경영대학원 경영학, 인시아드경영학 석사, 전 파리바(Paribas) 애널리스트,전 OC&C 스트래티지 컨설턴트 소매 및 소비자 부문대표, 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선임 고문 사진 오카도

“로봇 기술 개발을 통해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노동 집약적이고 육체적으로 업무 강도가 높은 물류관리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오카도(Ocado)의 역할이다.”

영국 최대 온라인 식료품 업체 오카도의 테크 플랫폼 부문을 총괄하는 루크 젠슨(Luke Jensen) 최고경영자(CEO)는 5월 2일 ‘이코노미조선’과 서면 인터뷰에서 오카도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젠슨 CEO는 “더욱 빠르고, 정확하고,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배송 서비스를 구축하는 게 오카도의 목표”라며 “매년 온라인 식료품 물류관리 솔루션을 업그레이드하고 있고, 올해도 새로운 로봇과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했다. 

오카도는 2000년 영국에서 설립된 리테일 테크(retail tech) 기업이다. ‘매장 없는 온라인 슈퍼마켓’으로 시작해, 현재는 로봇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기술(IT) 을 적용한 온라인 식료품 물류관리 솔루션을 개발해 전 세계 유통업체에 서비스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미국 크로거(Kroger), 캐나다 소베이스(Sobeys), 프랑스 그룹 카지노(Groupe Casino), 스페인 알캄포(Alcampo), 스웨덴 ICA, 일본 이온(Aeon) 등 대형 유통업체가 주요 고객이다. 

오카도 매출은 2015년 자동화 물류센터(CFC·Customer Fulfillment Center)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식료품 물류관리 솔루션을 출시한 이후 2017년부터 매년 7%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2021년 매출은 24억9880만파운드(약 4조원)로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32.7% 증가했다. 특히 2016년까지 제로(0) 수준이었던 테크 플랫폼 부문 매출이 2021년 회사 매출의 31%로 성장했다. 

오카도는 한국 진출도 계획 중이다. 젠슨 CEO는 “한국의 온라인 식료품 시장은 더 성장할 것”이라며 “오랜 고객 충성도를 지닌 한국 유통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곧 한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온라인 식료품 물류관리 솔루션으로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선 배경은.
“오카도는 설립 당시부터 리테일 테크 기업을 목표로 했다. 온라인 식료품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관련 IT 기술 인력을 꾸준히 영입하며 물류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특히 과거 오프라인 중심의 전통적인 유통업체 대부분은 온라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매장 중심의 공급망에 추가 비용을 들여 온라인 물류 서비스를 구축했다. 이후 이윤을 내지 못하며 온라인 서비스를 계속하거나, 이윤을 내기 위해 고객에게 더 높은 비용을 전가하는 선택을 하곤 했다. 우리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현지 고객 충성도가 높은 기업과 경쟁하는 것보다 그들이 오카도의 솔루션을 사용하도록 하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봤다. 2015년 솔루션을 시장에 내놨고, 2017년부터 주요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오카도의 자동화 물류센터 ‘CFC(Customer Fulfilment Center)’ 전경. 수백에서 수천 대의 로봇이 아파트형 상품 보관함 ‘하이브’에서 고객 주문에 맞춰 상품을 입고하고 출고한다. 사진 오카도
오카도의 자동화 물류센터 ‘CFC(Customer Fulfilment Center)’ 전경. 수백에서 수천 대의 로봇이 아파트형 상품 보관함 ‘하이브’에서 고객 주문에 맞춰 상품을 입고하고 출고한다. 사진 오카도

오카도 솔루션의 핵심 경쟁력은. 
“원스톱 서비스다. 오카도는 AI 기반의 CFC를 구축해 수요 예측부터 재고 관리, 배송 서비스까지 온라인 공급망 전반에 걸친 엔드투엔드(end-to-end)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장에는 이러한 공급망의 한 부분을 타깃으로 하는 기술 및 솔루션 업체가 있지만, 오카도처럼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서비스를 하는 곳은 없다. 정확하고 빠른 물류 및 배송 서비스도 오카도의 경쟁력이다. CFC에는 ‘하이브(벌집)’라고 불리는 아파트형 상품 보관함이 있는데, 이곳에 수백에서 수천 대의 로봇들이 고객 주문에 맞춰 상품을 입고하고 출고한다. 이 로봇들은 초속 4m로 이동하고 고객이 주문한 50개 품목을 5분 이내로 처리한다. 같은 작업을 사람이 한다면 약 2시간이 걸린다. 오카도 고객사 중 한 곳인 소베이스의 경우 정시 배송률이 89.6%, 상품 정확도가 99.6%에 달한다.” 

2022년 1월,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오카도의 로봇과 서비스를 공개했다. 
“가볍고, 빠르고,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배송을 실현하는 것이 오카도의 목표다. 이에 따라 매년 오카도의 솔루션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올해는 CFC 내 기존 로봇과 비교해 5배 가벼운 로봇을 개발해 더 빨라지고 더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도록 했다. 부품의 절반 이상을 3D 프린팅으로 제작해 비용도 줄였다. 상품을 배송하기 위해 포장한 제품들을 차량에 싣는 시스템에도 로봇 투입률을 높였다. CFC에서 가장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사람이 아닌 로봇이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CFC 구축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객사는 시간, 자원,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 

새로운 로봇과 시스템은 언제 적용되나. 
“2023년이다. 고객사들의 CFC에 일괄적으로 적용할 것이고, 리테일 기술 분야에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는 온라인 식료품 공급망 전반에 걸쳐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서 할 것이다. 고객에게 신선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물류 시스템과 무인운전 기술 등 오카도의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기술 개발에 나설 것이다.” 

팬데믹 영향은. 
“전 세계 온라인 식료품 시장이 급성장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 우리는 이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그 이전부터 준비했다. 특히 식료품의 경우 신선도가 중요해 직접 마트에 와서 상품을 구매하려는 인식이 강했는데, 팬데믹 이후 이런 인식이 바뀌었다는 점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진출 지역별로 전략이 다를 것 같은데. 
“해외 다양한 국가, 지역에 서비스하는 만큼 파트너사(고객사)에 맞는 유연한 전략을 펼치는 게 중요하다. 오카도는 다양한 크기의 자동화 사이트에 적용할 수 있는 여러 CFC 포맷을 갖추고 있어, 해당 기업이 위치한 상황과 전략적 목표에 맞춰 이를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지원해야 하는 고객의 미션 또는 필요 수량 및 수요와 연관된다. 대규모 CFC는 큰 규모에 따른 이점을 활용하고, 소규모 CFC는 리드 타임을 단축할 수 있다.” 

현지 고객의 온라인 쇼핑 스타일도 사업에 영향을 줄 것 같다. 
“글로벌 시장에서 온라인 식료품 쇼핑은 주간 단위로 한꺼번에 많이 구매하는 스타일이 많지만, 해당 국가와 지역에 따라 소비자가 원하는 쇼핑 스타일은 다르다. 그들이 어떤 걸 더 편하게 여기는지 알아야 한다. 오카도는 고객사가 전 세계 어디에 있든지 즉시 배송(30분 이내 배송), 당일 배송, 주간 배송 등 그 지역 고객의 온라인 쇼핑 스타일에 맞춰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 오카도는 고객 판매 데이터는 물론 계절, 날씨 등 상품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AI가 특정 날짜의 상품별 수요를 예측한다.” 

한국 진출 계획은.
“한국 소비자는 온라인 식료품 서비스가 제공하는 편리함과 가치를 오래전부터 잘 알고 있고, 기업들도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국 내 다양한 업체들과 논의 중이다. 한국 시장에서 오랜 고객 충성도를 가진 유통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을 계획이다. 현지의 높은 고객 충성도는 우리가 해외에 진출할 때 파트너십을 맺는 기업을 선정하는 핵심 요인이다. 또 한국 소비자는 신선한 식품에 특별한 가치를 두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이 상점에서 구입하는 식품 정도로 신선하거나 오히려 그보다 더 신선해야 하는 것이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을 충분히 고려해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다.”

박용선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