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급 ‘남자김치’로

 젊은 여성들 맘 사로잡았죠”

어머니나 아내의 손맛이 아니다. 남자들의 손길이 ‘진하게’ 묻어난다. 잘생긴 총각들이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채운 ‘남자김치’ 얘기다. 지난 9월 출시된 신규 포장 김치 브랜드지만 인기몰이가 파죽지세다. 하루 평균 매출은 4000만~6000만원. 자체 쇼핑몰은 11월 현재 인터넷 김치쇼핑몰에서 시장점유율 53%를 기록하고 있다.

총각들의 우두머리, 김치영(33) 남자F&B 대표의 말이다. “인터넷 김치쇼핑몰은 홍진경, 김수미, 김혜자 등 여성 연예인들의 브랜드가 절대강자였죠. ‘남자들이 만든 프리미엄 김치’ 콘셉트로 출시 1주일 만에 시장 1위를 차지했습니다.” 

남자F&B는 김 대표가 모델 오병진, 디자이너 윤기석 등 지인들과 설립한 회사다. 포기김치, 백김치, 열무김치 등 3종의 포장김치가 주력 품목으로 동업자 중 하나인 꽃미남 탤런트 오지호를 홍보대사로 앞세웠다. 여심을 정면 겨냥한 것이다. 여성 직장인, 대학생, 초보주부 등 20~30대 여성들이 고객의 70%를 차지한다.

“포장김치 시장은 전체 김치 시장의 30%로 개척 여지가 많습니다. 김장을 버거워하는 젊은 여성들이 시장을 이끌고 있죠. 이들이 기성세대가 되면 본격적으로 포장김치 시장이 커질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미남 모델을 썼다고 인기를 끈 것은 아니다. 소비자 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계층이 바로 20~30대 여성이다. 남자김치의 승부수는 무엇보다 제품의 고급화다. 우선 배추, 파, 마늘, 고추 등 재료 20여 종이 모두 국산이다. 매일 김치제조에 들어가는 재료는 10톤가량으로 모두 산지를 돌며 경매로 떼온단다.

수작업으로만 생산되는 것도 특징이다. 대부분의 포장김치가 기계에서 생산되는 것과 현저히 다르다. 일례로 배추를 일일이 손으로 흐르는 물에 헹군다. 배춧잎이 조금이라도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란다. 배추를 소금에 절일 때도 이파리 사이에 직접 소금을 채워 넣는다.

“영양소 파괴가 적은 데다 간이 골고루 배어 있기 때문에 ‘손맛’이 살아 있다고 자부합니다. 웰빙 트렌드에 맞추기 위해 황태 국물, 녹차 우린 물, 밤, 잣, 사과, 배 등 천연조미료들을 사용한 것도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은 이유죠.” 

치밀한 마케팅도 초반에 인기몰이를 한 비결이다. 자사 홈페이지에 김치를 소재로 한 각종 티저 영상과 패러디물을 걸어두고 트위터·미투데이·블로그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 사용자들을 끌어모았다. 호기심을 느낀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시식단에 자원하며 입소문을 퍼뜨렸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쇼핑몰은 남자김치만이 아니다. 의류 쇼핑몰도 세 개나 운영한다. 그러나 그가 가장 정성을 쏟는 브랜드는 남자김치다. “사업 준비만 5년이 걸렸습니다. 700곳의 공장을 둘러봤고 800여 차례의 실험을 거쳤죠. 오프라인에서도 가장 잘 팔리는 김치로 만들겁니다.”